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로 부당청구 했다는 한의사, 법원은 어떤 판단?

행정업무 담당자 실수에서 벌어진 부당청구‥최고한도 업무정지 처분은 '재량권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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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요양급여 부당청구로 최고한도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한의사가 법원에 의해 구제됐다.

행정업무 담당자에게 바뀐 요양급여비 청구 방법을 전달하지 않아 벌어진 사건으로, 고의로 '속임수'를 써서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청구한 것은 아니기에 행정처분을 다소 감경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5행정부는 한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보건복지부로 하여금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한의사 A씨는 본인 개설·운영하는 한의원에서 비강내치요법, 추나삼차원교정술 등의 비급여대상 진료를 하면서 유침법 침술 등을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실시한 것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4,700여만 원의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는 혐의로 공단 현지조사를 받았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5년 10월 22일부터 3일간 재차 현지조사를 실시했고, A씨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145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A씨는 이 사건 기간 동안 침법을 변경하여, 유침법 침술 대신 독립적 진료항목으로서 요양급여대상항목에 해당하는 사혈침과 소아침 시술을 시행했는데, 행정실무 담당자가 실수로 이전 진료방법인 유침법 침술 등에 해당하는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행위는 단순 부당청구에 해당할 뿐 속임수를 사용하여 부당청구 한 것이 아니기에, 이 사건 처분이 이와 다른 사실을 전제로 하여 이뤄진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지조사 중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이전에 유침법을 사용했다가, 현재는 행침법을 사용 중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사건 관련 수진자들과 당시 근무했던 간호사들도 이를 인정하여, A씨가 이 사건 기간에 유침법이 아닌 사혈침과 소아침 시술을 했다는 증명됐다.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한 것처럼 실제로 A씨가 '속임수'가 아니었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봤는데, 여러 증거들과 A씨의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A씨가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 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으로 보일 뿐, 속임수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고의로 침법 변경 사실을 간호사에게 고지하지 않아 요양급여비용을 부당청구했다는 혐의로 사기죄로 기소된 바 있다.

하지만 A씨 한의원에 근무했던 직원 B씨는 "요양급여 청구와 관련된 업무는 직원들이 전적으로 처리했고, A씨는 위 업무에 관여하고 있지 않았으며, 현재도 이 업무는 직원들이 처리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련 형사사건에서 검찰도 "A씨가 원장으로서 침법 변경에 따른 요양급여 청구항목 변경을 담당 간호사에게 고지하지 않아 침법 변경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간호사가 기존 관례대로 청구한 결과 부당청구가 된 사안"이라고 판단해 적어도 A씨가 직접 보험청구내역을 입력해 청구한 것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이에 형사사건 제1심법원도 "이 사건에서 문제된 요양급여청구는 6천 건 이상이고, 2013년 10월 13일 약 2,500건이, 2014년 2월 11일 나머지 약 3,500건이 한꺼번에 청구된 것으로 위 입력은 진료를 담당하는 원장인 A씨가 했다기보다는 행정업무담당자가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고등법원 재판부는 "이 사건 기간 요양급여청구는 A씨가 아닌 행정업무 담당자가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A씨가 그 행정업무 담당자에게 침법이 바뀌었음에도 과거에 하던 대로 그대로 청구하라고 지시했다거나, 행정업무 담당자가 과거에 하던 대로 청구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변경된 내용대로 청구할 것을 고의로 지시하지 않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 사건 처분이 '속임수'로 부당청구했다는 전제하에 이뤄진 것이나, 이 사건 처분의 이러한 전제 사실이 깨지면서, A씨에 대한 행정처분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A씨가 받은 처분은 최고한도의 업무정지 처분인데, A씨는 국민건강보험법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고, 속임수가 아닌 그 밖의 부당한 행위에 의한 부당청구이기에, 감경된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부과처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재판부는 "처분을 할 것인지 여부와 처분의 정도에 관해 재량이 인정되는 행정처분에 대해 그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했을 경우 법원으로서는 재량권의 일탈 여부만 판단할 수 있을 뿐이지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가 적정한 것인지에 관해서 판단할 수 없어, 그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으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이 사건 처분은 전부 취소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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