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평가인증 포비아?‥"병원 그만두고 싶다"

청소·서류준비에 환자는 뒷전‥연장근무 수당도 조차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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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또 왔구나. 정말 그만두고 싶다"
 
병원 직원들 사이에 4년마다 찾아오는 공포증이 있다. 바로 의료기관 평가인증제 준비에 대한 공포다.

의료기관평가인증제가 의료 질 개선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연구결과와는 별도로, 해당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준비하는 직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는 호소 속에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보건의료서비스 향상과 보건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의료 질 향상'이라는 목적에 따라 마련된 수많은 평가 기준들이, 의료기관들로 하여금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인력, 자원의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의료기관 평가인증이 필수인 요양병원에서 평가인증 업무를 수행해 온 간호사 A씨는 "평가인증을 위해 관리해야 하는 서류 종류가 지나치게 많아 정작 환자를 돌보는 일은 하지 못하는 경우 많다"며, "해가 갈수록 기준이 증가하면서 서류는 더 많아져 관리 인력이 더욱 부족해졌다. 인증평가가 직원들에게는 오히려 직업병을 만드는 제도 같다"고 호소했다.

나아가 "시행은 하고 있었으나 서류로 남기지 않은 부분들도 많아, 다시 간호기록에 모든 것을 기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경우 굳이 서류를 만들지 않아도 될 부분들이라 평가를 위해 보여주기 위한 서류 작성이 되어 너무나 힘들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류 준비나 시설 확충 등에 많은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보니 정작 환자 케어 및 치료 업무가 뒷전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 의료기관 평가인증을 준비해 본 경험자들의 목소리다.
 
또 다른 의료기관 평가인증을 준비해 본 간호사 B씨는 "이 인증평가는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사들만 힘들어 죽이는 평가다"라며, "병원 내 간호사 부족 현실 속에 일 할 사람도 없는데 자원 투입도 없이 무조건 결과만 도출하라니 누구를 위한 인증평가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씨는 "인증평가한다고 간호사들만 새벽에 출근해 자정이 넘도록 남아서 평가에 대한 기준 맞추기를 위해 청소하고, 기록지 쓰고, 서류 맞추고 한다. 누구를 위한 평가인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게다가 이렇게 평가인증 준비로 당직을 하고 연장근무를 해도 병원 입장에서 그에 대한 수당을 받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평가인증을 준비하면서 업무 과중을 경험하는 병원 직원들은 평가 인증 기간을 전후로 해 실제로 병원을 그만두는 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주기 인증에서 2주기 인증 사이에 이직한 직원의 비율이 58.6%로 나타났다.

인증의 부담이 직접적 이유는 아니더라도, 인증 평가로 인한 지나친 행정 업무 등이 한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호소 속에 보건의료노조 역시 지난달 28일, 의료기관 평가인증제가 '일회성 반짝 평가'로 끝나는 점을 지적하며, 특히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평가인증을 위해 시간외수당도 받지 못한 채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평가인증제의 획기적 개선이 도출되지 않는 한 평가인증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분명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반드시 필요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평가인증으로 의료기관 종사자들에게 미치는 폐단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그 개선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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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hohohady 2018-03-24 12:40

    병원마다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위에 간호사분 말 지당합니다

  • 뚱희 2019-04-12 01:26

    간호사들 내쫓는인증왜아직해결이안되고점점더힘들게만하는지

  • 뚱희 2019-10-14 21:27

    청소부로 채용하지 오늘도인증준비랍시고

  • 뚱희 2019-10-14 21:28

    요양병원인증준비 간호사너무죽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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