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린사이토`의 `공고요법`‥"ALL 치료 급여적용 이유 충분"

관해 유도 후, 조혈모세포이식으로의 '가교' 역할‥공고요법은 환자들에게 '생명연장 시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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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하나를 넘었다고 생각했더니, 또 하나의 언덕이 있었다.
 
비록 만성질환과 같이 환자군이 넓은 질환은 아니지만, 재발 또는 불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 환자에게 암젠의 `블린사이토(blinatumomab)`라는 치료제 급여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오래도록 의사들의 요청 끝에 블린사이토는 2016년 10월부터 성인 환자, 그리고 지난해 7월부터 18세 미만의 환자에게도 급여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재발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보게 됐지만, 이중에서 또 '사각지대'는 발생했다.
 
블린사이토 치료를 통한 완전 관해 도달 이후 바로 조혈세포이식술(HSCT)을 받을 수 없는 극소수의 환자들 이야기다. 해당 환자들은 블린사이토를 추가적으로 투여하며 HSCT를 기다리는 `공고요법` 치료를 받아야 함에도, 급여 제한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메디파나뉴스는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석 교수<사진>를 만나, 공고요법의 의미와 급여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Part 1. `블린사이토` 급여 이후
 
 
단적으로 블린사이토의 급여 요구가 높았던 이유는, 재발 또는 불응성 ALL 환자의 치료옵션이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인 ALL 환자의 경우 첫 번째 재발 후 5년 생존율이 평균 7%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못했다.
 
소아 ALL 역시 1차 치료시 관해율이 90%에 도달하지만, 약 15%의 소아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며 이중 10%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을 시 사망하게 된다.
 
ALL은 재발할 경우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되는데, 이들은 기존 세포독성약물에 대한 반응률이 낮아 다른 치료제로 교체해도 효과가 좋지 않다.
 
이 가운데 ALL 환자 중 치료가 가장 어려운 케이스는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로 치료해도 관해에 도달하지 않는 불응성(refractory)', 그리고 '관해에는 도달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재발하는 경우', 혹은 '관해에 도달했음에도 1년 이후에 재발하는 경우'로 꼽힌다.
 
그렇지만 블린사이토는 ALL 재발 환자에서 위의 어려운 3가지 케이스의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이끌어냈다.
 
재발·불응성 ALL의 최종 치료 목표는 결과적으로 `관해`를 유도해 신체를 건강하게 회복시켜, 조혈세포이식술(HSCT)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1차적으로는 재발·불응성 ALL 환자는 약물치료를 통해 `완전 관해(Complete Remission, CR)`에 도달해야만 한다.
 
하지만 재발한 ALL 환자는 이미 5~10개의 항암치료에 노출된 상태다. 이 때문에 재발한 ALL 환자들은 기존 치료제들에 대해 내성을 보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또 재발·불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질환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매우 공격적이어서 환자의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고 그 만큼 관해에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소아 및 성인 재발·불응성 ALL 환자에서 블린사이토가 `관해 유도요법`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변화는 빠르게 생겨났다. 
 
지금까지의 항암치료는 항암화학요법뿐이었기 때문에 환자의 면역을 억제해 골수 자체를 없애버림으로써 골수와 종양세포가 함께 기능을 잃게 했다. 반면 블린사이토는 종양세포의 특정 부위만을 표적해 찾아가는 새로운 방식의 면역요법이다.  
 
블린사이토는 성인 재발·불응성 ALL 환자에서 표준 항암화학요법 대비 2배에 달하는 완전관해 도달률(44% vs. 25%, p<0.001)을 보인 치료제로, 전체 생존기간(median OS) 또한 2배 가까운 유의한 연장(7.7개월 vs. 4.0개월, p=0.012)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재발 환자들은 여러 항암제에 노출돼 치료를 힘들어하지만, 블린사이토는 특정 부위만을 공격하므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의사들은 ALL 치료 현장에 블린사이토가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됨과 동시에, 기존 치료법과 비교했을 시 확연히 적은 부작용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Q.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에서 블린사이토는 재발·불응성 환자에게 사용된다. ALL 환자들 중 1차 치료 이후 재발하는 환자가 많나?
 
이석 교수 = 전체 ALL 환자의 과반수가 재발을 경험한다고 보면 된다. 국내에서 연간 ALL로 진단 받는 환자가 600명 정도 되는데, 이 중 약 300명이 1차 치료 이후에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Q. 2차 재발을 경험한 환자들의 치료는 얼마나 더 어려워지는가?
 
이석 교수 = 항암제를 비롯한 모든 치료제에 대해서는 노출이 반복될 수록 치료 반응을 소실하거나 치료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그만큼 완치될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 진다.
 
재발한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후속 치료를 '구제항암요법(salvage therapy)'라고 한다. 이 구제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한 환자의 약 70%는 반응이 없거나 치료 도중 사망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블린사이토는 환자의 과반수 이상에서 관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데이터가 유사하게 나오고 있다.
 
Q. 흔히 항암화학요법의 경우 환자가 치료를 받은 후 체력적인 소모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석 교수 = 그렇다. 항암화학요법 치료 이후 회복되려면 3~4주 정도 걸린다.
 
게다가 항암화학요법은 세포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전통적인 항암제들이기 때문에 회복 기간 중 세포독성으로 인한 세균 감염, 중증 감염, 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들이 발생할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의 치료 반응 또한 블린사이토 대비 저조하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점들이 수십 년 동안 지속돼 왔다.
 
그래서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한 블린사이토의 등장이 의미가 깊다.
 
Q. 블린사이토가 출시된 후, ALL 치료에서 느낀 큰 변화는 무엇인가?
 
이석 교수 = 그동안 재발한 환자들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없었다.
 
그렇지만 2년 전 블린사이토라는 약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1차 치료 후 재발했거나 1차 치료에 반응이 없었던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킨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블린사이토 치료를 통해 완치를 향한 치료 과정을 계속할 기회를 획득한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다.
 
일단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면 낙담하기도 한다. 블린사이토가 출시된 후에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에게 임상 데이터 상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치료 반응률이나 성적을 2배 이상 개선한 새로운 치료제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 2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으며, 항암화학요법 대신 새로운 치료를 받으면 과반 수 이상에서 완전관해(CR)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당부 드린다.
 
Q. 블린사이토의 임상연구 결과가 인상적이다. 환자들의 완전관해(CR) 도달률도 향상되고 생존기간(OS)도 개선됐다. 특히 치료가 어렵다는 어려운 환자 케이스에서도 효과를 냈다. 실제 임상에서도 블린사이토 치료는 이처럼 긍정적인가?
 
이석 교수 = 이 부분은 내가 속해있는 서울성모병원의 데이터에 기반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한 환자들의 약 60~70% 정도가 블린사이토 치료에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환자들의 상당수가 공여자를 찾아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
 
Q. 블린사이토가 이전에 사용되던 약제들 대비 효과를 개선했을 뿐 아니라 안전성도 우수하다고 들었다.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설명 부탁한다.
 
이석 교수 = 글로벌 임상데이터와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종합해 보면, 기존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들 중에는 치료 후 장기독성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신체 수행 상태가 저하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블린사이토는 치료 초기에 경도의 발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제외하고, 환자들이 치료를 더욱 수월하게 받는다. 이미 NCCN 가이드라인도 재발·불응성 ALL 환자들의 치료에 블린사이토를 1차로 권고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블린사이토 외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약제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블린사이토가 재발을 경험한 ALL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약제다.
 
Q. 서울성모병원의 ALL 치료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치료 전략이나 접근법이 있는 것인가?
 
이석 교수 = 단순한 치료 반응률 만을 보고 어떤 기관의 치료 성적이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서울성모병원은 블린사이토 치료를 빠르게 권유하는 편이다. 질병이 더 진행되기 전 치료 초기 단계부터 블린사이토 투여 권고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Part 2. `공고요법` 급여가 필요한 이유
 
 
아쉽게도 변화가 시작된 재발·불응 ALL 치료에 급여기준과 임상현장에서의 '간극'이 발생했다.
 
블린사이토 치료를 통한 완전 관해 도달 이후 바로 HSCT를 받을 수 없는 환자들이다. 이들에게는 관해 도달 이후 신체 수행 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조혈모세포 공여자를 찾지 못하는 등의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따라서 해당 환자들은 블린사이토를 추가적으로 투여하며 HSCT를 기다리는 `공고요법` 치료를 받아야 몸 상태가 유지된다. 
 
하지만 이 공고요법은 비급여이기에 환자들의 치료 부담감은 상당한 편이다.  
 
이에 따라 대한혈액학회 성인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연구회는 실제 치료 현장에서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기반해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의 급여화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해외에서는 블린사이토의 사용에 있어, 관해유도요법과 공고요법 간 큰 차이를 두고 있지 않다는 설명과 함께 말이다.
 
 
 

Q. 블린사이토를 통한 관해유도요법에 대한 급여는 해결이 됐는데, `공고요법`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들었다.
 
이석 교수 = ALL은 드물게 나타나는 백혈병이고 블린사이토로 치료하는 환자들은 재발 환자들이기 때문에 그 수는 적다.
 
ALL의 치료는 `관해`를 유도해 신체를 건강하게 회복시켜, 조혈세포이식술(HSCT)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런데 블린사이토로 관해는 이끌었는데, 형제 공여자가 없고 타인 공여자도 나타나지 않아 HSCT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타인 공여자를 찾게 되는데, 이는 우선 조혈모세포은행협회를 통해 국내 기증자로 등록된 데이터를 검색하고, 해당 데이터베이스에 기증자가 없는 경우에는 해외 기증자 사이트에서도 검색을 한다.
 
이 과정에서 공여자가 쉽게 찾아지지 않는 경우에는 몇 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
 
그래서 블린사이토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약 20% 정도(연간 10명 내외)의 환자들은 공여자를 찾을 때까지 추가적인 블린사이토 투여가 필요하다. 이를 `공고요법`이라고 한다.
 
공고요법은 관해에 이르고 당장 HSCT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실제 필요한 환자수는 매우 소수다.
 
아쉽게도 이 공고요법에 대해서는 국내 급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고 기존 치료제로 돌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Q. 다시 항암화학요법으로 돌아가게 되면 힘든 치료 과정을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또 재발할 수도 있는 악순환을 경험하지 않나?
 
이석 교수 = 맞다. 그래서 최근 학회 차원에서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의 급여화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아직 의견서 내용이 통과가 되지 않았고 지금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학회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 몇 개월 전이다. 그 사이 공고요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포기 아닌 포기를 할 때 많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Q.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을 꼭 필요로 하는 실제 환자 사례를 듣고 싶다.
 
이석 교수 = 한 환자는 재발을 경험한 후 블린사이토 관해유도요법을 보험급여 적용 하에 2주기 투여했다.
 
그 과정에서 국내 공여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찾을 수 없었고, 공여자를 찾을 때까지 1~2주기라도 블린사이토를 더 투여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욕심이 있었다.
 
그러나 비용 부담과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블린사이토를 추가로 투여하지 못하고 대신 기존 항암화학요법으로 전환했다.
 
결국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하지 못해 좋지 못한 결과를 보게 됐다. 이런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ALL를 치료하는 의사들이 가끔 경험하게 되는 일이다.
 
Q. 환자들에게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은 생명연장 이외에 또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석 교수 = 현 ALL 치료에서 완치를 위한 강력한 치료방법은 '조혈모세포이식'이다.
 
블린사이토는 단독요법 그 자체만으로 질환을 완치시킬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치료제는 아니다.
 
하지만 블린사이토는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불응성 ALL 환자들의 완전 관해를 유도한 후, 조혈모세포이식과 같이 강력한 치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일부 환자들은 공여자를 찾지 못하거나 환자의 연령, 신체 수행 상태 등으로 인해 조혈모세포이식을 받기 어렵다. 이러한 환자들은 지속적인 블린사이토 투여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은 환자의 치료 반응이 지속되는 기간을 연장시키면서 그동안 공여자를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또 일부 환자들은 조혈모세포이식까지 진행하지 않더라도 블린사이토를 반복 투여해 장기간 무병생존을 달성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소수의 환자들을 위해 현 시점에서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의 급여 등재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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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이양수 2019-08-08 16:01

    현재 all환자의 아버지 입니다.
    1차 치료후 재발해서 기존 항암제를 썼으나 관해가 되지 않은 상태 입니다.
    하루 하루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부디 내 아들과 같은 어려운 실정의 환자들이 보험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배려를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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