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제도발전협의체 무의미"‥또 고개든 수가협상 무용론

불완전 SGR·깜깜이 밴딩, 공급자단체 불만 가중‥소모적 협상 구조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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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신은진기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원격화상회의까지 동원, 전 유형 수가협상 타결을 위한 제도발전협의체를 운영했음에도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5개 주요유형 중 3개 유형 수가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성적표가 나왔고, 또다시 수가협상의 유효성은 도마에 올랐다.
 
메디파나뉴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느때보다도 의료계와의 관계가 중요한 시점에서 수가협상 무용론에 또다시 힘을 실어준 원인을 분석해봤다.
 

◆개선되지 않은 SGR, 알 수 없는 밴딩‥공급자 내몰리는 수가협상 구조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 가능한 진료비 증가율)'은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수가협상의 장애물로 등장했다.
 
SGR모형은 공급자를 비롯해 가입자와 연구자까지도 수년간 한계와 문제를 제기해온 사안이다. 지난해 수가협상 과정에서도 SGR모형으로 인해 적정수가 도출에 한계가 있음이 지적됐었다.
 
당시 병협은 "협상에서 SGR 모형을 활용하기 때문에 누적 적용이 된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환산지수가 지속적으로 낮아 이 폭이 계속 확대되면서 종별가산을 뛰어넘게 됐다"며 "2021년, 2022년에는 의원급과 병원급이 똑같은 행위를 할 때, 보상은 오히려 병원이 더 적게 받게 되는 식이다"고 SGR모형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치협이 협상 결렬 주요 원인 중 하나로 SGR을 지목했다. SGR 모형 자체가 불완전하다는 지적이다.
 
치협 관계자는 "수가 결정 주요 요인인 SGR 산출모형에는 본인부담율 인하, 급여 적용 연령 추가 등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치과계의 경우, 정부가 노인틀니 치과임플란트 본인부담율 인하를 실적으로 언급하면서도 실질적인 SGR산출모형 연구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강력히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이에 SGR 모형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2021년 수가협상에는 기존 방식 보완 수준에서 해당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과는 3개 유형 협상 결렬로 드러났다.
 
'깜깜이 협상'으로 진행되는 수가협상 구조도 수가협상 무용론을 부추겼다. SGR활용과 밴딩 폭, 재정소위 내 회의록 등은 모두 비공개다.
 
특히 추가소요재정(밴딩)은 협상이 끝나야만 공개돼 의약계의 불만이 큰 상태다. 조금이라도 더 원하는 수가를 받아내기 위해 '막판뒤집기', '버티기식 협상'도 불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협상기일을 한참 넘긴 익일 오전 8시 경에야 수가협상이 결렬돼, 협상완료 후 재정운영위원회 보고에 지각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1년도 수가협상 역시 협상마감 시일을 넘긴 다음날 오전 6시 30분경까지 협상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수가협상이 타결된 유형은 약사회와 한의협 뿐이었다.
 
◆협상장 박차고 나온 의협·병협·치협, 불만가질 수 밖에 없는 수가?
 
올해도 수가협상무용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동시에 공급자단체들의 실질적인 몫을 따져볼 필요는 있다.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협상마감 기한인 1일 자정을 훌쩍 넘긴 2일 새벽까지 수차례 치열한 협상을 진행했음에도 의협과 병협, 치협의 2021년도 수가협상은 결렬된 상태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가인상률을 수용하기보다는 건정심을 불사하겠다는 공급자들의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협상종료후 공개된 2021년도 최종밴딩은 9416억원, 평균 인상률은 1.99%이었다. 2020년 최종밴딩 1조478억원과 2.29%의 평균인상률을 겪은 공급자단체 입장에서는 올해 협상이 불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만, 협상이 결렬된 3개 유형이 밴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라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2021년도 유형별 인상률 및 추가 소요재정>

건보공단이 최종 제시한 수가인상률인 의원 2.4%, 병원 1.6%를 적용했을때, 의협과 병협이 2021년도 밴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한다. 치협까지 합세하면 전체 추가 소요재정의 81%가 3개 유형에 투입되는 셈이다.
 
공단이 제시한 수가인상률을 적용하면 2021년도 ▲의원급 의료기관 초진료는 1만6470원, 재진료 1만1770원이며 ▲병원은 초진료 1만6150원, 재진료 1만1700원 ▲종합병원은 초진료 1만7960원, 재진료 1만3520원 ▲상급종합병원은 초진료 1만9780원 재진료 1만5330원이 된다. 의료기관 유형에 따라 최소 180원에서 최대 370원의 진료비가 전년보다 늘어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의약단체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도 사실이나 가입자인 국민들의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년대비 1천억원 가량 축소된 2021년 밴딩을 공급자를 최대한 배려한 수치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편,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한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를 6월 5일 개최되는 건정심에 보고 할 예정이다.
 
건정심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결렬된 병원, 의원, 치과의 환산지수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6월 중 의결하고 이후 보건복지부장관이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명세를 고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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