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로 변한 심사체계… 팀 중심, 교차 검증까지"

[인터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최영주 바이오심사조정과장
"특별심사팀·교차검토팀 통해 심사 강화… 업계와 소통 자리도 마련"
"인보사 사태로 매도된 심사자들 억울, 보호받아야"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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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허가 취소로 결론내려진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주무부처인 식약처는 인보사 허가 취소 결정 이후 처벌 강화를 비롯한 전주기 안전관리 체계 구축 등 재발대책을 내놓으며 변화를 꾀했다.
 
무엇보다 허가 심사 과정의 전문성 강화가 주목되고 있다. 인보사 사태 이후 식약처의 허가 심사 과정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던 만큼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10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최영주 바이오심사조정과장<사진>은 인보사 허가 취소 이후 변화된 바이오의약품 심사체계 개선 내용에 대해 강조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개선 대책은 특별심사팀 운영이다. 인보사 사태 이후 지적된 것은 심사 전문성 확보지만 현실적으로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심사과정을 강화하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기존보다 더 강화된 심사를 위해 여러 파트의 심사자들이 함께 심사를 진행할 수 있는 특별심사팀 운영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최 과장은 "최초 개발 신약 등 심층심사가 필요한 품목을 심사할 경우 품질, 임상, 비임상 등에서 심사팀을 구성해 함께 나눠 살펴보자는 취지"라며 "심사 강화를 위해 변화된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 과장은 "특별심사자 군은 바이오 분야 허가심사 경력 5년 이상인 전문 심사자 35명으로 이뤄졌다"며 "이들은 각 경력분야에 대한 리스트업 후 인보사 같은 최초 개발신약 등의 심사 건이 들어오면 함께 심사를 진행한다. 기존에는 심사가 한 과에서만 이뤄졌는데 이제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심사팀 외에도 교차검토팀도 운영해 이중으로 체크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었다.
 
최 과장은 "교차검토팀은 특별심사팀에 포함되지 않은 3인으로 구성되는데 품질, 임상, 비임상 담당이 더블체크한다"며 "한 사람이 업무에 쫓겨 심사하던 것을 팀 단위로 확인, 팀 리뷰 및 더블체크로 심사를 강화하게 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물론 국내 개발이면서 새로운 개념의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아직 특별심사팀을 통해 심사가 이뤄진 사례는 없다.
 
다만 최 과장은 인보사 사태를 겪으면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은 만큼 향후 신청이 들어오는 의약품에 대한 심사 준비를 갖춰놨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직 특별심사팀에 들어온 사례는 없지만 여러 업체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개발 분야를 보니 백신,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등이 많았고 가시적이진 않지만 앞으로 심사 사례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최 과장은 심사인력 부족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부분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 과장은 "지난 5월 바이오헬스산업전략이 나온 뒤 심사인력을 늘리겠다는 대책도 나오면서 인력 증원 노력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면 외부 전문가 활용을 활발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과장은 "지금도 주요한 심사가 있으면 전문가와 상의를 하고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묻지만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며 "학회들과의 업무협약을 맺고 심사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과 처음 나온 제품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대한백신학회, 한국줄기세포학회, 한국유전자세포치료학회, 대한암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는 "그때 그때 전문가를 찾기 보다 체계화를 위해서 학회와의 소통으로 적절한 전문가와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학회도 환영하고 있어서 향후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바이오 업계와의 소통도 강조했다. 한 쪽의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양쪽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식약처는 '바이오 공감'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바이오 분야별 백신,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보툴리눔 톡신 등을 개발하고 있는 19개 업체를 포함해 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등이 포함된 모임이다.
 
최 과장은 "지난 6일 첫 모임을 가졌는데 다들 좋다는 반응이었다"며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 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할 일, 이머징 이슈 등 식약처가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할 방향을 논의하고자 모임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안이 터지면 현안 해결을 위해 허덕이게 되기 때문에 미리 나아가야할 방향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기적으로 그림을 그려놔야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과장은 인보사 사태로 인해 심사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심사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바람도 전했다.
 
최 과장은 "인보사 사태 이후로 심사자 입장에서 억울한 측면도 있었다"며 "직접적인 심사자는 아니었지만 심사자들은 당시 세포치료제나 유전자치료제는 허가 품목이 많지 않았고 국내개발 제품의 가치를 생각해 최선을 다해 심사했지만 노력이 왜곡되고 매도당하는 부분이 있어 힘들어 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 과장은 "심사관들은 책임을 느끼면서도 부담도 많이 느낀다"며 "전문가로서 보호해주면 좋을 텐데 사건이 터지면 공격의 대상이 된다. 특별심사팀과 같은 공동시스템 도입 취지에도 심사자 개인에 대한 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열악한 환경이 있어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심사자들도 결국 고민하고 구상중인 대안 등 생각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그럼에도 미국, 일본 등과 동등한 수준으로 따라가기는 아직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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