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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교수의 봉사 홀릭‥"마음을 전하는 게 전부"
[사회 공헌에 기여하는 보건의료인] ⑦순천향대 서울병원 박병원 교수
라오스·태국 등 해외 의료봉사...노숙인, 보육원 등 무료진료활동 "약사 아내와 함께"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8-06-1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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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가 '남의 일'인 의사들. 전공의 특별법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커녕 하루하루 환자들을 돌보는데 지쳐버린 대학병원 교수의 여가 시간은 쉬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

하지만 여기 조금 독특한 대학병원 교수가 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봉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의사.
 

휴가 기간도 그에게는 남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시간이다. 봉사로 힐링을 한다는 박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심장내과 교수<사진>를 만나봤다.

박병원 교수는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소문 난 '봉사가'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내과전공의를 수료하고 KOICA에서 국제협력의사로 라오스에서 나눔의 기쁨을 느낀 그는, 2011년부터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봉사할 곳을 한 곳씩 늘려 이제는 서울역 노숙인, 한국에 체류 중인 태국인, 장애인, 보육원 어린이를 위해 한 달 동안 틈틈이 정기봉사를 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봉사에 흠뻑 빠진 계기는 KOICA 국제협력의사로 라오스에서 보낸 3년 간의 시간이 컸다.

박병원 교수는 "레지던트 4년차 때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게 됐다. 그때 좋은 기회에 국제협력의사로 라오스에 갈 수 있게 됐고, 다녀와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라오스라고 하면, 막연히 못사는 나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까이 가서 살아보지 않으면 누구도 그 고통을 알 수 없다. 적은 비용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의료 장비가 하나 없어 검사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서, 쉽지는 않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라오스에서 국립 모자병원에 파견됐다. 라오스에는 지중해 빈혈이라고 하여, 선천적 적혈구 기형 어린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주기적으로 수혈을 해줘야 하는데, 돈이 없어 제때 수혈을 받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무엇인가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에 박병원 교수는 주도적으로 지중해 빈혈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현지인들을 교육하고, 전문 서적을 번역하는 등 일을 하다가, 지중해 빈혈 클리닉 및 국립 어린이병원을 세우는데 일조하게 됐다.

이 같은 경험 속에 3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그는, 꾸준히 봉사하며 살아야겠다고 정했지만 바쁜 펠로우 생활 속에 봉사를 할 시간조차 그리 쉽게 낼 수가 없었다.

항상 봉사에 대해 목말랐던 그는 환자를 진료하다 우연히 노숙인을 위해 봉사하는 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펠로우 2년차 무렵 서울역 노숙인 무료 급식센터에 직접 연락해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교수는 "일단 무조건 부딪혀 보자 하고 전화를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우리 병원 기독 신우회에서 그 무료 급식센터에 매달 가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벌써 5년 동안 한 달에 한 번 센터를 찾아 저녁 식사를 돕고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떠돌이 생활을 하는 노숙인이다 보니 관리도 안 되고, 물품도 부족했는데, 꾸준히 봉사를 하면서 차트도 만들게 됐고 이제는 친숙한 분들도 생겼다"고 전했다.

이렇게 노숙인들을 진료하면서, 정말 심각한 경우에는 병원을 연결하거나, 직접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데려와 치료를 한 적도 있다.

이렇게 한 번 발을 들이게 된 국내 봉사는 그 뒤로 계속해서 넓혀졌다.
 

박 교수는 "이후 결핵이 심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태국인 환자를 소개 받게 됐다. 심각한 결핵인데 치료받을 돈이 없는 환자를 위해 곧바로 우리 병원 사회사업실과 연계해 치료를 해 줬다. 이후에도 호전되지 않아 서울 의료원 사회사업실과 연계해 끝까지 환자를 치료했고, 계속적인 치료 끝에 드디어 호전되어 꿈에 그리던 아이들이 있는 고국 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해당 태국인 환자를 계기로, 박병원 교수는 한국에 거처가 없는 태국인을 위한 쉼터에 한 달에 한 번 진료 봉사를 하게 됐다. 과거 라오스에서 봉사했던 경험을 살려 태국인들과 친구가 된 그는 태국인들을 도우면서 그리운 라오스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렇게 조금씩 봉사할 창구를 찾게 된 그는 그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동네 보육원에 직접 전화해 무료 검진 봉사를 자처하고, 요즘은 1:1로 아이들과 놀아주고 산책을 시켜주고 있다. 장애인 공동체에도 정기적으로 가 진료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에는 벌써 세 번째 네팔 봉사도 다녀왔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의료진 6명과 함께 네팔 빈민촌을 찾아 3일간 600여 명을 진료하고, 300명의 어린이에게 아침밥을 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여가가 생길 때마다 봉사를 떠나는 박병원 교수. 놀랍게도 그는 아이 4명의 아버지였다.

그는 "약사인 아내와 함께 봉사를 하고 있다. 뜻이 맞다보니 함께 봉사를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 일이 점점 많아지고, 바빠 가정에 미안할 때도 있지만,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가끔 아이들과 함께 봉사를 가기도 하는데, 그 속에서 도움을 주는 것 보다 얻는 것, 배우는 것이 더 많다"며 웃음 띈 얼굴로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봉사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도 있다고 한다.

박병원 교수는 "이렇게 한 달에 한 번, 이들을 돕는 게 그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효율성을 따지는 분들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단지, 누가 이들을 생각하고, 찾아오고, 사랑을 주느냐이다. 결국은 마음이다. 내가 사랑을 담아 그들에게 마음을 베풀고, 그들이 이를 느끼고 하는 것. 결국 이 것이 봉사의 전부다"라고 말했다.

혹자는 말할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작은 노력이 무슨 효과가 있겠냐고. 하지만 그런 한 사람으로부터 세상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내게 주워진 삶에서 최선을 다해 하고 싶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노력한다면 진짜 도움이 되고 세상이 변하는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며, "심장 전문의니까 앞으로는 나의 재능을 쉐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봉사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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