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특례업종?‥병원들 "숨 돌릴 틈 없다"

1년 유예지만‥노사합의 어려워 이미 시행하는 대형병원 많아
오는 9월부터 11시간 연속 휴식시간 지켜야해 중소병원들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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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보건업이 주 52시간 근무제 특례업종으로 분류됐지만, 병원계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기준법 특례업종이라 하더라도 52시간 근무제로부터 유예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노사합의'를 이뤄야 하고, 오는 9월부터는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하면서 1년 뒤 본격 시작이라 하더라도 병원들은 숨 돌릴 틈도 없다는 목소리다.
 

지난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으로 근무시간을 제한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고 있다. 보건업은 5개의 '특례업종'에 포함돼 유예됐지만, '노사 합의가 있을 경우'라는 단서 조항이 있어 조직적인 노조가 있는 대형병원들은 대다수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일찍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보건의료산업노조 등 노조 측은 보건의료업의 특례업종 포함을 비판하며, 사측과 합의를 하지 않고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다.

이에 서울대병원의 경우 노사 합의를 이루지 못해 52시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인력 배치를 바꾸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부산대병원 역시 노사 간 합의가 불발돼 52시간 근무제를 강제 시행 중이다.

노조와의 합의라는 첫 번째 관문에 걸려 주 52시간 특례업종이라는 유예를 적용받지 못한 병원들은 의료인력 충원을 통해 52시간 근무제에 적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부 대형병원의 경우 노사 합의에 상관없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주52시간 근무제를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강원대병원과 충북대병원 등은 일찍부터 의료기사에 대한 채용 공고를 내고 인력을 충원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A씨는 "우리 병원은 일찍부터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병원 측이 인력 배치 등을 통해 법을 준수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 대형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노사합의를 통해 52시간 근무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 분위기 속에 내부적으로 변화의 목소리가 커 노무사를 고용해 의료인력 충원 등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병원의 경우 의료 인력을 수혈하여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열악한 중소병원들은 의료인력 충원 자체가 어려워 주 52시간 근무제 유예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특례업종이라 하더라도 9월부터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보장하도록 명시하면서, 노사 합의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 유예를 적용받는 병원들은 또 다시 고민에 휩싸인 상황이다.

모 중소병원 관계자는 "오는 9월부터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하면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가까스로 운영되고 있는 중소병원들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야간근무 등이 비일비재한 병원에서 휴식시간 보장을 위해 의료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만성적인 의료인력 부족 문제에 부딪히고 있는 중소병원의 경우, 쉽사리 인력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목소리다.

대한병원협회 유인상 총무이사는 "대형병원의 경우 일찍부터 보건의료인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 자체적인 개선 노력이 많이 이뤄졌고, 정부가 의료기관 인증이나 의료질평가 등을 통해 의료인력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이미 52시간 근무제가 별문제 없이 진행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근로자가 300인 이상이지만, 작은 규모의 중소병원이었다. 24시간 365일 돌아가는 병원에서 야간에도 근무를 해야만하는 간호사, 영상의학과, 진단의학과 인력의 경우 2교대 근무 속에 11시간 연속 휴식시간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 이사는 "작은 병원들의 경우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력을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간호사나 의사 모두 현재 수급이 안 되고 있어 향후 의료인력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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