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등장한 미래의 의료‥일단은 '긍정적'

인공지능의 의료 활용. 인간의 영역과 상호보완하며 발전
윤리적·법적 책임의 문제와 인공지능 판단 평가할 수 있는 숙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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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인공지능의 의료 활용은 피할 수 없는 '발전의 과정' 중 하나일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의료에 접목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인간의 영역을 인공지능이 침범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고, 반대로 보다 효율적으로 의료 영역을 돌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시선도 있다.
 
이중 인공지능의 의료 활용은 인간의 영역과 상호보완하며 발전해 갈 것이라는 의견은 전반적인 공감대인 듯 하다.
 
성균관의대 내과학 장동경 교수<사진>는 대한의학회 E-NEWSLETTER를 통해 의료 현장에 인공지능이 도입되어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음을 직시했다.
 
실제로 2011년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에서 챔피언에 등극한 이래 IBM 왓슨은 여러 산업 영역 중에서도 특히 의료 영역에서 괄목할 성과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Watson for oncology는 태국의 범룬그라드병원, 인도의 마니팔 병원, 그리고 국내의 길병원 등에 도입돼 암환자의 항암제 선택에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장 교수는 "의료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기술은 영상이나 병리 판독과 같이 형태적 패턴을 분석하는 영역에서 가장 먼저 현실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유방촬영술 판독 보조 프로그램은 상용화 돼있고, 유방암 조직의 병리 판독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는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JAMA의 논문에서는 구글의 연구자들이 13만장의 당뇨성 망막병증 사진을 이용하여 딥러닝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훈련시킴으로써 당뇨성 망막병증 진단에 보통의 안과 의사보다 뛰어난 성과를 발휘하게 됐다고 보고됐다. 올해 2월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피부암 진단에서 평균적인 인간 피부과 의사들을 가볍게 넘어서는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한 바 있다.
 
장 교수는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회자된 것이 불과 1년 남짓한 일인데, 그 가공할 잠재력을 이미 봐 버린 우리는 앞으로 인공지능이 바꿔 놓을 세상이 어떠할지 기대와 우려 속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과연 '인공지능은 미래의 의사를 대체할 것 인가'. 이는 인공지능이 실제적으로 도입되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 중 하나다.
 
SF영화에서처럼 인간의 능력과 감정까지 모방하는 강인공지능이나, 인류와 세계를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적 초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사례가 생길 것이라는 불안감에서일까?
 
장 교수는 "시대를 현실적 측면에서 상상하는 것은 아직 별 의미 없어 보이지만, 특정 목적을 위해 복무하며 한가지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약인공지능의 세계는 이미 의미 있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이 의료 현실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하고 대비하는 일을 미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명 인공지능이 의사를 통째로 대체해 직업이 역사에서 사라지는 일은 벌어질 것 같진 않지만, 의료 영상이나 병리 판독과 같은 영역에서 작업의 상당 부분을 인간 의사 없이 해내고 있다. 진단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그 만큼 필요한 의료 인력의 수가 감소하는 상황은 충분히 현실성 있는 상상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직업을 대체하지는 않더라도, 자동화가 가능한 작업 단위는 빠르게 대체해 나갈 거라는 것.
 
장 교수는 조만간 인간 의사와 인공지능과의 바람직한 '협업 시스템'의 모델이 무엇인지 적당한 해답을 마련해야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인공지능과 인간의사의 협업에 사이에서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내려진 판단이 오진이거나 잘못된 처방을 낳거나, 인공지능 의료기기가 오작동되어 환자에게 해를 끼쳤을 경우 등은 충분히 있을만한 일이다.
 
윤리적, 법적 책임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의료에 참여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의료기기로 관리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적절한 입장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따라 식약처에서는 2016년 말 의료용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적용된 의료기기에 대한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사용 목적 별로 의료기기 해당 여부가 결정되는데, 질병의 진단, 치료, 예방, 예측 목적으로 진료 기록, 심전도, 혈압, 혈액 검사 등의 의료 정보를 분석 진단하는 제품은 의료기기에 해당하고, 단순히 의료 정보를 검색하는 제품은 제외된다.
 
예를 들어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여 질병을 진단한다거나, 발생 확률을 예측하는 알고리즘, 심전도를 통해 부정맥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뇌 MRI 영상을 분석하여 정상과 이상부위를 구별해 주는 소프트웨어 등은 의료기기에 해당한다.
 
IBM 왓슨은 의료적 판단에 보조적 의견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학 참고서적과 같은 지위를 갖는 것으로 해석돼 일단은 의료기기로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장 교수는 "어떠한 소프트웨어가 의료기기로 승인되고 관리되는 경우에는 오류가 발생했을 때 당연히 제조사에게 일차적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그러한 오류를 걸러내지 못해 환자에게 해를 끼쳤을 경우에는 진료 의사도 그 책임을 완전히 비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의료기기가 아닌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권고를 참고해 진료하는 의사는 권고된 의견을 진료에 적용할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의견에 대한 근거가 항상 투명하게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는데 '딜레마'가 있다.
 
딥러닝이라는 방법론 자체가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기 위해 제공하는 방대한 데이터들이다. 깊은 신경망이라는 깜깜한 블랙박스 속에서 어떻게 패턴화 되고, 적절한 결과로 도출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장 교수는 장차 인공지능이 내린 판단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술적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은 매우 긴요한 숙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인공지능의 적극적 활용은 의료의 질에 대한 상향 평준화라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장 교수는 "혹자는 이런 상황을 의료의 민주화라 평하기도 한다. 소수의 의료 전문가에게 독점돼 있던 지식 권력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통해 환자 접점에 있는 의사들, 그리고 환자들에게까지 개방되고, 공간적 시간적으로도 유수의 병원을 직접 방문해서나 얻을 수 있었던 전문적 조언들을 언제, 어디서나 합리적 비용으로 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고 말했다.
 
한 예로 IBM 왓슨을 도입한 지방의 병원들에서는 암환자들이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줄어들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의 의료 사회는 인공지능 의존성이라는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의사들은 점차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판단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기 쉽고, 점차 스스로 판단하는 전문가적 능력이 저하되고, 응급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도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비슷하게 자동항법장치가 도입된 이후 비행기 조종사들의 위기 대처 속도가 저하됐다는 데이터가 있다. 의료 현장이라고 다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장 교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실력이 학습을 위해 투입되는 데이터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수준이 현존하는 의료의 종합적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는 데이터 과학자로서의 의료 연구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그들의 역량과 노력에 의해 진료 현장의 의사들이 활용할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품질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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