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응급환자 진료기록 확인보다 응급조치 우선 '인정'

응급실 호흡곤란 환자 사망 사건‥法 "엑스레이 등 확인 안한 것 과실로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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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호흡곤란 증세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초진 오진한 전공의는 유죄를, 이후 상태가 악화된 환자에게 응급초치를 시행한 전문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14일 대법원은 A대학병원 응급실 업무상과실치사 사건에서 검사측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유지 판결을 내렸다. 이로서 지난 2월 6일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유지된다.

당시 원심은 사망한 환자를 초진한 전공의 B씨에 대해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B씨로부터 구두 보고만 받고 응급조치를 시행한 전문의 C씨에 대해서는 무죄 선고를 내렸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4년 3월 21일 오후 9시 38분경 환자 D씨가 호흡곤란 증세로 A대학병원 응급실로 내원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응급실 근무 중이던 B전공의는 후배 전공의의 도움 요청에 응해 D씨에 대한 진료를 시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환자 D씨의 문진 기록·진료차트·엑스레이 사진을 보지 않은 채 피해자를 진찰했다.

이후 환자 D씨의 호흡곤란 증상이 악화되면서 응급실 책임자인 C전문의가 B전공의의 요청을 받아 진료를 보았는데, 이 과정에서 C전문의 역시 피해자의 문진기록·진료차트·엑스레이 사진을 보지 않은 채 곧바로 기도삽관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C전문의는 B전공의와 함께 기관삽관(기도삽관)을 3회 실시했으나 성문 주위 구조물을 찾지 못해 모두 실패했다.

이후 C전문의는 상태가 악화된 D씨에 대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후 오후 11시 5분경에 이르러서야 윤상갑상막절개술(기도폐쇄를 막기 위해 목 주위를 직접 절개해 산소를 공급하게 하는 시술)을 시행해 피해자에게 산소가 공급되도록 했으나 끝내 사망했다.

재판과정에서 B전공의는 엑스레이 영상 등을 확인하지 않고 환자를 진찰한 뒤 C전문의에게도 진료기록 등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과실에 대해 인정했다.

원심은 B전공의가 피해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확인하는 등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해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더욱 빨리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결국 피해자가 사망헤 이르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고,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내렸다.

이와 달리 원심은 C전문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은 C전문의가 처음 환자D씨를 대면해 진료할 당시 이미 D씨의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줄어들어 당장 기도유지가 필요한 위급한 상황이었고, 이에 따라 C전문의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여유 없었다는 판단이다.

C전문의는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곧바로 기관삽관을 결정하고 시도했는데, 원심은 D씨와 같은 급성 후두개염 환자의 경우, 먼저 기관삽관을 시도하는 것이 적절한 응급처치에 해당하기에 C전문의의 판단은 적절하고 판단했다.

원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같은 급성환자의 경우, 우선적으로 기관삽관을 시도하는 것이 제일 앞선 응급처치인 이상, A씨가 기관삽관 전에 의무기록이나 엑스레이를 확인하지 않고 기관삽관을 우선 시행한 것은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원심의 판결에 불복한 검사 측의 상고에도 대법원은 C전문의에 대한 무죄를 유지했다.

해당 사건은 응급실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사법부가 인정한 점이라는 데서 의의가 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분업화된 진료체계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당장 대처해야 하는 응급의학과 의사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응급 환자에게 응급의학과 의사의 응급처치는 정확한 진단명을 확진하기 위한 영상의학적 검사결과 확인보다 우선시된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학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당시 C전문의가 단순히 의무기록이나 엑스레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환자의 사망이라는 악결과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없고, 당시 정황 상 C전문의의 응급조치는 적절했다고 판단하며 C전문의의 업무상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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