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교정시설' 공직약사들 "사명감 가진다면 성취감 커"

약사학술제서 업무사례 소개… 이상기 소장 "마약류 등 약물 검정 업무 증가, 약사 역할 중요"
김희은 약무사무관 "교정시설 내 환경 열악, 가치 나눌 수 있어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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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을 갖고 특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공직약사들의 사례들이 소개돼 약사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일 코엑스에서 진행된 '제5회 대한민국 약사학술제'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법무부 교정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직약사들의 업무 사례가 각각 소개됐다.
 
먼저 27년째 공직약사로 근무 중인 이상기 대구과학수사연구소장<사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업무 중 약사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국과수 근무 약사는 총 44명으로 본원 밥독성학과, 서울 법독성화학과, 4개 지방연구소 및 제주출장소 약독물실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은 주로 변사사건, 약독물이용 범죄사건 등의 약독물 감정 및 연구와 마약류·성폭력관련 감정 업무 등을 다루게 된다.
 
이상기 소장은 "하나의 물질이라 하더라도 생체에 투여하는 양과 형태에 따라서 독으로도, 약으로도 될 수 있어 독과 약은 근본적으로 볼 때 다른 것으로 구별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며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아스피린 과다 복용으로 인한 중독사 등 상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약물 사건 감정업무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약물 사건 감정업무의 대표적 사례로 최근 떠들썩했던 제주도 전 남편 살해사건, 일명 고유정 사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에 진전이 되지 않고 있는 상항에서 차량에서 발견된 이불에서 채취한 피해자 혈은에서 국과수 소속 약사들이 감정을 통해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을 발견한 것.
 
이는 이번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로 활용됐고 국과수 내에서도 이 같은 사건 발생에 대비해 졸피뎀 외 약물에 대한 감정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근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마약류 관련 감정 사례가 200% 이상 증가하면서 약물 감정 업무의 필요성이 크게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약물 감정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국과수 내의 약사들의 역할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터.
 
이 소장은 "마약류를 비롯해 약물과 관련한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어 업무는 많아졌지만, 약사들은 모자란 것이 사실"이라며 "약사들의 정원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소장은 국과수를 꿈꾸는 약사 후배들을 향해 사명감을 갖고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이 소장은 "대학에서 교수들로부터 국과수에 들어오는 것이 꿈이라는 학생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듣지만 선뜻 용기를 내서 시도하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급여만 생각하면 할 수도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신중하게 생각해 들어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허상을 보지 말고 진정성 있게 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일에 대해 풀어가는 성취감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건 사고를 접하면서 약물로 인한 원인을 찾아가는 것의 즐거움도 있고 나쁜 사람들이 벌을 받게 된다는 부분을 실제로 보게 되면서 보람도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 교정본부 소속의 서울남부구치소 김희은 약무사무관<사진>도 교정시설 내 약무직의 역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희은 약사에 따르면 교정시설의 약무직은 15명의 정원 중 현재 전국에 13명이 근무 중이다. 전체 시설이 53개라는 점에서 약무직이 근무하지 않는 시설도 상당수가 존재한다.
 
연간 투약인원이 800만명이 넘는 다는 점에서 산술적으로 약사 1명당 평균 630명 정도의 투약 업무를 해야 해 업무부하가 상당한 편이다.
 
김 약사는 "전국에 13명의 교정시설 약무직이 존재하지만 정년퇴직하실 분도 있고 해서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사가 없는 시설도 많아 환자 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정시설 내 가장 중요한 약사 업무는 의무관 진료 관련 처방검수와 조제다. 교정시설 내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1일분 단위 지급이 원칙이다. 이에 외부에서 들어온 약을 보관하고 있다가 1일분 단위로 조제한다.
 
보관 시에는 수용자 성명, 용법, 투약일자 등을 기재해서 수용동에 전달하고 환자가 안 먹는 경우 반납 받아서 회수의약품 처리 지침에 따라 처리하는 역할도 한다.
 
교정시설인 만큼 외부에서 복용한 약과의 중복 교차 점검도 약사들의 중요 업무다. 의무관이 약 처방 과정에서 외부에서 어떤 약을 먹고 있나를 파악해 처방하는데 약제실에서 중복 교차 점검을 해줘야 한다.
 
내년부터 교정시설 내에서도 DUR을 통해 교차점검이 이뤄질 예정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는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형태였다. 환자 출소와 이송시 의약품 전달도 약사들의 업무다.
 
이와 관련 김 약사는 "교정시설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약무관의 중재가 필요한 부분이 많지만 약무관이 없는 시설도 많아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약사들의 역할도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무관이 있다는 것이 교정시설 내 직무수행에 도움이 되고 있다. 힘든 일도 많지만 이 일을 약사 없이 했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내 힘을 발휘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약사는 "약사들의 능력이 필요한 곳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꼭 교정시설이 아니더라도 약사가 필요한 곳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힘들지만 가치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약사들의 역할 확대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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