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심방세동을 잘 치료하는 법‥개원가·대학병원 협력이 답

개원가에서 NOAC 처방하려면 현실의 벽 높아‥빠른 조기 치료 위해서는 '수가'가 가장 큰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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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조운 기자] 기존의 치료제보다 안전성을 높이고 효과를 올린 약이 급여까지 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그런데 정작 써주길 바라는 개원가에서는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아 처방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바로 `NOAC(New Oral Anti-coagulant)`의 이야기다.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환자는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2060년에 심방세동 환자는 전체 환자의 6%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는 결국 심방세동에 대한 관리가 조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부정맥학회에서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해 CHA2DS2-VASc 스코어 2 이상 뿐만 아니라 1점인 환자에게도 적극적인 항응고제 사용을 권고했다.
 
그렇지만 현재 국내 NOAC 처방 수준을 보면 20% 수준이다. 국내 심방세동 환자 중 5명 중 4명은 NOAC의 관리가 필요함에도 말이다.
 

대한부정맥학회 정보영 학술이사(세브란스병원·사진)는 "심방세동 환자는 지속적으로 출혈과 뇌졸중의 위험이 있으나 생각보다 약물 치료가 적극적으로 되고 있지 않다. 아마 우리나라 개원의 중에서는 NOAC을 한번도 안 써본 사람도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대학병원 의사들을 비롯, 학계에서는 심방세동 환자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개원가도 NOAC을 적극적으로 처방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위험 심방세동 환자를 빠르게 선별해 치료할 경우 그 효과는 배로 뛰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원가와 3차 병원간의 협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개원가는 준비가 필요했다. 수가에 대한 신설이나 삭감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해야하고, 새로운 약을 처방하는데에는 철저한 교육이 요구됐다. 또 심방세동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전도 장비 구매와 같은 투자도 감행해야했다.
 
◆ 심방세동 검진위한 '심전도 검사', 수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가
 
왜 개원가가 심방세동 환자의 관리에 나서야할까. 답은 간단했다. '사망률'과 '출혈의 위험성'을 급속도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심방세동은 초기 진단 후 1년 내에 가장 위험도가 높다. 그렇기에 빠르게 발견할수록, 조기에 치료될수록 치료율은 높아진다.
 
정보영 교수는 "개원가에서 심방세동 관리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경우, 뇌졸중 발생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NOAC은 개원가에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안전하다. 모든 심방세동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오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심방세동의 대표 치료제인 '와파린'은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음식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아 복용에 있어 따질 것이 많았고,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혈액 검사를 통해 이 약이 INR 레벨 2~3정도를 적정하게 유지해주고 있는가를 확인해야했다. 환자는 매번 피를 뽑아야하는 번거로움과 비타민 K가 있는 음식을 제외해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했던 셈이다. 이 과정을 개원가에서 하기란 어려웠다.
 
그렇지만 NOAC은 안전하다. NOAC은 음식이나 약물간 간섭이 적고, 신기능 저하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용량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이를 무기로 '와파린'을 단숨에 역전했다.
 
그럼에도 개원가가 NOAC 처방을 주저하는 이유는 먼저 심방세동 환자를 확인하기 위한 '심전도 검사'의 수가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심전도 검사를 한 번 하는데 의료수가가 6,460원이다. 여기에 환자의 실부담은 30%인 3,100원에 불과하다.
 
외국과 비교할 때 이는 더 두드러진다. 미국 300달러, 영국 130달러, 헝가리 26달러, 태국 22달러인 상황에서 우리나라 심전도 검사 수가는 5.3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와 크게는 60배, 적게는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와 관련 지난해 대한개원내과의사회가 개원의가 생각하는 심전도 적정 수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소 3만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답변이 1순위로 나타났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 한경일 정책부회장(서울내과·사진)은 "심전도 검사를 위해서는 별도의 공간과 장비를 구비해야 한다. 그 유지비용과 인건비까지 생각하면, 현 의료수가 하에서 개원의들은 심전도 측정을 포기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 정책부회장은 "개원가에서는 65세 이상에서 심전도 검사를 의무화하도록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될 때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며, "개원가에 심전도 측정 및 판독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심전도 수가가 현실화 되고, 재판독, 의뢰 수가가 생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도 '필수 검사'가 계속해서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이 부분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심전도 검사를 하려면 임상병리사가 진행해야한다. 개원가에서 이를 진행하려면 기기 뿐만 아니라 기사까지 고용해야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오진 시 의료진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법적 문제 등이 개원가에서 심전도 검사를 망설이게 하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 해외는 이미 심방세동 환자 관리 위해 의료기관간 '협력'
 

이미 해외에서는 심방세동의 치료 시작이 개원가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한 예로 북유럽은 클리닉 관리를 통해 NOAC의 처방을 돕는다. 첫 심전도, 초음파 검사가 대학병원에서 진행된다면, 한달 동안 추적 관찰이 진행된다. 이 동안에 나머지 관리는 개인병원 시행하는 것이다. 환자가 개원가에서 NOAC을 처방받아 치료를 받다가, 1년, 혹은 2년 뒤 정기적으로 대학병원에 방문하는 식이다.
 
이 외에도 영국에서는 개원가가 NOAC을 처방하면 인센티브를 준다.
 
물론 정보영 교수는 개원가에서 NOAC을 처방하게 될 경우, 아무리 안전한 약이라고 할지라도 체크할 리스트가 굉장히 많음을 인정했다.
 
정 교수는 "개인병원에서 사실 NOAC을 처방한다면 챙길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NOAC은 콩팥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잘 살펴보고 용량 조절이 제때 필요하다. 또한 NOAC도 혈압약 처럼 꼼꼼한 체크가 필요하다. 진료시마다 환자 뇌졸중 위험도 다이나믹하게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 교수는 학회끼리 연계를 통해 개원의들의 심방세동 교육을 제안했다. 이미 대한부정맥학회는 대한임상순환기학회와 협력해 '심방세동 강좌'를 개최한 바 있다. 정 교수는 해당 연수교육을 받을 시, 심방세동의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다는 '인증의 제도'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전해왔다.
 
대한부정맥학회 김진배 정책이사(경희의료원 심장내과 교수)는 '선별검사'에 대해서도 투자를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무증상의 심방세동이 전체의 1/3을 차지하고 있기에,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적합한 방법이다.
 
이전부터 대한부정맥학회는 65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맥박수 및 심전도 측정을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포함시켜 진단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진배 정책이사는 "선별검사를 국가검진에 포함하려면 비용효과적이며 이용하기 편한 검사여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처럼 심전도 검사 비용이 비싸지 않아 조건에 부합한다"며, "선별검사 대상으로 65세 이상이 어렵다면, 75세 이상에 한해서라도 검사를 실시하는 것 이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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