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신약은 계속 나오는데‥국내는 '보톡스'조차 비급여

대한두통학회, 편두통 예방 치료 약물 가이드라인 발표‥'예방요법' 중요성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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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편두통` 신약이 거듭 등장하면서 해외에서는 이미 이들의 약물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만성 편두통에 예방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보톡스`조차 몇년 째 비급여 상태다. 보톡스 급여를 요구하는 움직임은 지속됐으나, 편두통이 다른 질환보다 위중도가 떨어지며 관심이 적다는 이유로 논의가 이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 편두통 신약이 들어온다고 한들, 환자들의 접근성은 떨어질 것이 뻔하다. 환자들이 대부분 실손보험으로 치료제 비용을 경감하고 있다지만, 예방요법으로 사용되는 보톡스가 급여를 받지 않는 이상 후발 CGRP 항체 신약들의 급여는 쉬운 과정이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한두통학회도 편두통에 대한 질환의 인지도와 치료 필요성을 알리고, 올바른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편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아픈 증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질환이다. 편두통은 4시간에서 길게는 72시간 동안 머리가 지끈거리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구역·구토 등의 소화기 문제가 동반되는 특징을 보인다.
 
문제는 적절한 치료가 없다면 이 편두통 환자들의 고충이 날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대한두통학회가 2009년과 2018년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편두통 유병 현황과 장애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편두통으로 인해 결근이나 결석을 하거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환자가 31.2%으로 과거(12.1%) 대비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이나 직장 업무, 가사에서 능률 저하를 느꼈다는 응답도 44.8%로 2009년(26.4%) 대비 1.7배 증가했다.
 
또한 두통으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는 HIT-6 검사에서 '상당하거나', '심각한 영향'이 있다고 답한 편두통 환자가 29.7%(2009년)에서 40%(2018년)로 약 1.3배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대한두통학회 부회장)는 "편두통은 WHO에서 선정한 질병 부담 2위의 질환이다. 조사를 통해 국내 편두통 환자들의 사회적 제약이 심각하며, 그 부담이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편두통이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중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임을 고려할 때, 일상생활의 제약이 반복된다면 곧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편두통 환자의 5명 중 3명은 두통으로 인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병의원을 방문한 환자는 고작 16.6%에 그쳤다.
 
이에 대한두통학회는 '두통도 병이다'라는 메시지로 두통 인식 개선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두통의 올바른 진단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힘썼다.
 
그 결과, '삽회편두통 예방 치료 약물 진료지침'이 마련됐다. 편두통의 예방 치료는 두통 발생 시 통증과 동반증상을 완화하는 급성기 치료와 달리, 두통 횟수와 강도, 만성화 위험을 감소해주는 치료이다. 전체 편두통 환자의 1/3 정도가 이 예방치료가 요구된다.
 
예방 치료는 편두통 환자 중 생활 습관 개선과 급성기 치료를 적절하게 시행했음에도 ▲편두통이 효과적으로 치료되지 않거나 ▲질환으로 인해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 ▲급성기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두통 빈도가 작는 경우에 강력 권고된다. 급성기 치료제를 월 10~15일 이상 사용하는 환자도 마찬가지.
 
편두통 예방 치료 약물 중 ▲강한 권고 등급과 높은 근거 수준인 약물에는 프로프라놀롤, 토피라메이트, 디발프로엑스나트룸 제제가 제시됐다. 이밖에 ▲메토프롤롤은 현재 보험 급여 인정 기준에 편두통이 포함돼 있진 않지만 강한 권고 등급과 높은 근거 수준의 약물로 분류됐다.
 
▲아미트리프틸린은 보통의 근거 수준이나 강한 권고 등급 약물로 언급됐으며, ▲플루나리진, 발프로센 제제는 근거 수준은 높지만 약한 권고 등급을 받았다.
 
▲아테놀롤, 니돌롤, 칸데사르탄, 벤라팍신 제제는 보통의 근거 수준과 약한 권고 등급으로, ▲네비볼롤, 신나리진, 리시노프릴, 레베티라세탐, 조니사미드는 낮은 근거 수준으로, ▲노르트리프필린은 아주 낮은 근거수준으로 고려됐다.
 
예방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최소 2개월 이상 지속 후 판단할 수 있으며, 효과적인 경우 3개월 이상 지속 후 용량을 감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을 시도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부회장(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은 "편두통은 급성기 치료 못지 않게 예방치료가 중요하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대한두통학회가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 작업한 첫 편두통 예방치료 진료지침으로 국내 현실에 맞게 적극적으로 활용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진료지침으로 국내에도 적극적 '편두통 예방치료'가 새롭게 자리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됐듯, 국내에서는 편두통에 대한 신약이 급여를 받을 수 있을지는 오리무중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항체'인 암젠/노바티스의 '에이모빅(Aimovig, erenumab)', 테바의 '아조비(Ajovy, fremanezumab)', 릴리의 '엠갈리티(Emgality, galcanezumab)' 등 주사제가 출시됐다. 그리고 바이오하벤의 '리메게판트(Rimegepant)'가 경구제로 개발됐다.
 
국내에는 아직 편두통 치료제로 오래도록 사용된 `보톡스`조차 급여가 되지 않고 있다. 보톡스는 기존약에도 효과가 없던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여겨져 왔다. 보톡스 주사는 최근 미국신경과학회(ANN)가 권고할 만큼, 3개월간 편두통을 현저하게 줄이고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에서 보험이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군발성 구통`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촉구됐다. 군발성 두통은 매우 심한 통증이 밤마다 주기적으로 몇 주 혹은 몇 개월에 걸쳐서 나타난다.
 
국내에는 만명정도 존재하는 희귀 두통으로, 학회 차원에서 희귀질환 신청이 있었으나 통과되진 못했고, 군발성 두통 치료제로 베라파밀, 리튬이 사용되고 있지만 급여는 되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에서 간헐성 군발성 두통을 예방하는 약제로 엠갈리티가 허가됐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지대 을지병원 신경과)은 "두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꾀병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인식이 있었던 탓에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이제 신약이 계속 나올 예정인데,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을 고려해 보험적용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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