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안전 연계한 의료질평가에는? '수술부위감염' 지표 포함

종별·과별 특수성 고려해 차등화..'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 감염증' 지표도 필요
"당장의 지표 신설보다는 학회-심평원-질본 간 협의체계 구축하고, 병원 신뢰확보와 지원책 마련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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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의료질평가제도가 단순히 선택진료를 보상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평가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환자안전 연계를 위해서는 '의료감염'분야에 초점을 맞춰 평가해야 하며, 특히 데이터를 통해 점수화할 수 있는 '수술부위감염'과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 감염증' 등의 지표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환자 안전과 연계한 의료질평가 결과지표 개발 및 적용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김홍빈)를 시행해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는 행위별수가제 기반에서 의료의 질을 바탕으로 진료비를 차등 지급하는 국내 최초의 의료기관 단위의 성과보상지불(pay for performance, p4p) 프로그램으로, 2015년 9월부터 처음 도입된 제도다. 지난 2015년 최초 평가에서 1,000억원을 지급한 데 이어 2018년부터 지원금 규모를 7,000억원으로, 평가지표 수를 58개로 확대 적용했다.
 
현재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제도 도입시 선택 진료비 폐지에 따른 손실 보상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선택진료 수입이 많았던 대형병원에 보상이 집중되는 구조지표 중심의 상대평가 방식이라는 점이다.
 
또한 의료의 질보다는 병원의 구조적 역량에 비례해 보상 규모가 결정되는 불합리성도 도출됐다. 실제 선택진료비 수입이 많았던 대형병원에 보상이 집중되도록 평가가 이뤄져 종합병원 대비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점수가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중소병원의 경우 대부분의 지표에서 기관 간 편차는 매우 적으면서 평균값도 매우 낮은 수준에 분포하는 등 성과 향상에 있어서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연구진은 "의료 질과 환자안전 영역에서 상위 그룹의 경우 지표 변별력이 없다"면서 "환자안전영역 지표 대부분이 상급종병의 지정기준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데 따른 것으로, 현행 체계로는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추가적 노력 없이도 상위 등급에 속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기반으로 연구진은 의료감염 감소와 환자 안전 보장, 의료 질 향상을 도모하는 결과지표를 마련하고, 환자안전과 의료질의 통합적 방향 제시, 의료계 및 학계 수용성 확보 등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모형 연구를 추진했다.
 
그 결과 의료 질을 포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결과지표'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환자안전하려면? '수술부위감염'·'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 등 지표 신설 
 
의료관련감염 관리를 위해서는 감염경로, 표준 주의, 손 위생, 내성, 환경관리, 소독과 멸균과 같은 다양한 의료 과정이 요구되나, 제대로 평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건강보험 청구자료 등 빅데이터를 통해 용이하게 측정 가능한 결과지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
 
중심정맥관관련 혈류감염, 카테터관련 요로감염, 수술부위감염,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 감염증, MRSA 등 평가 가능한 의료감염 대상 질환 중 제대로된 청구자료 구현이 어렵거나 조작적 정의가 어려운 경우, 다른 감염과의 오인가능성이 높은 질환 등은 제외했다.
 

연구진은 "병원의 감염관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수술부위감염'이며, 청구자료를 활용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용이한 질환"이라며 "이에 대한 평가 지표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병원의 상황에 따라 특화된 분야가 다르므로 의료기관 종별로 평가지표를 적용·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동일한 종별(종합병원 또는 병원)이라 하더라도 내과계/외과계, 특정 수술 중심의 병원 특성이 다양하게 존재하므로 추후 실제 적용 시 수술 건수를 고려한 비교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표준화 감염률을 제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중장기계획도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수술부위감염' 지표와 함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 감염증'의 지표화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이 경우 사용되는 항생제가 제한적이어서 청구자료로 구현 가능성이 높기 때문.
 
다만 연구진은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 감염증 특성상 입원 후 발생했더라도 이전 병원 등에서 항생제 노출로 독소 생성 C.difficile이 집락화된 후 입원치료 중인 병원에서 발생할 수 있다"면서 "수술부위감염과 같은 급성기 지표와는 달리, 의료기관의 수준이 왜곡되지 않도록 보다 세밀한 적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장기요양기관에서 전원하는 경우 7% 정도의 환자에서 독소 생성 C. difficile 집락이 확인됐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따라 추후 지표 마련 전에 타당도 평가를 위한 연구가 시행돼야 하며, 학회나 질병관리본부 주도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 감염증 감시체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단서를 제시했다.
 
지표 추가 필요하나, 더 먼저해야 할 일은? 병원과의 신뢰 구축·지원책 마련
 
'항생제 처방건수 대비 배양건수'의 경우 처치코드, 약물코드로 정의가 가능하고 병원의 항생제관리체계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이 가능한 반면, '벤틸레이터 관련 사건'은 사례정의가 어렵고 중환자실에 국한돼 지표화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외국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중심정맥관관련혈류감염(CLABSI)' 또는 '수술 후 패혈증(sepsis)' 등의 중요 지표를 구축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향후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질병관리본부-심사평가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축적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이를 평가지표로 활용하기보다는 각 병원이 이러한 지표를 활용해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질 향상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평가지표 개발 과정에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병원별로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동시에 의료기관명이 공개되지 않도록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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