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혹시 임상시험 대상자?‥法 "대답안한 병원, 위법"

임상시험 대상자 되었다는 의심 품은 당사자도, '정보공개청구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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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아버지의 신약 임상시험 대상자 여부를 알려달라는 유족의 정보공개 청구에, 단순한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 임상시험 정보를 공개할 의무는 없다며 대답을 회피한 병원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자신도 모르게 임상시험 대상이 되었을 수 있다는 의심은 자기결정권 등 인간 존엄성과 관련된 영역이기에, 이 같은 경우에도 임상대상자 여부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임상시험 대상자 여부에 대한 정보공개 부작위 위법확인 소송에서 위법함을 확인했다.

A씨의 아버지 B씨는 지난 2010년 6월경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그 무렵부터 C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2014년 7월 16일 사망했다.

A씨는 아버지의 사망 이후인 2015년 1월 9일 경 C병원 생명윤리위원회에 원고의 아버지가 신약 임상시험 대상자였다는 의혹을 품고, 그 여부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줄 것을 신청하며, B씨의 가족관계증명서, 신분증 사본, A씨 아버지 B씨의 투약력(의무기록 일부)을 함께 첨부했다.

하지만 C병원은 현재까지 이 사건 신청에 대하여 문서를 통한 명시적인 회신을 하지 않았다.

이에 B씨는 자신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은 C병원 생명윤리위원회의 행위가 위법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생명윤리법)에서 정하는 인간대상연구의 연구대상자는 자신에 관한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며, 연구자가 소속된 병원 등에 설치된 기관 생명윤리위원회가 이 같은 정보공개청구권을 갖는다고 되어 있다.

특히 기관 생명윤리위원회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이 정하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기에, A씨와 같은 신약 임상시험 대상 연구에 따른 정보공개청구의 상대방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C병원 생명윤리위원회는 정보공개법이 정하는 공공기관 내지 행정소송법에 정하는 행정청이 아니므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에서 요구되는 피고적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기관위원회는 생명윤리법령의 위탁에 따라 인간대상연구에 대해 심의 업무는 물론 연구대상자의 정보공개청구의 타당성을 검토하여 그 당부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연구자로부터 공개대상 정보를 제출받아 공개하거나 공개의 거부를 금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행정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단순히 임상연구의 대상자라는 의심만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았다.

실제로 생명윤리법 제19조 제2항, 생명윤리법 시행규칙 제16조는 연구대상자 고유의 정보공개청구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대상연구의 대상이 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사람의 정보공개청구권을 정면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인간대상연구에 있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인체에 위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생명윤리 및 안전을 확보하고 국민의 건강 등의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생명윤리법의 이념(생명윤리법 제1조), 자신의 인간대상연구 대상 여부 등 자기결정권의 핵심적 영역에 관한 사항인 경우에는 더욱 개개인에게 이에 관한 알권리를 보장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임상시험 대상이 되었을 수 있다는 의심을 해소함으로써 그 스스로의 인간 존엄이 위협되지 않았음을 확신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가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기에, 이 경우에는 위 생명윤리법 및 생명윤리법 시행규칙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의심을 품은 당사자에게도 스스로 인간 대상연구의 대상이 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기관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권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재판부는 A씨는 아버지에 B씨에 대한 임상시험 대상자 여부에 관한 정보공개를 청구할 권리가 있고, C병원 생명윤리위원회는 A씨에게 적극적 또는 소극적 처분을 해야 할 법령상의 응답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A씨가 신청을 접수한 이후 4년 9개월 이상, 이 사건 소를 제기한때로부터 2년 3개월여가 경과한 시점까지 정보 공개 여부에 관해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은 것은 생명윤리법 및 생명윤리법 시행규칙이 정하는 응답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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