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능력 찾아라"‥`약물 재창출`로 기회 잡은 치료제들

[창간기획] 코로나19 대유행 속 '재창출' 치료제 임상시험 급증
시간과 비용 절약 장점과 상대적 성공 가능성 높은 '재창출'‥제약사와 환자 모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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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숨겨진 효능을 발견해 재탄생한 치료제들이 있다. 이른바 이를 `약물 재창출`이라고 부른다.
 
'Drug repurposing', 'Drug repositioning'은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발생하자, 기존에 있던 약물 중 바이러스 억제 가능성을 가진 치료제를 발견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약물 재창출'은 약의 존재 목적을 다시 설정한다는 의미로, 이미 임상에 실패한 후보물질일지라도, 아니면 시판돼 사용되고 있는 약물일지라도 또 다른 효과를 발견하는데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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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차 많아지는 '약물 재창출' 사례, 환자와 제약사 모두에게 기회
 
이 우연한 발견으로 인해 본래 개발되던 목적보다 더 유명해진 치료제 케이스는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이들은 임상시험에서 발견된 '부작용', 혹은 시판 후 발생한 '부작용'이 숨겨진 능력으로 발휘됐다.
 
약물 재창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은 약물로는 화이자 '비아그라(실데나필)'가 대표적이다.
 
실데나필은 애초에 혈관 확장을 통해 협심증을 치료제로 개발됐던 약이다. 그런데 정작 협심증 치료에서는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고, 부작용의 일부로 '발기력 향상'이 확인되면서 비아그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발기부전 치료제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탈모치료제에서도 이와 같은 케이스가 있다. 본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됐던 MSD의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가 그 예다.
 
같은 성분인 '프로스카 5mg'을 복용하던 환자들에게서 다모증이 발견되면서 이것의 용량을 1/5로 줄여 나온 것이 지금의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다.
 
또 다른 탈모치료제 '미녹시딜'은 혈관 확장의 효과가 밝혀져 지난 1979년 FDA로부터 고혈압치료제(제품명 로니텐)로 승인을 받았다. 그렇지만 미녹시딜 역시 부작용 중 하나로 '다모증'이 발견돼 현재는 바르는 외용제로 더 인정받고 있다.
 
치료제의 기전을 이해한다면 아예 다른 질환으로의 적응증 확대도 가능하다.
 
'설파살라진(sulfasalazine)'은 본래 관절염치료제로 개발됐던 약이지만 현재는 궤양성대장염 치료제로 자리잡았다. 흔히 궤양성 대장염의 약물 치료로는 '5-ASA 제제'가 가장 먼저 사용되는데, 설파살라진 계열이 여기에 해당된다.
 
화이자의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리리카(프레가발린)'는 또 어떤가. 본래 뇌전증 치료제로 시작됐던 약이지만 통증치료제 시장에서 대표격이 됐다.
 
세엘진의 '탈리도마이드'는 다발골수종의 기본 치료제로 인식돼 있지만, 원래는 수면제와 입덧 방지제로 각광을 받았던 약이다.
 
그러나 과거 이 제제는 부작용 이슈로 인해 큰 문제를 일으켰고, 이후 1998년도에 한센병 합병증 치료제로 다시금 부활했으며, 2006년에는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부프로피온' 성분은 애초 항우울제로 개발됐으나, 현재 금연 후 니코틴 의존을 치료하기 위한 단기간의 보조요법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부프로피온은 FDA가 금연치료제로 최초로 승인한 성분이며, 우울증을 앓는 금연 환자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이를 토대로 부프로피온은 마약과 알코올 중독 치료제로 알려진 '날트렉손'과 합쳐져 '콘트라브'라는 비만치료제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성형 시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엘러간의 '보톡스(보툴리눔 톡신)'는 본래 1989년 안면근육치료 목적으로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이 과정에서 주름살이 생기지 않게 하는 효능이 발견돼 2002년부터는 미용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리라글루티드)'는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가 근원이다. GLP-1 유사체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면서 용량만 달리해 삭센다로 재탄생한 것. 삭센다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안전하고 효과 좋은 약으로 알려지면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
 
릴리의 '심발타(둘록세틴)'도 우울증 치료제로 허가된 바 됐으나 현재는 복합성 요실금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랄록시펜'은 골다공증 치료제로 잘 알려져있지만 유방암 예방 효과를 인정받았다. 
 
얀센이 개발한 항우울제 '스프라바토'(Spravato, esketamine)'도 사실상 우연한 발견이다.
 
본래 케타민은 마취제 및 통증 경감 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됐고, 일부에서 환각제로 은밀히 쓰이면서 약물남용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에스케타민은 즉각적인 자살 위험이 있는 주요 우울장애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허가를 준비중이며, 앞서 치료 저항성 우울증 치료제로 승인됐다.
 
JAK 억제제는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원형 탈모증 허가에 임박했다. 그동안 이 탈모에 JAK 억제제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 데이터는 충분히 도출된 상태. 이에 릴리의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는 두피, 얼굴 및 신체 다른 부위에 예측할 수 없는 원형 탈모증에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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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첫 치료제는 누가 될까‥약물 재창출로 개발 기간 줄여야 
 
현재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는 `코로나19` 치료제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임상시험을 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감염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수단이 없는 상황. 코로나19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평가받기엔 제한된 자원과 시간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에 임상시험에서 실패한 약물 후보, 혹은 이미 시판돼 있으나 새로운 효능 가능성이 있는 약물들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다.
 
약물 재창출은 개발 시간 절약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약물의 안전성이 어느정도 확보된 채로 임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맨땅에 헤딩을 하는 것보다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금까지의 코로나19 약물 재창출 후보에는 RNA polymerase 저해제와 3C-like protease 저해제가 많이 연구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chloroquine) 계열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길리어드의 '렘데르시비르'의 경우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되다가 실패한 뒤 코로나19 치료제로 전화위복을 꿈꾸고 있다.
 
여기엔 인플루엔자 치료제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RNA polymerase 저해제 '아비간(favipiravir)',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 저해제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막 융합(membrane fusion ) 저해제 '아비돌(umifenovir)' 등이다.
 
C형 간염과 영유아 호흡기질환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ribavirin)'도 코로나19로 접근 중이다. 그리고 HIV 치료제인 '칼레트라(Lopinavir+Ritonavir)', '다루나비르(Darunavir)와 코비시스타트(cobicistat)'의 조합도 임상이 진행중이다. 
 
이 외에도 코로나19는 인터루킨(IL)-6의 상승과 관련이 있다는 추가적인 근거가 제공됐다. 연구진들은 IL-6 억제제가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심각한 수준의 중증 환자들에게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루킨-6 억제제`가 코로나19 치료제로 부상한 이유다. 흔히 인터루킨-6의 수치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면역 불균형 문제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인터루킨-6 억제제를 보유한 리제네론(Regeneron)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케브라자(사릴루맙)', EUSA Pharma의 다발성 캐슬만병(MCD)에 사용되는 '실반트(실툭시맙)'가 코로나19에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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