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높았던 '벨빅' 퇴출…醫 "치료제 불신 높아질까 우려"

연구결과, 심혈관질환 줄이지 못한채 암발병 증가 신호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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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일동제약의 비만치료제인 벨빅(로카세린)이 안전성 논란으로 인해 판매중지가 되면서 시장에서 퇴출된다.

이런 분위기에 의사들은 그동안 비만치료제 중 안전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류된 치료제의 퇴장을 아쉬워 하며, 추후 관련 논문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철진 총무이사는 17일 메디파나뉴스와 통화를 통해 "벨빅은 비록 효과는 적더라도 롱텀(Long-term) 스터디가 있고 당뇨에도 효과성이 입증되어 다른 비만치료제보다도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약으로 분류되었다. 따라서 다른 약들이 퇴출되는 와중에도 이를 커버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벨빅이 사실상 퇴출되면서 이 자리가 비는 것에 대해 다른 약들의 보충이 부족할 수도 있다. 대체약들이 시장을 차지하는 기회가 될 수는 있겠지만.  의사나 환자들 모두 비만치료제 차체에 대한 불신과 걱정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14일 식욕 억제를 목적으로 하는 로카세린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판매 중지 및 회수를 결정했다.

이는 에자이가 심혈관안전성을 보여주기 위해 시행된 대규모 심혈관 아웃콤 임상인 'CAMELLIA-TIMI 61' 연구의 장기 관찰 결과에서 암 발생이 위약 대비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FDA는 제조사인 에자이에 자발적 시장 철수를 요청했고, 국내에서도 식약처가 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이 아직 나오지 않아 과연 유의미한 결과인지, 임상 현장에서 우려할 만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제기했다.

이 총무이사는 "아직 이와 관련한 논문이 발표되지 않고 FDA의 보도자료 형태만 나왔다. 이를 살펴보면 암 발생율 증가가 3년까지는 없었지만 5년 이후에 유의미하게 나타났다"며 "다른 비만치료제 연구도 주로 3년까지 진행되는데, 이번 벨빅 퇴출로 향후 관련 연구는 무조건 5년이상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벨빅을 5년 간 복용했을 경우, 암발생율이 약 0.6%가 증가한다는 것인데, 의료현장에서 이렇게 오랜기간 동안 복용하는 환자가 드물 뿐더러, 과연 이 수치만으로 환자에게 "암 발생 위험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하기가 애매 수치라는 것.

이 총무이사는 "예를 들어 삭센다도 암발생 관련 데이터가 있는데 3년까지는 암 발생율이 높아지지 않았지만 유방암 등 특정 암에 대한 해석은 또 달라진다"며 "향후 논문이 나와야 처방의 변화와 환자에 대한 설명도 확립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심혈관질환 줄이지 못한 채 암발병 증가 신호 감지"

일각에서는 'CAMELLIA-TIMI 61'은 심혈관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로 암발병을 관찰하기 위한 연구 디자인을 한 것도 아니었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낸 것도 아닌데, 이런 결정이 내려지는 것이 납득이 잘 안 되는 부분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는 SNS을 통해 "그러나 미국에서는 약물 안전성에 대해서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더라도, 관련성이 보이면 유죄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CAMELLIA-TIMI61 연구에서 벨빅은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키지 않았지만, 줄이지도 못 했다. 그래서 심혈관질환 측면에서 안전하다는 표현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일 이 연구에서 심혈관질환 및 사망률을 유의하게 그리고 현저히 낮추었다면 미국식약처에서 퇴출 권고 결정을 하였을까? 아마도 그랬다면, 암 발생 위험의 근소한 증가는 심혈관질환 감소 및 사망률 감소를 고려할 때는 용인할 만 하다. 그러나 암 발생 위험 증가 신호가 있으니, 이에 대해 주의해야 하고 이 위험을 어떻게 줄이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라고 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결국 CAMELLIA-TIMI61에서 심혈관질환을 줄이지 못한채, 이 연구의 장기 관찰 결과 암발병 증가의 신호가 감지된 것이 이번 결정에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것.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는 "비만 치료를 위한 무기를 하나 잃었지만, 새로 개발되고 출시되는 약제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지기를 기대해 본다"고 기대했다.

앞서 지난 2010년에도 당시 최다 처방량을 기록하던 비만치료제 리덕틸이 심혈관계 부작용 문제로 퇴출되고 리모나반트가 개발단계에서 퇴출된 바 있다.

이처럼 비만치료제가 계속해서 퇴출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의사와 환자들 모두 안전성 문제때문에 기피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대한비만학회 관계자는 "과거 여러약들이 퇴출되면서 딱히 쓸 약이 없는 실정에서 벨빅이 나와서 쓰고 있는데 퇴출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이는 비만약 자체가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만의사연구회 김민정 회장도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치료제는 분명 필요한데, 계속되는 퇴출 이슈에 환자들의 불신과 더불어 의사들도 비만약에 대해서 쓰는 것 자체가 위축될까 걱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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