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법만 통과되면 끝? 병원현장 준수할 여건 안 된다

"준수 못하는 병원에 일방적 비판·처벌시 신경외과 등 일부과 전공의 수련 못할 수도"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전공의특별법이 통과됐지만, 대다수 전공의들은 법 통과 전후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법만 마련해놨을 뿐 법을 준수할 수 없는 병원 여건이 이어진 데 따른 문제로,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일부 과에서는 전공의가 더이상 배출되지 못할 것이란 극단적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 교육인재개발실 함봉진 수련실장<사진>은 '전공의 수련시간과 의료의 질'을 주제로한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봄학술대회 세션에서 이 같은 교수로서의 시각을 밝혔다.
 
앞서 국회는 전공의는 물론 환자안전과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취업자 평균 노동시간 보다 2배 가량 많은 전공의들의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말 국회 본회의에서 전공의특별법이 통과됐으나, 2년이라는 긴 시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지 1년 반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병원 대다수는 법을 준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공의법 시행에도 달라지지 않는 수련환경에 전공의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 80시간 수련시간을 비롯해 수련규칙 일부를 지키지 않는 곳이 38.5%에 이르렀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체 42곳 중 32곳. 즉 76.2%가 수련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공의 91.6%는 지난 6개월간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한다고 했으며, 7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경우도 8.3%로 확인됐다.
 
병원으로부터 휴게시간에 대해 안내를 받지 못한 전공의는 10명 중 7명에 달했고, 휴게시간이 있는 전공의라도 84%는 항상 휴식을 방해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665명 중 작업 종료 후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전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1명도 없었고, 항상 느낀다가 70% 이상이었다. 육체적 피로 역시 항상 느끼거나 자주 그렇다는 응답이 95%에 이르렀다.
 

전공의협의회 김진현 수련이사는 "전공의법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전공의 수대로 기준 위반에 따른 처벌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시에 구체적이고 계측가능하며 연차별로 단계적 발전이 가능한 현실성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전공의 수련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양질의 지도전문의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수 측 입장은 조금 달랐다. 병원에서도 법을 준수하고 싶지만, 그럴만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
 
서울대병원 교육인재개발실 함봉진 수련실장은 "우리나라 의료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충분한 논의와 이해 없이 법이 통과되면서 현실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함 수련실장은 "이미 법이 통과됐으니 병원 자체적으로는 법을 준수하기 위해 다양한 계측시스템과 개선안 등을 마련했고, 연차별 업무 조정, 행정업무 이관, 호스피탈리스트 전담 병동 마련, 전임의 충원, 보조인력 충원 등을 추진했으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국가에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단 정부는 단순히 법 준수 여부만 볼 게 아니라, 전공의법의 목적이 달성되고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면서 "실제 법 시행 후 피로해진 전공의 수는 일부 줄었으나 당직 커버 양이 2~3개 병동에서 3~4개 병동으로 늘어나면서 환자안전과 의료질 향상에는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법 준수 여부에 따라 정부가 패널티를 주고 있는데, 병원 환경의 근본적 개선 전에 단순히 벌칙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신경외과 등 일부과는 수련병원 역할을 할 곳이 한 곳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법 준수를 위한 국가차원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한국의료질향상학회 신현수 부회장(분당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도 "지난 1년반 동안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단순히 수련환경 평가가 법 준수여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의미 없는 준수율만 향상된다"고 지적했다.
 
신 부회장은 "법만 생기고, 이에 딸린 의사단체, 병협, 병원 등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수련환경 개선과 교육환경 조성이라는 법 시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변화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 메디파나뉴스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기사속보

이 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메디파나 클릭 기사
  1. 1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코로나19 여파 속 희비 엇갈려
  2. 2 영상진단의 강자 `캐논`‥"자부심과 막중한 책임감 느껴"
  3. 3 코로나19 팬데믹 넘어 엔데믹…일상화 대비하는 의료계
  4. 4 한국콜마, 제약사업부문 양도 결정…총 5125억 원 규모
  5. 5 공적마스크 추가 운영, 협의해 진행…판매 중단 원인도 청취
  6. 6 공적 마스크 출고 80→60% 축소… 약국 공급량도 감소 예고
  7. 7 발사르탄+로수바스타틴 제네릭 허가 봇물…26일만 9건
  8. 8 메트포르민 NDMA 검출 제품 판매 재개, 공은 또 제약업계로
  9. 9 삼진제약 공동오너경영 체제, 2세서도 유지 가시화
  10. 10 1차 치료제 전이성대장암 좌우, 얼비툭스 존재 이유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포토
블로그
등록번호 : 서울아 00156 등록일자 : 2006.01.04 제호 : 메디파나뉴스 발행인 : 조현철 발행일자 : 2006.03.02 편집인:김재열 청소년보호책임자:최봉선
(07207)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21가길 19, B동 513호(양평동 5가 우림라이온스벨리) TEL:02)2068-4068 FAX:02)2068-4069
Copyright⒞ 2005 Medipan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