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수가제·약국종업원' 공론화, 약사회 임원들의 생각은?

약사회, 정책토론회서 의견 수렴… 차등수가제 입장 팽팽, 약국종업원 직능자격화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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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사회의 현안 중 입장 차가 커 해결이 쉽지 않은 주제인 차등수가제 유지 여부와 약국종업원 제도 도입 관련 공론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대한약사회가 진행한 '2019년 전국 임원 정책대회' 둘째날에는 임원들과 함께 하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서는 차등수가제와 약국보조원제에 대한 의견청취와 토론과정 등을 거쳐 공감대를 넓히는 시간을 가졌다.
 
다만 약사회는 이번 토론회가 현직 임원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라고 강조하며 정책 결정과 추진을 위해 준비된 자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 차등수가제 입장 '팽팽'… "약국 신뢰 저하 우려" VS "인건비 부담, 처방분산효과 없어"
 
 
윤중식 대한약사회 보험이사의 발표로 진행된 차등수가제 유지 여부에 대한 토론은 차등수가제 유지냐, 폐지냐를 두고 팽팽한 입장 차를 엿볼 수 있었다.
 
윤중식 이사에 따르면 차등수가제는 지난 2001년 7월 의약분업 이후 의원 환자 수 및 약국 조제건수 증가로 진료와 조제 서비스의 질 관리에 대한 우려 및 특정 요양기관으로 환자 집중에 따른 부작용 등이 문제 제기돼 질적 수준을 제고할 수 있는 장치로 마련됐다.
 
약사 1인당 조제건수 75건 초관시 초과분에 대해 조제료가 차감지급되는 제도다. 75건 이하는 조제료가 100% 지급되지만 75건에서 100건은 90%, 100건 초과 150건 이하는 75%, 150건 초과는 50%가 지급된다.
 
의료계는 제도 도입 이후 의사협회 및 학회 차원 및 국정감사 등을 통해 차등수가제의 문제점 및 개선을 요구해 지난 2015년 폐지됐지만 약국, 치과의원, 한의원 등은 차등수가가 유지되고 있다.
 
약사사회에서는 차등수가제를 유지하는 부분과 관련 다양한 이견이 존재한다.
 
먼저 정책적 측면에서 차등수가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약사 서비스의 질 관리와 환자 안전 제고를 위한 약사 직능의 노력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폐지를 요구하는 입장에서는 현지조사 시 소요되는 행정적, 심리적 고통 감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환수, 업무정지, 과징금 등의 행정처분 부담기 크다는 것.
 
환자 안전 측면에서도 입장 차는 분명했다. 유지 입장에서는 폐지 시 1인당 조제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 처방전 검토 미흡, 조제 실수, 악화사고 등의 위험이 증가해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결국 약사의 국민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폐지 입장은 차등수가제가 있다고 약사의 서비스 질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고 현행 기준인 75건 이상 조제 시에도 충분히 양질의 조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약국 경영 측면에서도 팽팽했다. 유지 입장은 근무약사 인건비가 발생하지만 일반매약 증대 등 약국수익 증가에 더 효과가 있다는 판단이며 약국 간 조제로 양극화를 완화하는 제도라는 주장이다.
 
폐지 입장은 차등수가에 따른 근무약사 인건비 부담이 크고 약사들이 받을 수 있는 조제료를 국고로 환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의사들도 폐지해 형평성 면에서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처방전 분산 효과도 없다는 입장도 포함됐다.
 
 
약사 일자리 측면에서 본 유지 측 입장은 폐지 시 자동조제기 등 장비 구입으로 약사인력을 대체하게 되고 서면 복약지도로 약사의 복약지도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폐지 입장은 조제, 복약지도 등 약사의 고유한 역할이 있어 근무약사 고용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지방의 경우 근무약사 고용이 지금도 어렵기 때문에 약사 일자리 문제와는 무관하다는 판단이다.
 
현장 토론을 진행한 임원들의 생각도 엇갈렸다. A임원은 "차등수가제가 폐지되면서 약사 1인당 많은 수의 조제를 하게 되면 복약지도 시간은 짧아지고 편법이 만연하게 될 것"이라며 "약사수를 줄이거나 약국 조제 환경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유지 입장을 보였다.
 
B임원도 "차등수가제는 유지되는 쪽이 좋다고 본다"며 "약국 입장에서는 규제가 되기 때문에 좋지 않겠지만 약사 직능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도 있어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C임원은 "1인당 조제건수 75건이 넘어간다고 부실하고 75건 이하로 낮춘다고 부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고용유인 효과는 별로 없고 수익적 측면에서도 미미하다. 차등수가제 자체는 의미가 없고 후배들의 일자리 문제는 다른 방법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폐지 입장을 나타냈다.
 
D임원은 "수가협상 과정에서도 문제다. 의료계는 차등수가가 없는 상태에서 실컷 수가협상을 하고 차등수가로 추가 삭감이 된다는 것은 잘못된 구조"라며 "근본적으로 차등수가제에 대해 반대한다"고 전했다.
 
◆ 약국종업원 업무범위 명확화 '공감', 직능자격제도는 '반대'
 
약국종업원에 대한 직능자격제도 도입에 대한 약사회 임원들의 생각을 듣기 위한 토론도 이어졌다.
 
발표에 나선 이광민 정책기획실장에 따르면 사무·행정, 일반약 판매, 의약품 조제, 건강증진 서비스 등의 약국 업무 중 종업원의 직무 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야 할 지에 대한 부분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 왔다.
 
 
지난 2018년 약사회가 조사한 약국보조원 직제 도입 타당성 연구를 통해서도 약국 보조원을 고용하고 있다는 약국은 조사대상 약국 중 23.9%에 달했고 구체적인 업무를 보면 조제실 및 일반업무를 모두 보조하는 경우가 63%에 달했다.
 
이광민 실장은 "약국 종업원 양성 민간교육 현황을 보더라도 종업원 제도를 전제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의식하기 때문에 민간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약국 종업원 직능자격화에 대한 이견도 크다. 이 실장이 공개한 종업원 직능자격화 촉진요인을 보면 복약지도 등 약료서비스 질 향상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와 전문성을 계발·활용할 수 있는 역할로의 전환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을 꼽았다.
 
병원 조제실 등 약사인력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고 종업원들의 직업의식이 미흡한 것도 원인이다.
 
사회적 환경도 변화되고 있다. 무자격자 조제 관련 민감도가 상승했고 조제실 투명화 요구 등이 약사사회를 압박하고 있으며 종업원에 대한 최저임금이 내년도 220만원으로 예상되면서 고비용으로 종업원을 고용할 경우 훈련된 종업원을 통한 업무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반면 종업원 직능자격화를 보는 우려의 시선도 많다. 종업원의 일반약 판매, 조제 등 불법 카운터 양산이 우려되며 종업원 조직화로 인한 향후 인건비와 직능이익 보장 요구 등이 이뤄질 것이라 지적이다.
 
여기에 근무약사 일자리가 감소될 수 있고 조제업무 이외의 약사서비스 수가 개발 미흡으로 조제수가 수입이 감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무인약국 등장 등 조제자동화 발달로 인한 종업원의 직능자격화가 불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현장에서 토론을 진행한 약사회 임원들은 약국 종업원에 대한 세부적인 직무 범위를 규정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했지만 직능자격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부분에는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E임원은 "종업원에 대한 자격을 제도화하면 업무가 명확해지지만 교집합이 생기는 업무에 자격을 준다면 약사 업무 영역을 침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직능 자격화는 완전 반대다. 종업원에 대한 감독·지시는 약사의 권한인데 법제화를 하게 되면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F임원도 "단순업무 규정은 필요하지만 제도화는 득보다 실이 크다. 후배 약사들의 앞길이 막막해질 것"이라며 "점차 자동화 기기의 발달로 약사 업무량도 줄어들게 될텐데 조제 보조가 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꼭 양성화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적극 반대한다"고 전했다.
 
G임원은 "조제보조원이 제도화되면 약사를 적게 써서 복약지도를 신경쓰지 않게 될 수도 있어 서비스 질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약사회가 테크니션 제도 자체를 꺼내는 것은 위험하다. 테크니션 사이트를 보면 직능 강화 요구가 많은데 차등수가제까지 무너지면 약사로 더 살 이유가 없다"고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H임원은 "종업원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성은 있지만 직능 자격제도와는 다르다는 것이 공감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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