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감염 확산방지 일조"… 코로나19 숨은 조력자 병원약사들

[현장] 서울대병원 약제부 업무 들여다 보니… 약품 공급부터 임상시험 참여까지, 코로나19 약제업무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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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최전선에서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눈부신 활약이 조명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위험을 감수한 채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박수를 받고 있는 요즘이다.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입고 현장에 뛰어들어 환자들의 치료를 담당하는 동안 병원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코로나19 감염 사태 종식을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다.
 
병원 내 감염 확진 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약품 공급 및 확보부터 치료제 임상시험 업무까지 코로나19 감염 사태의 숨겨진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병원약사들이다.
 
메디파나뉴스가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를 찾아 코로나19 사태로 분주한 약제부 업무를 들여다 봤다.
 
▲ 서울대병원 약제부 소속 약사들. 왼쪽부터 조윤숙 약제부장, 장홍원 파트장, 조윤희 조제과장, 서성연 약무과장
 
◆ 칼레트라 등 약제 공급상황 확인… "환자 치료에 영향없도록 예의주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약사들의 역할이 필요해졌다.
 
약사 역할이 약물과 관련한 모든 영역에 걸쳐 있다 보니 드러나지는 않지만 여러 영역에서 약사들이 관여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설 명절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서울대병원 약제부의 첫 업무는 감염 관련 치료제 재고 확보였다.
 
조윤숙 약제부장은 "설 이후 병원에서 감염TF 회의를 시작했는데 치료에 필요한 약 재고 확보를 시작으로 약사들이 업무에 참여했다"며 "치료제 공급과 재고 관리를 진행하면서 유기적인 운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부터 확진자가 증가되면서 약제부가 가장 신경써야 할 업무는 후보 약제 사용추이와 공급 상황 체크였다.
 
초기 말라리아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 등 코로나19 후보약제에 대한 사용 추이를 파악하고 공급 상황을 확인해 진료과 등에 공유하는 것도 약제부의 일이었다.
 
약제 공급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식약처나 질병관리본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등과 꾸준히 소통하며 의료진이 적재적소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코로나19 약물치료에 대한 전문가 권고안 중 소아에 대한 가이드라인에서 칼레트라 시럽제를 권고하면서 약제부는 해당 정보를 파악해 공지하는 식이다.
 
의약정보파트 약사들은 국내 미승인된 칼레트라 시럽제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수입해 국립중앙의료원에 전량 공급했고 타 의료기관에서 약이 필요한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
 
 
조윤숙 약제부장은 "필수적인 약제나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받아야 하는 약제의 정보를 제일 먼저 확인해 의료진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정부기관과도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다. 의료진도 보도에 나온 약제를 우리가 얼마나 쓸 수 있는지 묻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임정미 약품관리파트장은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라고는 하지만 많이 비축하기는 어렵다. 기존에 해당 약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이 있으니 그분들에게도 지장이 없어야 했다"며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해서 환자 치료에 영향이 없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파트장은 "신종플루 당시 타미플루처럼 증상이 있다고 다 약을 복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확진을 받아도 상태에 따라 의료진 판단에 따라 복용하기 때무에 감염내과 교수와도 계속 약 수급상황에 대한 소통을 해야 하는 역할도 한다"고 전했다.
 
◆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동참… 급박한 준비로 분주한 약사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약제로 예측되는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에도 약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에는 6명의 약사가 근무 중인데 연구세팅, 약물인수, 자문 등의 역할을 통해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할 임상시험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에서는 최근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이뮨메드의 염증성 바이러스질환 치료제 'HzVSFv13주'를 2명의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을 비롯 다양한 코로나 관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코로나19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길리어드의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인 상황이라 더욱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와 협력해 진행한 임상시험인데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총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에는 7명이 투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연구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약제부 활동모습(홈페이지 캡쳐, 코로나19 확산 전 모습)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라는 긴박한 상황이다 보니 임상시험 진행 준비를 위해 약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주말에도 회의를 진행했고 보통 임상 승인과정에서 한글버전의 프로토콜을 받아 진행하지만 이번에는 영문 프로토콜을 받아 정리해야 했다.
 
결국 이달 1일 임상시험을 위한 한국 세팅을 시작한 이후 9일 발족 연구 진행, 13일 첫 투약이 이뤄지며 역사상 가장 빠른 임상시험 준비에 나설 수 있었다.
 
장홍원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약무파트장은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시험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며 "약사들도 정말 분주하게 움직였다. 연구자와 환자도 모르고 약사만 신약과 위약을 알고 있다. 약사가 투약을 하는데 약을 신속하게 투약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생활치료센터 투약준비도 신경써야… 이부프로펜 이슈 등에 상시 대응
 
코로나19 환자 중 격증 환자를 격리시켜 생활이나 치료를 지원하는 시설인 생활치료센터 개소 준비를 위해서도 약사들의 역할이 필요했다.
 
이달 초부터 문경에 있는 서울대병원 인재원이 대구경북 제3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되면서 약국 준비와 처방검토 등 업무에도 약사들이 투입된 것이다.
 
지난 5일 개소를 앞두고 약제부 소속 약사들은 문경 생활치료센터에 내려가 투약준비 환경 구축을 진행했다.
 
의료진과 협의해 환자들이 복용할 수 있는 해열제, 진해제, 거담제, 소화기관 관련 약품 등 34개 품목을 준비했다.
 
이후 어린이용 시럽제 등을 포함해 총 43품목을 준비하며 환자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이후 약 1주일 간격으로 약품재고 상황을 확인하고 약품을 정리한다.
 
환자 입소 이후에는 처방 검토 역할과 약 정보제공 등의 역할도 약사들이 진행한다.
 
조윤희 조제과장은 "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들에게 투약할 약을 준비해 투약준비 환경을 만들었고 의료진과 최종 협의 조정해 수량과 리스트를 점검했다"며 "경증이기 때문에 주사는 쓰지 않아도 됐고 응급실에서 응급카트 준비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처방검토는 본원에서 진행하고 수정이 필요하다면 곧바로 연락해 처방 수정을 요청한다"며 "검토가 끝나면 환자 식사시간에 맞춰 약품을 투약하는 식이다. 의료진과 지속적 상의를 통해 약품 조정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료하는 과정에서 약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이부프로펜 이슈가 있어서 해당 약을 빼고 다른 약으로 대체하기도 했다"며 "해당 약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확실히 밝혀진 부분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약 관련 이슈도 상시적으로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 "감염병 대응 과정의 병원약사 역할 정립 필요한 시기"
 
이처럼 감염병 확산에 따라 의약품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 전반에 걸쳐 역할을 하는 병원약사들이지만 전면에서 드러나는 업무가 아니다 보니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약사들은 주목을 받지 못해도 묵묵히 약사들의 업무에 충실한다면 코로나19 확산을 막아내는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조윤숙 약제부장은 "당연히 최전선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분들이 주목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고 병원약사들은 할 수 있는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며 "업무가 많아졌지만 모두 국가 재난상황에서 일조한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부장은 코로나19 이후 병원약사들의 역할을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조 부장은 "메르스 당시는 원내감염이 문제였기에 약사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더 많은 역할이 주어졌다"며 "경험이 쌓이고 있는 만큼 감염 위기 상황에서 병원약사의 역할을 정립하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문약사제도 법제화로 인해 병원약사 직능에도 변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고민도 필요하고 논의도 필요할 것 같다. 이번에 약물 정보를 정리해 각 병원에 보내주거나 병원약사회에 정보를 제공한 것도 전반적인 역할 강화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특히 조 부장은 위기 상황이 아닌 때 국민 건강을 위한 병원약사 역할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조 부장은 "감염 등 재난상황에 대비해 평소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병원약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며 "위기 상황 뿐 아니라 평소에도 국민들에게 좋은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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