코로나19로 고립되는 북한…인도적 차원 보건의료 지원 필요성↑

국제사회 백신 지원 거부해 온 북한…식량 생산 감소, 식수 부족 우려에 '보건협력' 강조

조운 기자 (good****@medi****.com)2022-06-07 11:56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을 공식 인정하면서, 인도주의적 남북협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물론 통일부의 지원 손길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백신 및 치료제 지원을 비롯해 지속적인 남북 보건협력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국회입법조사처 이승열, 이승헌, 김주경 조사관은 '이슈와 논점'을 통해 '북한 코로나19 확산 현황과 백신 지원 전망'을 발표했다.

지난 5월 12일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국가방역체계를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인 6월 2일 북한 '로동신문'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통보를 인용해 전국에서 발생한 발열 환자가 6월 1일 18시 기준 총 383만5,420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70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진단검사 장비가 부족한 북한이 확진자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당 통계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북한은 백신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보다 공정한 배분을 위해 고안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Facility, 이하 코백스)의 '백신국제지원' 프로그램을 여러 차례 거절한 바 있다.

2021년 3월 코백스가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이하 ‘AZ’) 백신 199만 2천 회분을 배정하고 5월까지 170만 4천 회분을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당국은 백신 수용을 위한 행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7월에는 AZ 백신 473만 4천 회분이 배정됐고, 이후 8월에는 중국 국영제약사 시노백의 백신 297만 회분이 북한에 배정됐으나, 코로나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에 재배정해도 된다는 뜻을 밝혀 백신 지원이 무산됐다.

올 초에도 코백스가 북한에 154만 8백회분의 백신을 새로 배정했으나 북한이 수용의사를 표시하지 않자 결국 전량을 다른 나라에 재배정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북한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사실을 공식 인정하면서, WHO는 공개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시행되지 않은 북한에서의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의 감염병 대응에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5월 24일 기준으로 현재 UNICEF 웹사이트의 ‘코로나19 백신 마켓 안내판’에는 북한에 배정된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0'이다.

입법조사처는 국제사회의 백신 공급에 대한 북한의 거절 사유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화이자사나 모더나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초저온유통・보관 시스템을 구비해야 하는데 전력난을 비롯한 내부여건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백신을 공급받는다 할지라도 무용지물이므로 거절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다른 하나는 북한이 초저온 냉장유통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 않는 AZ백신,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의 경우, 부작용을 우려해 지원을 거절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마지막으로 입법조사처는 지원 주체의 관점에서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에서 백신을 지원받는 것이 자신들의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1년 11월 30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UNICEF가 요청한 대북 인도주의 지원사업에 대한 1년 간의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코로나19 백신 냉동유통 및 보관 장비 등의 인도적 지원이 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코로나19 관련 발열환자의 폭발적 증가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5월 16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물자에 대한 지원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했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과의 방역협력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 제안을 남북연락사무소 간 전통문을 통해 보냈으나, 북한은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도 북한의 코로나19 관련 인도적 지원 계획과 가능성을 밝히고 있으나 북한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북한은 연일 공식보도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발열환자의 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과 치명률이 낮은 상황 등 방역의 성공적 사례를 보도하며, 오히려 방역 성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북한 당국의 이러한 보도와 달리, 북한은 국경봉쇄의 장기화로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됐으며, 대북 경제 제재에 더하여 식량 생산 감소, 위생적인 식수 부족 등의 요인이 더해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을 인도적 차원으로 인식하고, 이에 지속적인 협력 의사를 밝힘으로써 장기적으로 남북간 보건협력이 남북대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정부와 발맞춰 북한의 방역 상황에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향후 보건의료 협력에 있어 의료계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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