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공단 민간보험 통제 필요 제기..정부도 법 통과 강조

보험자 내 연구소, 각각 민간보험 관리 연구 결과 발표..복지부 "공사보험연계 조속히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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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보험자 기관에서 민간보험에 대한 정부의 관리 및 통제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최근 비급여의 급여화에 대한 보장성 강화로 민간보험의 반사이익이 극대화되고 있는만큼, 공사보험의 연계와 민간보험의 상품에 대해 관리감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는 최근 실손보험 역할 재정립 필요성과 체계적 관리체계 기반 마련을 주제로, OECD 국가들의 민간보험 관리 동향과 건강보험-사보험 입법 동향 등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다.
 
그간 어느 정권이든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3대 비급여 해소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왔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은 60% 초반에 머물러있는 실정이다.
 
낮은 건강보험 보장률에 대한 반작용으로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확대돼왔고,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은 78%에 달하고 있다.
 
민간의료보험을 통해 국민의 의료접근성이 개선됐지만, 문제는 건강보험 보충이라는 본래 도입 목적을 넘어 오히려 비급여 진료의 장벽을 낮춰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초래해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현 정부에서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인 문재인케어를 추진하고 있는만큼, 전체 국민의료비 적정화와 보장률 확대,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의 연계와 합리적 역할정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심평원 연구소의 연구(책임연구자 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실장) 결과, 이미 OECD 국가 대부분이 정부에서 민간보험 상품에 대한 관리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아일랜드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전국민을 대상으로하는 공적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의료비는 정부의 공적자금 72%, 본인부담금 13%, 민간의료보험 12%, 기타 3%로 구성된다. 또한 비급여 보충형, 본인부담금 보완형의 성격을 띤 민간의료보험이 일부 있으며, 이는 보건부 산하 건강보험청과 아일랜드 중앙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다.
 
아일랜드 건강보험청의 주요 역할은 건강보험 시장모니터링 및 주요 사안에 대해 보건부 장관에게 자문하는 일, 건강보험법 운영 감시와 법령 준수 감독, 보험자의 의무 준수 및 위험률 균등에 관한 업무, 의료보험에 관한 소비자 권리 향상에 관한 업무, 건강보험사업자 및 급여 지속에 관한 등록 업무 등이다
 

독일도 사회보험에 기반한 보건의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민간의료보험에는 대체형과 본인부담금 보완형, 비급여 보충형이 있다.
 
대체형 민간의료보험의 경우 공무원과 일정 수입(2018년 연간 5만 9,400유로) 이상인 자영업자에게 대체형 민간의료보험과 공적건강보험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 55세 이상의 대체형 민간보험 가입자가 공적건강보험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한다.
 
독일의 민간보험사들은 자율적으로 의료보험상품을 개발하고 보험료를 산정하지만 재정부 산하 연방보험감독청의 업무 및 회계 감독을 받아야 한다.
 
이외에도 대만, 일본 등에서도 민간보험을 보완형으로 가져가면서 공보험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의 민간의료보험과 공적건강보험은 법도, 조직도 이원화돼 분절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중복혜택을 받고 있어도 파악할 수 없고, 민간의료보험이 보장성 강화 정책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어도 관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의료보험과 국민건강보험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의 건강권 보장’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분절적 관리로는 국민이 체감하는 보장성 강화 정책은 언제까지나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며 "이제 공적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통합적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윤정 심사평가연구소장도 "공-사보험 상호영향에 대한 실제적 진단을 바탕으로 상생하기 위한 제도 도입과 법적 기반 마련이 필수적 의료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의료비의 합리적 배분으로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도 아일랜드와 호주의 민간의료보험 관리와 시사점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다.
 
건강보험연구원은 "최근 아일랜드의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상품 다각화(여행자보험, 치과보험 등)와 영리 민간의료보험사간 합병 등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시장의 변화 외에도 민간의료보험에 의한 공공병원 의료비 지출 증가, 민간의료보험이 없는 환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 등 최근 민간의료보험 개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는 전국민 건강보험제도인 메디케어가 운영되고 있으며, 전체 의료비 중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8.4%, 민간의료보험 및 자기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1.6%를 차지하고 있다.
 
민간의료보험은 37개 민간의료보험사에서 2만 7,000여개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공적의료체계에서 보장하지 않는 일반치료보장은 약 1,330만명(인구 약 56%), 민간병원 보장은 약 1,130만명(약 47%)이 가입돼 있다.
 
연구원은 "호주정부에서는 민간보험 가입자에게 세금환급, 민간의료보험 공급자에게는 진료비와 보조금, 민간보험자에는 보험료 상응 비용을 환급하고 있다"며 "보건부는 민간의료보험에 관한 전반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이를 관리감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의료보험법에 따라 정부가 민간의료보험 가입에 관한 인센티브, 민간의료보험 상품 구성, 보험료 인상에 관한 승인, 민간의료보험법 규정 미준수에 대한 제재 등의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
 
또한 지난 1970년부터 정부에서 민간의료보험 감시기구를 운영, 민간의료보험과 관련되는 가입자의 불만사항과 분쟁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민간보험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연례보고서를 마련, 보건부에 보고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연구원은 "최근 호주정부는 의료비와 소비자 민원을 고려해 상품구성 개선과 가입자 보호조치 등 민간보험 개혁을 추진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적정 의료이용과 건보 재정보호를 위해 민간보험 관리를 시행해야 하며, 상호연계해 건강보장에 대한 기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잇따라 보험자 기관에서 공사보험 연계 및 관리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보건복지부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나섰다.
 
현재 국회에는 4개의 공사보험연계법안이 계류돼 있는데, 주무부처와 위원회 권한 수준 등의 차이가 있으나 그 목적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일치한다.
 
최근 국회에서 마련한 공사보험연계법안 공청회에서 보건복지부 고형우 과장은 "건보든 실손이든 지속가능하려면 형평성, 효율성이 제고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이 협력해 비급여를 관리하고, 민간보험에 대한 상품 및 요금 조정에 대해 공동 논의하면서 보장성과 접근성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과장은 "주무부처를 보건복지부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이를 어디에 두든 일단 국회에서 조속히 법을 제정해야 한다"면서 "일단 법안이 발의된지 1년이 지난만큼 국회에서 빠른 논의가 진행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회 여당은 물론 복지부와 산하 보험자 기관까지 나서 공사보험연계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는만큼, 이르면 내년 첫 정기국회에서 해당 근거법안이 논의, 통과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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