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인턴 사건에 '공분'‥성범죄 의료인 처벌 '도마 위'

해당 전공의 병원서 인턴 재수련중‥국내 성범죄 의료인 취업제한 효과 미미
도덕·윤리 강조되는 의사‥환자·전공의 "자질 없는 의사, 면허 취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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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주빈' 사건의 속에, 최근 대학병원 산부인과 인턴이 수련 중 환자에게 한 변태 행위가 세상에 알려져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인턴에게 내려진 처분이 고작 수련병원 정직 3개월이었다는 점.

현재 인턴은 다시 병원으로 복귀해 수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의료인의 성범죄에 대한 처벌 문제가 공론화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수련을 시작한 인턴 A씨는 산부인과 수련 과정에서 여성 환자와 동료들을 성추행·성희롱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턴 A씨는 지속적으로 산부인과 수련 중 마취를 받고 대기 중이던 여성 환자의 특정 신체부분을 만지고, 동료 간호사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사실을 인지하게 된 병원 측은 지난해 교육위원회를 열고 A씨에게 3개월의 정직 처분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간 정직 징계를 받은 뒤, 올해 다시 이 병원에 복귀하여 환자를 대면하지 않는 비임상과에 배정돼 다시 수련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에 환자들은 물론 전공의를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등도 입장문을 내고, A씨 사건에 대해 수위 높은 처벌을 요청하고 나섰다.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직업으로, 고도의 도덕성과 엄격한 직업윤리가 요구되기에, 이처럼 비윤리적 성희롱·성추행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의사로서의 자질이 있는 것이냐를 놓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해당 병원의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하며 A씨의 의사 면허 취소 및 재교부 제한 등을 통해 제2, 제3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역시 의료인에게 엄격한 윤리적 기준이 적용돼야 함을 인정하며, 의사 개인의 범죄행위로 인해 대다수 의사의 선의가 의심받게 되고, 환자와 의사와의 신뢰 관계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했다.

특히 수술실에서 마취가 된 상태에서 해당 인턴에게 성추행·성희롱을 당한 여성 환자는 이러한 피해 사실 자체를 몰라서 항의나 법적인 조치조차 취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현 전문가평가제의 자율규제 권한을 강화해 사법 체계가 보지 못하는 비윤리적 행위를 직장 동료 혹은 같이 일하는 전문가가 선제적으로 적발하고 면허를 박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가 지적한 것처럼 현재 의료인의 성범죄에 대한 처분은 해외와 비교해 경미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의사가 성희롱, 성추행 등 성범죄를 저질러 확정판결을 받은 의료인의 경우 형의 종류나 형량에 따라 취업제한 기간을 달리하여 의료기관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성범죄 전과와 의사면허는 별개라는 점이다. 따라서 성범죄 의료인은 병원 취업 등에서 제한을 받을 순 있어도, 개원하여 의사라는 직업을 이어가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다.

이에 A씨 역시 정직 처분이 끝나 수련을 마치면 전문의가 될 것이고, 만약 수련을 마치지 못하더라도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독일에서는 면허를 취득한 의료인이 성범죄를 저질러 형사재판을 거쳐 실형을 선고 받을 경우, 연방의사규정에 따라 해당 의사의 의사면허는 취소되거나 정지된다.

미국의 경우에도 의사가 환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형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면허를 정지시키고 형이 확정될 경우, 면허를 취소시켜 면허재취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성폭행한 의사가 징역형을 받은 후 다시 개원해 진료를 하는 사례도 있어, 환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마취 중인 환자에게 변태 행위를 한 대형병원 산부인과 인턴 - 국민의 안전을 위해 병원 공개 및 의사 면허 취소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를 드러냈다. 해당 청원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국민들이 참여해 3일 오전, 벌써 2만명을 돌파했다.

해당 청원인은 "이 의사가 전문의가 되면, 그리고 10년 3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겠는가. 제 2, 3의 피해자만 양산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많은 여성들, 특히 산모들은 어느 병원을 믿고 가야 하느냐"고 분노했다.

그는 "우리나라엔 훌륭한 의사가 많고, 공부중인 학생들도 많다. 자신의 직업과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쾌락과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이 단 한 명의 의사는 필요 없다. 이 세상에 이 의사 한 명만 존재한다 해도, 이 의사에겐 진료도 치료도 받고 싶지 않다"며, "마음 편히 믿고 병원에 갈 수 있도록, 국민의 안전과 알권리를 위해 병원 공개와 가해자인 인턴의 의사 면허를 취소하고, 재취득할 수 없도록 징계를 내려주시기를 청원한다"고 요청했다.

실제로 현재 국회에는 성범죄 의료인의 면허를 제한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6개(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윤후덕, 장정숙, 권칠승, 남인순, 손금주 의원 각각 대표발의)나 발의되어 있다. 성범죄 징계자 국가시험 응시 제한(민생당 최도자 의원 대표발의), 성범죄 의료인 신상 공개(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 대표발의), 그루밍 성범죄 의료인 형사처벌 가중(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 대표발의) 관련 의료법 개정안도 올라왔지만 심의는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대 국회 임기가 4월 15일 총선 이후 5월 29일로 끝나는 가운데, 20대 국회 종료 이전에 한차례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의료인 성범죄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다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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