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개인정보 활용법, 제2의 IMS.."별도의 규제 마련"

정부여당 발의안 계류..통과시 통신, 금융 등 무한 활용 가능 지적
복지부 "찬반논쟁은 더이상 무의미..보다 안전하게 활용할 방안에 대한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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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보건의료 개인정보를 익명화할 경우 연구, 시장조사 등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학계·의료계 등이 각종 폐해를 우려해 규제가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더이상의 찬반 논쟁은 무의미하며 적극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되, 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반론을 내놨다.
 
무상의료운동본부·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상희·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마련한 개인 건강의료정보 및 유전자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침해 및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개인정보의 개념을 명확히하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과 기준 등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에는 과학적 연구, 시장조사 등 상업적 목적의 통계작성, 공익적 기록보존 등의 목적으로도 가명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개인정보의 오·남용 및 유출 등을 감독할 감독기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관련 법률의 유사·중복 규정은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일원화해 개인정보의 보호를 강화하도록 했다.
 
법안을 발의한 인재근 의원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핵심 자원인 데이터의 이용 활성화를 통한 신산업 육성이 범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이용이 필요하다"면서 "안전한 데이터 이용을 위한 사회적 규범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해당 법안에 대해 건강과대안 이상윤 책임연구위원(직업환경의학전문의)은 "보건의료 개인정보의 경우 원칙적으로 익명화가 불가능하고, 개인식별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고도로 민감한 내용이며 유출 및 악용시 그 피해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 같은 특수성으로 인해 의료정보 유출시 의사-환자 간 신뢰를 상실할 수 있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으며, 보험가입 제한 등 개인 사회생활에 해악이 될 수 있다"면서 "공공의료가 90% 이상인 유럽의 GDPR에도 못 미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다양한 사회적 해악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GDPR법은 건강정보 정의와 원칙적 처리금지 조항이 담긴 법으로, 명시적 동의, 공중보건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 등에 대해서만 활용을 허용하고 있다. 개인의 동의 없이 어떠한 연구도 불가능하다는 원칙이 있으며, 다만 연구 대상이 모두 사망하는 등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경우 별도의 소명절차를 거쳐야만 진행할 수 있다.
 
이 위원은 "유럽의 GDPR 수준으로 정보 주체의 정보인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별도의 규제 및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사무처장 역시 "유럽의 경우 공공의료가 95%인반면, 우리나라는 민간의료가 95%다. 유럽의 GDPR보다 대폭 완화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각종 기업들이 개인의료정보를 활용해 상당한 문제가 발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보인권연구소 오병일 연구위원도 "최근 약국의 처방전을 모아서 IMS 헬스에 넘긴 사례가 발생했다. 개정안은 가명처리만 되면 개인정보의 폭넒은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고, 결합, 제공이 가능하도록 풀어줬는데, 이 경우 IMS와 같은 사례가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통신, 금융, 의료 등 대기업 사이에 고객정보의 무한 공유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도 부재하고, 개인정보 영향평가가 공공기관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오남용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 위원도 "보다 엄격한 규율을 마련해 법안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연구자 검증 절차도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는? "더이상 찬반 논쟁 그만..안전하게 활용하자"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더이상 무의미한 찬반 논쟁을 멈추고,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자는 입장이다.
 
복지부 오상윤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의료정보 민감정보고 정보주체 권리가 중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서 적극적인 빅데이터 활용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과장은 "빅데이터 활용 이점은 충분히 입증된만큼 이제는 개인정보 활용을 보다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공공목적의 보건의료 연구를 추진하고, 그 결과물에 대해 사회적 환원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설득했다.
 
NHS는 글로벌 제약기업에 빅데이터를 제공하되 사회적인 환원여부를 보고 데이터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를 언급했다. 오 과장은 "이런 접근이 합리적이다. 이제는 데이터 활용 기술과 국민 편익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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