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료기술 장벽 부딪힌 한의계‥우회보단 연구역량 키워야

약 10년 동안 한의신의료기술 등재 단 한 건‥한의계 "별도 한의과위원회 필요"
로컬에서 경험 중심의 한의계‥구습 탈피해 연구, 근거 중심으로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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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신의료기술 평가제도가 도입된 지 약 10년만에 처음으로 한의기술이 신의료기술로 등재됐다.

유효성과 효과성에 대한 근거 부족을 이유로 한 의과계의 반발에도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이 높은 진입장벽을 넘으면서, 향후 신의료기술 신청에 대한 한의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해법은 그간 경험에만 의존했던 구습을 탈피하고, 연구를 통해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서울 삼정호텔 2층 라벤더홀에서 '제4차 한의약 중흥을 위한 미래기획포럼-한의약의 우수한 독립영역 발굴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개술 개발·활용 전략'을 개최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신의료기술평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2016년까지 신의료기술 분야별 신청 건수는 전체 2,121건이지만, 그 중 단 2%인 42건 만이 한의과 신청이다.

현재까지 한의과 신의료기술 평가신청 건수는 총 44건이지만, 그마저도 인정받은 21건(48%) 중 20건이 '기존기술'로, 단 한 건 만이 '신의료기술'로 심의를 받았다.

인정받지 못한 23건 중 13건이 신청취하 또는 반려됐고, 신의료기술 평가 신청을 했지만 문헌적 근거가 부족해 '조기기술'로 받아들여진 기술이 8건, 연구단계가 2건이었다.

실제로 한방 음악치료로 신의료기술 평가 신청을 한 경험이 있는 이승현 사계절한의원 한방음악치료센터 센터장은 "한땀 한땀 직접 보고서를 작성해 신의료기술 평가 신청을 했는데,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기기술로 심의되어, 아직까지 인정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10년 동안 한의 기술이 신의료기술로 등재되지 못한 배경에는 전문위원 평가 및 소위원회 등에서 관련 실무자가 많지 않고, 연구자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위원 구성에 있어서 의사 위원수가 약 50% 수준(전체 20명 위원 중 9명)을 차지하는 등 의과 위주로 위원이 구성돼 있어 구조적으로 한의 신의료기술이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경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원장 또한 "신의료기술에 등재하려고 해도, 거의 대부분이 기존 기술하고 겹치며, 일부 기술은 의과 행위랑 겹치는 행위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또한 의과의 반대 등으로 정치적 문제로 번지기도 해 너무나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의계는 한의약에 대한 신의료기술 평가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고 호소했다.

이에 최도영 대한한의학회 회장은 "사실 한방은 과학적 증거보다, 경험적 증거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한의약 신의료기술 평가에 달리 이용할 수 있는 트랙이 마련되면, 한의약의 우수한 기술이 보다 빨리 개발 및 활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의과에서는 제약회사, 기업 차원에서 신의료기술 등재 과정의 모든 것을 지원해 준다. 실제로 신의료기술 제도에서 임상 연구 승인을 받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고, 개인이 하기 만만치 않다"며, "당연히 과학적 증거가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현실이 그렇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전통의학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미 국회에서도 한의과의 요청에 따라 신의료기술 등재 과정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별도의 한의과 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돼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한방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설치해 새롭게 개발되거나 도입되는 한방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역시 '신한방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이월숙 평가사업팀 팀장은 먼저 "올해부터 법이 개정돼 신의료기술 신청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소위원회 때 의견진술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한의계의 신의료기술 등재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한의계 역시 신의료기술 등재를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한의과에서 신청한 신의료기술 중 취하된 사례 중 다수가 신청사유가 부적절하거나 신청서 서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로 한의 기술의 평가 신청 시 일부 신청자들은 평가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이월숙 팀장은 "치료기전 등이 확보된 의료기술 중 관련 국내외 문헌 상관없이 연구결과를 찾아 계속해서 도전해야 한다"며, "특히 사용대상, 목적, 방법 등 범위를 명확히 잘 설계된 임상연구를 수행해 근거 수준 높은 임상연구를 수행해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한의계의 가장 큰 문제는 연구가 없다는 점이다. 사실 모든 연구 모든 기술에 RCT(무작위대조시험)를 요구하진 않는다. 그간 한의계는 로컬 한의원에서 경험적으로 축적된 근거밖에 없어 신의료기술 평가에 활용되기가 어려웠다"며, 경험적 근거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과학적 근거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 이를 간과할 경우 한의계에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이 팀장은 한의약연구원, 한의약진흥재단, 한의사협회 등이 협력을 통해 로컬 한의원의 축적된 성과를 연구 코호트로 구성하는 것을 제안했다.

보건복지부 이창준 한의약정책관 역시 "당장 한방 신의료 별도 트랙을 만들기는 쉽지 않기에, 한의약도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기에, 한의계에서 더욱 연구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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