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유병률 5% 미만이지만 국가검진 도입해야 하는 이유

2030년 C형간염 퇴치?…국민들 감염 모르는 새 간경화·간암 발전, 미래 비용 더 들어
경구용치료제 90~100% 높은 치료성공율, 해외 국가선 국가주도로 퇴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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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30년 `C형간염 퇴치`가 목표로 세워졌지만, 우리나라도 과연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까?
 
C형간염 퇴치는 높은 완치율을 보장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Direct-acting Antiviral Agents, DAA)`가 등장한 것이 큰 영향을 줬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90~100%의 높은 치료성공률을 보인다. 더군다나 국내에서는 이 치료제들의 급여 문제도 해결됐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만명 정도가 치료대상자임에도 실제 치료환자는 5% 수준에 머물렀다. 본인이 C형간염인지도 모르고 있는 환자가 간경화, 간암에 이르러서야 의사를 찾는 케이스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의사들은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C형간염 퇴치를 위해서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한다는 것.
 
◆ 해외는 이미 '국가'가 주도해 C형간염 퇴치에 나서
 
이미 대만은 국가 주도 C형간염 퇴치 프로그램이 작동하고 있다. 대만에서 C형간염 환자는 1b형이 50%, 2형이 40% 정도로 분류돼 있다.
 
국립대만대학병원 Chun-Jen Liu 교수는 "1~2년 전부터 대만 정부는 HCV 관련 부서를 설치해, C형간염 퇴치를 2030년보다 앞당겨 2025까지 실시하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대만은 총 25만 6천명의 환자에게 DAA 제제를 사용해야한다는 조사를 끝마쳤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도 계속해서 늘려가는 중. 2017년에는 7500만 달러 예산이 배정돼 9000명 환자 치료가 가능했다. 2018년에는 예산이 크게 증가한 1억 4000만 달러로 책정돼, 연 2만명의 환자가 치료를 하게 됐다.
 
실제로 대만은 모든 C형간염 환자는 항바이러스 제제 사용하도록 하되, 비감염인에서의 예방에 힘쓰고 있다.
 
Chun-Jen Liu 교수는 "지금껏 대만에서 치료받은 C형간염 환자의 추적관잘을 한 결과 평균 97.1%의 바이러스 억제를 보였고, 올해는 3만명 이상의 치료를 위해 예산이 더 늘어났다. 연 2만~3만명의 치료 환자를 유지해 2025년까지 C형간염 퇴치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나라는 `제자리 걸음`,  올해 중 결단 있어야
 
대만과 비슷하게 우리나라도 C형간염 퇴치에 대한 목표는 뚜렷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필요한 3가지 요소가 있다.
 
▲적절한 예산 ▲치료에 대한 접근성 확장 ▲정확한 스크리닝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
 
Chun-Jen Liu 교수는 "고위험군은 절대적으로 스크리닝 대상 포함해야한다. 이러한 방법이 과연 비용효과적인지는 이미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검증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들 이행한다면 2040년 되면 C형간염과 관련된 여러 합병증 및 질병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베이비 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C형 국가검진을 했을 시, ICER가 2만5000유로로 책정됐다. ICER는 각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GDP와 비교되는데, 이 연구결과는 결국 국가검진이 비용효과적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단순히 C형간염 항체 스크리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인터페론을 쓰지 않고 경구약제로 처방했을 때 더 비용효과적임이 강조됐다.
 
가장 최근에 보고된 미국 연구에서는 40~50대로 스크리닝 대상을 선정하지 않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했을 때 더욱 비용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도출됐다. 우리나라보다 유병률이 높은 미국은 치료비용이 더 비쌈에도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보다 먼저 이러한 연구가 진행됐고, 이를 바탕으로 전연령을 대상으로 C형간염 항체 스크리닝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의사들도 C형간염 퇴치를 위한 국내 환경은 마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남은 것은 `C형간염의 국가검진 도입` 뿐이다.
 
국내 의사들은 HCV 고위험군 뿐 아니라 유병률이 증가하는 40대 이상의 인구에서 선별검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서서히 진행되는 C형간염의 특성 상 60대 이후에 검진을 하면 이미 간경화로 진행한 환자가 많아 검진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 이에 국가검진을 연령을 크게 낮춰 시행한다면 12주의 약 복용만으로 큰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질환이 국가검진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유병률, 사망률, 치료방법 존재 여부, 비용대비 치료 효과성의 원칙이 맞아야 한다. 이중 C형간염은 유병률 5%에 미치지 못하는 질환이라는 것이 국가검진 도입의 걸음을 막고 있다. 
 
모순적이게도 WHO는 2017년에 C형간염 검진대상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제시했는데, 기존 고위험군과 전국민검진시 유병률 기준을 2-5%로 권고했다. 감염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출생 코호트는 특정 연령대 인구집단 검진을 권고했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배시현 교수는 "대한간학회는 수년 전부터 40대 이상 연령에서 선별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비용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도 유병률이 0.007%보다 높으면 출생 코호트 검진보다, 전 인구 대상 1회 C형간염 검진이 더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가능한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C형간염 항체 검진이 필요한가'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을 때, 의사들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가검진이 시행되려면 비용이 드는 것이 문제라고 하지만, C형간염으로 뒤늦게 발견돼 치료를 받는 것보다 조기에, 빨리 환자를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훨씬 비용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는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국내에서 진행된 '비용-효과성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타당성' 연구에 따르면, 40대, 50대, 60대 인구를 대상으로 각각 1회 선별검사(One-time Screening)를 시행하고,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합당한 DAA 치료를 하는 경우와 선별검사 하지 않는 경우를 비교했다.
 
그 결과, 비용효과 증가비(ICER)는 질보정 수명(QALY, Quality-Adjusted Life Year) 당 840만~1589만원으로 국내의 일반적 지불의사금액 한계치(willingness to pay threshold)를 27,512달러로 가정시 비용효과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김도영 교수는 "재정 절감을 위해서는 빨리 치료하고, 잠재적 환자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이득이다. 일본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스크리닝을 했을 때 비용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에 따라 국가 제도로 들여왔다. 우리나라도 몇년 째 C형간염의 항체 스크리닝을 주장하고 있지만, 올해 중 어떤 식으로 책임을 갖고 시행해주지 않으면 2030년 C형간염 퇴치라는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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