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시술 할 수 없다" 산부인과 의사, `진료거부권` 국민청원

종교적 소신 후배들 산부인과 기피 우려‥원치 않는 의사에 선택권 부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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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평행선을 내 달리듯 합의점 없는 찬반 논쟁에 휩싸였던 낙태죄 문제가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선고로 일단락됐다.

2021년 1월부터 사실상 낙태가 합법적으로 인정될 예정인 가운데, 소신을 이유로 낙태에 반대해왔던 의사들의 '진료거부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왼쪽)낙태죄 찬성 집회, (오른쪽)낙태죄 반대 집회
 
지난 11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형법 제269조 제1항의 '자기 낙태죄 조항'과 제270조 제1항의 '의사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위헌 3명, 헌법불합치 4명으로 최종 '헌법불합치' 선고를 내렸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강조하며 낙태죄 폐지를 주장해 온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낙태죄 폐지를 축하하는 집회 및 기자 간담회 등을 통해 헌재의 판결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반대로 종교계가 중심이 된 시민단체들은 헌재의 이 같은 판결이 태아의 생존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국회의 개선 입법 시점부터 혹은 개선 입법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2021년 1월 1일부터는 낙태죄가 효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앞으로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의사들 중 소신을 이유로 낙태 금지를 주장해 왔던 이들은 혼돈에 빠졌다.
 
 
실제로 최근 국민청원에는 '낙태 합법화, 이제 저는 산부인과 의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인지...ㅠ'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2만 1천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참의 뜻을 밝히는 댓글이 달렸다.

해당 청원인 A씨는 "낙태 합법화 소식을 듣고 그동안 소신껏 걸어온 산부인과 의사의 길을 이제 접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청원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낙태를 찬성하는 이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 10년 이상 밤낮으로 산모들을 진료하고 저수가와 사고의 위험에도 출산의 현장을 지켜온 산부인과 의사로서 저에게 낙태시술을 하라고 한다면, 저는 절대로 그 시술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나아가 독실한 가톨릭이나, 기독교 신자의 경우 종교적 양심으로 인해 후배 의사들이 산부인과 의사의 길을 선택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안그래도 기피과인 산부인과에 의사가 더욱 부족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A씨는 "낙태 합법화가 되더라도 원하지 않는 의사는 낙태 시술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진료 거부권을 반드시 같이 주시기를, 그래서 낙태로 인해 진료 현장을 반강제적으로 떠나야 하는 의사가 없게 해주시기를 청원한다"고 요청했다.

실제로 앞서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가 '의사낙태죄'를 저지른 의사에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명시한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일부 개정안을 공표·시행한 데 대해 진료거부를 선언하며, 해당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즉각 폐기 및 의사의 개인 신념에 따른 인공임신중절수술에 대한 진료거부권 인정을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종교적 또는 개인 소신을 이유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거부하고 있는 의사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속에, 법 개정 과정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낙태 허용 임신 기간·범위 문제와 더불어 의사의 '진료거부권'에 대한 논란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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