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억대 요양급여 환수처분‥대법원, 건보공단에 '제동'

관련 법령 위반에도 급여 환수‥김주성 변호사 "건강보험은 진료의 정당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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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그간 진료와 거리가 먼 개별 행정법률 위반 의료기관에 대해 '요양급여 환수'라는 행정처분을 내려왔던 건강보험공단에, 대법원이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법무법인 반우 김주성 변호사는 의료전문지 법원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의료기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간 행정 소송 판례를 소개하며, 건보공단의 환수 처분 남발 문제를 지적했다.

그가 소개한 판례는 최근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는 A씨 사건으로,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건보공단의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이 합당하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가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힌 사례다.

A씨가 건보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환수처분을 받은 사유는 진료와는 상관없는 구 정신보건법에서 정한 정신의료기관의 시설·장비 기준 위반이었다.

구 정신보건법에서는 정신과의원에 허용되는 최대 병상 수를 49병상으로 정하고 있지만, A씨는 해당 병상 수를 초과하여 정신질환자들을 입원시켰던 것이다.

이에 건보공단은 구 정신건강보험법의 시설 시설 및 장비 기준을 위반한 채 약 6년 동안 A씨가 건보공단에 청구한 요양급여비용 30억여 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다.
 
▲법무법인 반우 김주성 변호사
 
이에 대해 김주성 변호사는 "A씨가 법에서 정한 정신과의원 최대 병상 수를 초과해 환자를 입원시키고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A씨는 시설과 장비 기준에 따른 입원환자 1인당 바닥면적 기준을 지켜서 의원을 운영해 왔다. 다만, 49병상을 초과한 데 대해 의원급이 아닌 병원급으로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행정 상 개설허가를 받지 못했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A씨가 구 정신건강보험법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나, 환자들에게 적절한 요양급여를 제공하여 정신과 '의원'에 해당하는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 한마디로 A씨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적절한 진료를 수행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서 정당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서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A씨에 대한 요양급여 환수를 결정했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구 정신건강보험법을 위반하여 정신병원 개설허가를 받지 않은 A씨가 49인을 초과해 입원한 환자들에 대한 요양급여를 청구한 것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랐다.

대법원 재판부는 "정신의료기관이 구 정신보건법령상 시설기준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의 기준에 미달하거나 그 기준을 초과하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구 정신보건법 규정에 따라 시정명령 등을 하는 외에 곧바로 해당 정신의료기관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김성 변호사는 "A씨는 구 정신보건법이라는 개별 법률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를 받으면 되는 것이지, 진료실질을 통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까지 건보공단에서 환수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A씨의 구 정신보건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개설허가의 취소 또는 폐쇄를 명하거나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1년의 범위내에서 기간을 정해 사업의 정지를 명하는 등의 처벌 조항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건보공단이 나서서 정당한 진료의 대가인 요양급여 마저 모두 환수 처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김주성 변호사는 "해당 사례 외에도 그간 건보공단은 의료기관이 관련법령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진료와 관련하여 요양급여 기준에 어긋나는 직접적인 규범적 인과관계가 없는 시설 위반, 개설 기준 위반 사항에 대해 급여 환수 처분을 남발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대법원이 이 같은 건보공단의 환수 처분에 대해 제동을 걸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대법원은 네트워크 병원에 대한 요양급여 환수 처분에 대해, 해당 네트워크 병원이 실질적인 진료를 수행한 대가인 요양급여를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관 내 집단 급식소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식대를 청구할 수 없다며 건보공단이 내린 요양급여 환수 처분에 대해 대법원이 제동을 건 일도 있다.

김주성 변호사는 "의사의 의료행위의 대가는 수익자인 환자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 시스템 하에 건보공단이 의료기관에 심사를 거쳐 청구한 의료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의사는 자신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 급여를 청구하는 것인데도, 건보공단은 마치 보조금을 지급하듯이 요양급여를 지급하고, 빼앗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사의 노동력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어야 할 요양급여를 진료와 전혀 상관이 없는 다른 법 위반이기 때문에 환수하는 사례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강조하며, "의료기관 공동이용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질적인 진료가 있었음에도 요양급여 환수 처분이 이뤄지는 등 비슷한 사례가 굉장히 많다. 앞으로도 대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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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오탈자좀 2020-03-19 12:27

    오탈자 체크좀 하고 게시하면 안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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