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가 만든 '학이 사는 세상'‥"희망 지킴이 되고 싶어요"

[연중기획 희망뉴스] 소아암에 이어 대장암 치료중인 신현학 군
유튜브 통해 암 환자에 대한 편견 깨기와 희망 메시지 전달하는 20대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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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학이 사는 세상'에는 '암 환자'인 신현학(97년생·사진) 군이 주인공이다.
 
신현학 군은 8살 때 횡문 근육종을 판정받은 후 2년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 이후 소아암 완치자로 살아오다가 올해 2월, 또 다시 대장암(직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23세의 나이이지만, 두 번의 암을 겪은 신현학 군. 그렇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할 수 있다'라는 용기가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신현학 군은 직장암 판정 후 곧바로 유튜브 '학이사는세상'을 개설했다. 아직은 초짜 유튜버이지만, 암이 부끄러운 질환이 아니며, 암 환자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모습을 담기로 결정했다.
 
물론 치료가 쉽지는 않았다. 치료 과정 중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도 있었고, 체력이 남들보다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제한도 있었다.
 
그런데 신현학 군은 이를 고스란히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암 환자에 대한 여려 편견을 없애는데 본인의 영상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신현학 군의 이러한 의지는 실제로도 순기능을 만들었다. 영상에 달리고 있는 댓글들은 신현학 군의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는 사람, 공감하는 사람, 그리고 암 환자에 대한 편견을 없앴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저를 보고 암 환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대로 만족해요."
 
메디파나뉴스는 신현학 군을 만나, 그가 사는 세상을 들어봤다.
 
◆ '소아암'에 이어 '대장암'‥"이겨낼 수 있습니다"
 

신현학 군은 유튜브를 통해 이른바 '암밍아웃'을 했다. (암+커밍아웃 : 자신이 암 환자임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
 
본인이 대장암(직장암) 환자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암 진단과 치료 중 경험한 어려움과 고민 등을 공개함으로써 희망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새로 발생한 약 23만건의 암 중에 12.3%(2만8000여건)를 차지하며 위암(13.3%)에 이어 남녀 전체에서 발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40~50대 중장년층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었지만, 최근에는 20~30대의 젊은 대장암 환자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함께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현학 군은 이미 어렸을 때 소아암을 겪은 바 있다. 그래서 소아암 완치 후, 누구보다 꾸준히 운동과 식단 관리를 했다.
 
이전부터 잦은 혈변을 보긴 했지만, 이종격투기와 같은 격한 운동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다는 그.
 
신현학 군은 "처음에는 혈변이 나와도 운동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운동하는 사람들은 치질에 흔하게 걸리기 때문에 혈변도 잦다. 그런데 대장 전문 내과를 방문했더니, 그 곳에서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직장암이었다"고 회상했다.
 

현학 군의 주치의인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이우용 교수<사진>도 대장암의 초기 증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치질은 선홍색으로 새빨갛다. 그러나 약간 검은색이 섞이거나 다른 증상이 있을 때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젊은 사람들은 혈변이 직장암의 증상이라고 생각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증이 동반되거나 이상 증세가 있으면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올해 2월, 현학 군은 직장암 3기를 진단받았다.
 
대장암은 크게 1, 2, 3, 4기로 나뉜다. 1기는 종양이 흔히 말하는 대장의 점막, 표면에만 있는 것인데, 이 때는 일찍만 발견되면 내시경으로도 제거 가능하고, 국소 절제를 해도 된다. 2기는 암세포가 점막을 지나 근육까지 침범을 한 것이다.
 
3기는 암이 장 점막을 지나 근육질을 통과해 혈관을 따라 임파선까지 뻗어 있는 단계이다. 4기는 간이나 폐 쪽으로 전이가 된 상태를 말한다.
 
기자와의 첫 만남에서도 현학 군은 다부진 체격이 눈에 띄었다. 그런 그가 20대 때 또 다시 직장암을 판정받다니. 처음엔 충격이 컸다고 한다.
 
현학 군은 "8살 때 소아암 중에서 횡문 근육종을 앓았다. 그 당시 암이 골반 부위, 척추 인근에서 발견됐고 9살 9월 즈음에 치료가 완전히 끝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직장암이라니. 어떻게 나에게 두 번의 암이 찾아올까라는 생각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현학 군은 의지가 강해 3월부터 바로 치료에 돌입했다. 이미 한번 소아암을 앓았기 때문에 직장암을 받아들이는데 어렵지 않았다고.
 
직장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완치다. 하지만 직장 주변에는 성기능이나 소변과 관련된 신경 등 중요한 기관이 많다. 그리고 수술 부위가 항문에 너무 가까워 항문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평생 배변주머니를 차고 살아야 한다.
 
이 교수는 "과거에 직장암은 수술을 먼저 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성기능, 배변 주모니 착용 여부 등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수술 전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동시에 진행해 암의 크기를 작게 만든다. 이 수술 전 치료 요법은 비교적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암의 크기가 작아지면, 항문에서 치료 부위까지의 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수술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이는 또한 국소 재발률도 낮춘다.
 
이 교수는 "암 덩어리가 크면 골반이 좁아져 손이 안 들어가는데 크기가 줄어들면 수술이 훨씬 쉽다. 수술 전 방사선과 항암치료는 6주 동안 진행하고, 암세포 덩어리가 줄어들 때까지 8주를 기다린다"고 설명했다.
 
신현학 군은 방사선 치료와 경구항암제인 '젤로다'를 함께 복용했다.
 
수술 전에 쓰는 항암제는 5-FU라는 통합제제로 대부분 주사제이지만 젤로다는 경구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젤로다는 방사선 감수성 증강 물질(radio sensitizer)라고 해서 방사선 치료 효과를 올리는 것이 목적이다.
 
신현학 군은 수술 전 치료는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아무래도 치료 부위가 항문 쪽과 가까웠기 때문에 화장실을 갈 때 불편하거나, 진물 같은 것이 나와 어려움이 꽤 있었다. 그래도 잘 견뎌낸 것 같다."
 
다행히 신현학 군의 결과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수술 전 치료를 잘 견뎌낸 덕분에 암은 다 떼어낸 상태.
 
이 교수는 "일단 현학 군의 항암치료 반응은 아주 좋았다. 가끔 젊은 환자 중에서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거나 치료에 무관심한 경우도 있는데 현학 군은 잘 싸우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실제로 치료를 잘 받았다"고 말했다.
 
지금 현학 군은 행여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들이 남아있을 가능성을 감안해, 이들을 죽이는 보조 항암요법 치료를 받고 있다. FOLFOX(Fluorouracil + Leucovorin + Oxaliplatin) 요법이 그 예다. 이중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 주사제의 경우 백금 제제로, 신경독성이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많이 힘들어 하곤 한다.
 
그래서 현학 군은 수술 전 치료보다, 치료 후 항암치료가 체력적 소모가 심하다고 전해왔다.
 
현학 군은 "아무래도 수술 후가 본격적인 항암치료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더 있는 것 같다. 오심, 구토가 기본적이고, 차가운 것을 만졌을 때 따끔한 것과 같은 말초신경 부작용이 있다. 그래도 아직은 3차 항암치료라 버틸 만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치료 받는 환자 중에서 5~10% 정도, 많게는 20%까지 암세포가 100% 없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신현학 군도 암세포의 사이즈가 많이 줄었다. 그래서 첫 번째 치료 목적이었던 항문을 살리는 것은 성공했다. 수술 전 항암치료와 수술까지는 잘 끝났고, 현재까지의 치료 경과는 좋다. 그래도 앞으로 5년 간은 지켜봐야 한다. 이제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고, 이 치료가 끝나야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암 환자의 `희망 지킴이`가 된 기분‥'학이사는세상' 개설 이유
 

초보 유튜버인 신현학 군에게 물었다. 치료를 받기도 힘들텐데, 영상 제작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이냐고.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내가 암 환자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고 말을 했기 때문에 그 말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힘을 내야 한다. 유튜브 구독자들이 댓글로 따뜻한 말이나 응원을 해주는 덕분에 나도 힘을 얻고 있다."
 
신현학 군은 젊을 뿐더러, 신체적으로 몸이 다부진 체형이기 때문에 흔히 사람들은 '암 환자'라고 하면 믿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암 환자의 겉모습은 머리가 빠지고, 왜소한 체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편견'이다. 현학 군은 암 환자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고, 암 환자에게 필요한 배려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암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하나의 질병일 뿐이기 때문에 감춰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암 환자라고 밝힌 뒤 주위의 시선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생각하지 못한 무례함 때문에 주변 인간 관계가 정리 되는 부분은 있다."
 
그래서 신현학 군은 유튜브라는 소통 창구를 택했다.
 
그는 "암 치료가 외로운 싸움은 맞는 것 같다. 그래도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유튜브와 같은 활동적인 일을 하면서 내 자신을 가두기 보다 세상 밖에 나와서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학 군의 말을 빌리자면,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이 생겼다고 한다. 가령 운동 컨텐츠를 찍기 위해서라도 평소보다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현학 군은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있지만 건강을 해칠 정도로 힘들게 하지 않고, 잘 조절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게다가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자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났고, 현학 군을 통해 힘을 얻었다는 사람들이 생겼다. 현학 군은 그들을 통해 암 극복 의지가 더 강해지게 됐다.
 
"어렸을 적에 앓았던 횡문 근육종 환자의 보호자께서 주신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우리 아이에게 희망이 되어 달라고 했다. 건강한 내 모습이 아이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또 희망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
 

신현학 군의 꿈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20대인 그에겐, '학이사는세상'은 성장할 일만 남아있다.
 
현학 군은 "우선 꼭 암 뿐만이 아니라 건강을 걱정하는 분들에게도 유익한 유튜브 채널이 되었으면 좋겠다. 암이 다 나아서도 유튜브는 계속 운영할 것이기 때문에, 암 환자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 유투버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심스럽지만, 현학 군은 최종적인 꿈에 대해서도 살짝 귀띔했다.
 
"내 이름을 딴, 암 환우를 위한 재단을 설립해 좋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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