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백 담합 논란 의사단체 가세 "USP 해석 오류"

적십자사 "미국약전 따랐다"는 해명에 식약처·의협 "해석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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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대한적십자사 혈액백 계약 체결과 관련해 의사단체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수십년 간 국제기준인 미국약전(USP)를 잘못 해석해 항응고제 내의 포도당 함량의 기준을 과당을 제외한 수치를 적용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는 최근 상임이사회 논의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개진했다.

의협은 "혈액백 관련 핵심적인 사항은 혈액백 내의 포도당 함량의 문제인데,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단체 입장에서 환자인 수혈자에게 직접적인 신체적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기에 입장 표명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입장 표명 배경을 밝혔다.

대한적십자는 매년 예산을 투입해 혈액백(혈액저장용기)을 구매하고 있으며, 지난 30여년 간 국내업체인 ㈜녹십자엠에스와 (주)태창산업이 혈액백을 공급해 오고 있었다.

그 동안 국내 생산시설이 없는 업체는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나 규정 개정에 따라 2018년 처음으로 다국적 기업 프레지니우스카비가 입찰에 응했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는 프레지니우스카비 제품을 부적격으로 판정하고, ㈜녹십자엠에스 제품을 구매키로 결정해 계약을 진행했다.

이에 한 시민단체에서는 대한적십자와 GC녹십자의 혈액백 입찰에 대한 담합 의혹을 제기한 것.

건강세상네트워크 관계자는 "경쟁입찰 방식에도 불구하고, 특정 연도마다 적십자사에서 진행한 공동구매 단가입찰에 의한 혈액백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두 업체가 각각 70%와 30% 가량에 해당하는 혈액백을 납품했고 이들의 입찰 계약 단가를 보면 담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를 했으며, 지난 6월 25일 적십자사와 녹십자를 의료기기법 위반과 국가계약법 위반 혐의로 서울 중앙지방 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대한적십자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입찰공고 내용과 같이 미국약전(USP)에 따라 더 엄격하게 포도당값(HPLC법)만을 기준으로 적부 판정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USP 기준을 두고 식약처와 의협이 대한적십자사의 해석이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식약처는 6월 26일 설명자료를 통해 "포도당과 과당 모두 에너지 공급원이므로, 과당은 불순물로 판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포도당 정량 시에는 포도당과 과당을 합한 결과값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실제로 미국 약전 항응고액항의 포도당 정량법에서도 포도당과 과당을 모두 합한 환원당 총량으로 측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의협은 "대한적십자가 지난 수십년간 혈액백의 선택에 있어 국제기준으로 되어 있는 미국약전(USP)을 잘못 해석해 항응고제 내의 포도당 함량의 기준을 과당을 포함한 수치를 적용하지 않고 과당을 제외한 수치를 적용해 왔을 개연성이 있다"고 쐐기를 박으면서 대한적십자사가 입찰 과정에서 잘못을 저질렀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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