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응급실 연쇄 폐쇄?'‥진료체계 마비 우려

위급한 중증 응급환자 피해 우려‥의료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산간 태울 지경'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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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며칠 사이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80명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확진자들이 거쳐 간 지역 3차 의료기관 응급실들이 연쇄 폐쇄되면서 의료계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의심환자만 발생해도 응급실이 임시 폐쇄에 들어가고,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3~4일 동안 폐쇄되는 것은 물론 접촉한 의료진까지 14일 동안 격리 조치되면서, 지역사회 진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임시 폐쇄됐다가 정상 운영중인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
 
최근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확진자가 거쳐간 3차 의료기관들이 비상이 걸렸다.

경상지역 확진자들이 지역 대학병원을 다수 방문한 이력이 밝혀지면서, 현재 대구와 부산지역 대학병원 응급실들이 폐쇄조치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응급실이 폐쇄 또는 임시 폐쇄되었다가 해제된 대학병원은 총 8곳이다.

지난 16일에는 29번 확진자가 방문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가 최근 해제조치에 들어갔고, 18일에는 계명대 동산병원을 시작으로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경북지역 4곳의 대학병원 응급실이 차례로 폐쇄됐다.

영남대병원은 지난 19일 의심환자가 음성판정을 받아 폐쇄 조치가 해제됐다가 오후께 또 다른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응급실을 폐쇄했고,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의심환자 3명이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면서 현재 응급실을 정상운영하고 있다.

부산해운대백병원과 부산백병원, 부산대병원은 지난 19일 오후 늦게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발생해 응급실을 임시 폐쇄했으나, 의심 환자들이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3개 병원 모두 응급실 폐쇄가 해제돼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처럼 중증질환자를 담당하는 3차 의료기관 응급실이 코로나19로 일시적인 폐쇄에 들어가 진료 마비 상태에 빠지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응급실 폐쇄조치를 당한 고대안암병원 박종훈 원장(좌)과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우)

지난 19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긴급 심포지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무조건적인 응급실 폐쇄 조치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이날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이 낮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고 응급실을 폐쇄하거나, 접촉 의료진을 잠복기인 14일 동안 격리 조치 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산간을 태우는 것’과 같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대형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할 경우, 환자 1명으로 인해 너무나도 큰 데미지를 입게 된다. 병원 폐쇄에서 끝나지 않고, 중증환자 진료 제한까지 이어진다"고 우려했고, 이왕준 대한병원협회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은 "이런 식으로 응급실 폐쇄가 계속되다가는 다른 응급한 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하지 못해 제2, 제3의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 역시 "현재 우리나라는 응급실 폐쇄를 너무 쉽게 하고 있다. 학회에서는 의심환자가 왔다고 해서 바로 응급실을 폐쇄할 것이 아니라 의심환자가 오면 환자를 격리하고, 그 환자의 검사가 나올 때까지 감염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정상적인 응급진료를 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다면, 그때 폐쇄하고 후속 조치로 충분한 소독을 한 후 가능하면 빨리 진료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응급실 폐쇄조치로 더 중요한 중증응급질환 환자에 대한 진료가 놓쳐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무조건적인 응급실 폐쇄 지침을 재검토하고, 의심 환자들이 곧바로 의료기관 응급실을 찾지 않도록 실효성을 갖춘 선별진료소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초기 선별진료소가 우후죽순으로 확대된 바 있지만, 선별진료소 운영에 필요한 인력 및 자원에 대한 부담으로 의심환자에 대한 검체채취 및 격리, 향후 진료 등을 통한 환자 스크리닝이 이뤄지지 않아 응급실로 의심환자가 밀려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응급실 폐쇄에 더해 접촉 의료진의 격리 역시 큰 문제다.

실제로 고대안암병원에서 40여명의 의료진이 14일 동안 자가격리되어 진료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에 아무런 대안도 없이 의료인력에 갑작스러운 대거 공백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인제대학교일산백병원 이성순 원장은 "환자 1명바다 접촉했던 의료진 수 십명이 격리되면, 그들이 진료했어야 하는 입원환자들은 갑자기 자신의 병력을 전혀 모르는 의사들한테 맡겨져야 한다. 또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없어 수술이 연기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며, "중증질환자들이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미 1천례의 임상 경험을 통해 메르스나 사스와 같이 위험한 질환이 아님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하게 의료진을 격리하고, 병원을 폐쇄하다보면, 코로나에 의한 피해보다 다른 피해가 더 크게 될까 우려된다"며, "초기에는 방역과 검역에 치우칠 수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응급실 폐쇄나 의료진 격리 지침을 조금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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