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피해구제 이의신청 '소비자' 권한..'적립제도' 도입"

한국소비자원, 부작용 피해 사례 증가하는데 항소권·선택권 등 부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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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서 피해구제제도가 마련됐으나, 여전히 항소권, 선택권 등이 부재하며 핵심용어에 대한 정의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의약품 부작용 관련 피해구제제도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소비자 재결정 권한 부여, 지급방안 확대 등의 개선안을 제시했다.
 
최근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건 등 의약품 사용 관련 피해 및 사고가 다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피해구제는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의약품은 사업자(제약사)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격차가 크고 피해발생시 소비자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해로 이어지게 되며, 피해발생시 의약품과 손해사이의 인과관계, 의약품 제조업자의 고의·과실 등 피해구제를 위한 귀책사유 입증이 어렵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약사법을 근거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현행법상 의약품 제조업자나 그 수입자로 조직된 단체는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고 의약품의 안전성향상과 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의약품부작용피해구제기금을 설치·운영토록 하며, 기금 조성을 위해 제조업자나 수입자는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규정돼 있다.
 
제도 시행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탁받은 의약품안전관리원이 담당하며,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신청서 접수, 신청사건의 조사,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급여의 지급 등 행정적 업무와 조사업무를 하고 있다.
 
의약품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는 진료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내에 의약품안전관리원에 진료비 지급 신청을 해야 하며, 진료비 이외 비용은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날부터 5년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피해구제급여 신청이 들어오면 안전원은 즉각 부작용, 피해사실 조사, 후유장애, 의약품과의 인과관계 등을 조사하고 90일 내 조사 결과와 감정 의견을 첨부해 의약품 부작용 심의위원회에 심의 요청을 하고, 그 이후 지급여부 결정 등은 식약처·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담당한다.
 
지난 2014년 12월 19일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사업 시행 이후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피해구제 보상범위를 진료비까지 확대 시행됨에 따라 신청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15년 총 신청건수가 20건에 그쳤으나, 2018년에는 350건으로 17.5배 늘었다. 지급액은 2015년 5억 5,979만원에서 2018년 13억 2,658만원으로 총 47억 4,312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정착기에 접어든 듯 하나, 여전히 해당 제도의 여러 한계가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와 관련, 피해구제급여 지급결정에 대한 불복절차, 피해구제대상 의약품의 지정방식, 피해구제급여의 종류 및 지급방법, 부담금 산정방식 등에 관한 법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부담금의 적법성, 추가부담금 폐지, 피해구제대상의 확대(한약 포함), 피해구제급여 지급방식의 다양화, 부작용보고 대비 피해구제비율 제고 등의 주문이 이어졌다.
 
이에 소비자원은 주요 국가들의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와의 비교, 국내 현황 등을 조사해 의약품 소비자의 권익향상 및 제도운용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법제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방식은 의약품 관련 피해구제제도의 현황 및 문제점을 조사·분석하고, 일본, 대만 등 주요 국가들의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와의 비교를 시행했다.
 
연구 결과, 이의신청에 해당되는 재결정 요청제도 권한이 의약품안전관리원장에게만 부여돼 소비자의 항소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피해구제급여 종류가 비교적 적어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으며, 핵심 개념에 대한 정의가 부재해 소비자(환자)에게 혼동을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황 연구원은 "의약품 소비자 권익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결정 요청의 개선이 불가피하다"면서 "피해구제급여 신청인에게도 이의신청을 허용하도록 법안을 개정하고, 만약 법 개정이 어렵다면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입법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결정 심사를 위한 새로운 위원회는 설치할 필요성은 적다고 부연했다.
 
또한 "일본처럼 의약품 소비자의 이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피해구제 지급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가 활성화 되고 충분한 재원이 조성되는 단계에서는 피해구제급여 종류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대만과 우리나라는 피해구제급여를 모두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에는 장애연금, 장애아동 양육연금 등 연금방식으로도 피해구제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범자인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부작용'·'정상적 사용' 등 핵심적 개념을 법제화하고, 의약품 부작용 피해자 단체도 제외대상 의약품의 지정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촉구했다.
 
황 연구원은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외대상 의약품의 지정절차에 현재는 소비자기본법상 등록된 소비자 단체만 참여하고 있는데, 소비자 분야 전문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소비자원도 참여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권익향상 업무를 수행하는 공법인이란 점에서 의약품 소비자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관련, 시행령 개정을 통해 '책임준비금 적립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본의 경우 30여년 전부터 이를 시행 중이며 징수된 부담금 일부를 책임준비금으로 적립, 장래 피해구제 급여 지급을 담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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