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가 사용된지 약 4년‥'근거' 기반 급여기준 필요

치료제 별 임상데이터 도출 조건 상이‥같은 기준으로 묶는 것 의미없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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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면역항암제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지 약 4년.
 
흑색종에 첫 적응증 획득을 시작으로 면역항암제는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위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암종에 적용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빠르게 관심을 모은 `예측 바이오마커(predictive biomarker)`.
 
면역항암제에 환자가 일단 반응을 하게 되면 높은 효과와 장기생존을 하게 되지만, 정작 반응하는 환자가 적다는 점이 언제나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었다. 이 아쉬움을 예측 바이오마커로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거센 것이다.
 
이 바이오마커가 붐이 일게 된 배경에는 비소세포폐암에서 `PD-L1의 발현율`에 따라 효과가 나눠진 임상이 기반이 됐다. 
 
이를 놓고 국내에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니볼루맙)'는 PD-L1 발현율이 양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에 급여가 됐다.
 
면역항암제 자체가 고비용이기 때문에 재정을 아낄 수 있는 중간장치가 필요했는데, `PD-L1 발현율`은 재정 부담에 좋은 언덕이 된 것이다.
 
물론 이 PD-L1이 100% 만족스러운 바이오마커는 아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폐암에서 PD-L1을 뛰어 넘을 바이오마커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지만 면역항암제가 몇년에 걸쳐 여러 암종에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급여 기준에 `PD-L1`을 포함시키는 것에 문제가 제기됐다.
 
우선 각 제약사별로 임상을 하는 조건이 다르다는 점이 혼선을 불러일으킨 듯 보인다.
 
K대학병원 암센터 교수는 "각 면역항암제들이 무엇을 기준으로 임상을 진행했느냐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현재 면역항암제들이 보여준 임상데이터들은 너무 복잡하고 서로 충돌하고 있다. 선택적으로 어떤 환자 잘 듣겠다 못듣겠다는 것을 예측하면 좋은데 아직 사용된 기간이 짧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통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한 예로, 옵디보는 편평상피암과 비편평상피암으로 환자를 대상으로 한 CheckMate-017과 057 연구에서 PD-L1의 발현율과 상관없이 효과를 입증했다.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을 1% 이상, 50% 이상 등으로 구분해 임상을 진행했고, 그 결과 PD-L1의 발현율이 높을수록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좋음을 입증했다.
 
이처럼 조건이 통일되지 않은 상태에서 폐암에 사용되는 면역항암제를 무조건 'PD-L1'을 기준으로 걸러내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
 
K교수는 "지금까지의 여러 임상 데이터에서 PD-L1이 0%인데도 약이 듣는 사람이 있었다. 또 어떤 환자는 PD-L1이 50%  이상임에도 20%의 효과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PD-L1이 좋은 바이오마커 맞을까? 답은 당연히 갈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광암`에서도 이 문제는 비슷하게 발생했다.
 
앞서 방광암의 2차 치료에 급여가 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은 국내에서 PD-L1 발현 비율 5% 이상일 경우라는 조건이 붙는다. 그런데 티쎈트릭은 PD-L1 5% 이하의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반대로 방광암에 허가받은 또다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PD-L1의 발현율과 상관없이 생존기간 연장을 확인했다. 이는 임상 3상을 통해 증명한 것이기 때문에, 2018 NCCN 가이드라인에서 CATEGORY 1으로 권장된 유일한 면역항암제이다.
 
이럴 경우, 면역항암제의 급여를 PD-L1으로 묶어놓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C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처음 폐암에서 PD-L1 발현율이 그나마 강력한 근거를 갖고 임상데이터가 도출됐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암종에 상관없이 PD-L1 검사를 요청하곤 한다. 암종마다 이 PD-L1 발현이 의미가 없을 수 있음에도 급여기준 자체도 여기에만 묶여있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각 약제마다 연구된 바이오마커의 검사법과 해석법이 다르고, 암의 종류, 치료 차수 등에 따라 결과가 분분했다. 종양의 이질성이나 시간에 따른 PD-L1 발현의 변동 가능성 등에 대해 한계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의사들은 각 치료제별 조건이 다른 임상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급여 기준을 만드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치료제별 임상데이터에 따른 근거로 급여 기준이 재정비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C교수는 "면역항암제는 급여를 해주지 않으면 경제적 부담이 큰 약이다. 급여를 인정해주고 아니고는 당연히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한다. 만약 국가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급여 기한을 정해놓고 1년까지 해놓고, 그 이상은 환자가 부담하는 방법도 있다. 아니면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5% 말고, 조금 인상하더라고 환자는 치료를 받으
려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PD-L1과 관련한 조건이 아니더라도,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는 일부 뿐이다. 그리고 조건없이 투약하더라도 그 효과는 2개월 안에 판가름이 난다.
 
C교수는 "모든 약을 급여하는 것은 무리가 될 수 있지만, 면역항암제의 효과는 결국 2개월 안에 판단이 가능하다. 모든 환자에게 효과를 보이지는 않지만, 그 극히 일부가 거의 완치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다면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열어놓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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