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 급여화, 한의계 발전에도 저해" 쓴소리 쏟아낸 의약단체

"원칙과 기준없는 보건복지부의 행정에 깊은 실망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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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에 대해 의사단체, 병원계, 약사회가 한 목소리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앞서 몇 차례 입장을 밝힌 바와 같이 안전성·유효성의 문제와 더불어 표준화 되지 못한 첩약을 급여화 한다면 한의계의 발전도 저해할 수 있다는 고언(苦言)를 이어갔다.

지난 8일 오후, 버텍스코리아 22층 중회의장에서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약사회 등이 모여 '한방첩약 급여화 관련 범의약계 긴급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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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첩약 급여화, 오히려 한의학 발전 저해시키는 길"

이날 의약계는 한의학을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번 '첩약급여화 결정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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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임상약리학 이형기 교수<사진>는 "첩약 급여화는 한의학을 경전 해석학, 더 나아가 신학의 영역, 즉 일화적 서사에 불과한 약효 경험을 일반화된 믿음의 영역으로 내모는 반과학적 정책이다"며 "첩약을 급여화하면 한의학은 영원히 초(超)과학의 영역에 고착돼 더 이상 근거를 보완할 기회를 잃어버린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 논문 출간보다 어려운 것이 바로 '약제비 급여'이다. 이것의 전제는 안전성 유효성 심사 결과에 근거한 허가이다.

이를 위해 심평원에는 임상적 유용성, 급여기준, 비용 효과성, 급여 적정성 평가 등을 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신중한 고민 없이 '첩약 급여화'가 바로 건정심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첩약급여는 첩약이라는 신약과 변증,방제라는 신의료기술 모두에 급여를 인정하는 정책이다"며 "한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과거 한약서에 있으면 통과되기 때문에 '한약은 금수저'라는 웃지 못할 평가도 있다"고 돌아봤다.

이어 "금수저 대우를 받는 한약의 문제는 규제기관의 대처가 느슨하고 미흡한데 첩약은 더 큰 문제가 있다. 한약 원료 유통과정이 규격을 갖춘 원료가 아니라 완비가 되어있지 않다"며 "GMP 규격을 맞추기 어려운데 첩약은 이것을 가져다가 한의서에 따라 첩약화 하겠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첩약은 원래 복합제인 한약재를 임의로 한 것이기 떄문에 규격이 없다. 한의계 내부에서도 첩약이 표준화가 안 된 상태로 유효성, 안정성 입증 자체가 원천적 불가한 상태.

이 교수는 "모든 의약품의 유효성, 안정성 평가를 위한 대전제는 제품의 품질, 즉 규격이 확립되어야 하는데 첩약은 이것이 확립이 안 되어 있기에 이를 인정하는 순간 한의학의 발전기회를 박탈당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만약 건정심 소위의 결정대로 첩약 급여화가 진행된다면 파장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급여화가 되면서 첩약 의존도 및 사용량 증가하는데 저학력 가구 및 저소득층이나 굳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 불건전성 증가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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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의학회에서는 급여화가 되더라도 첩약 관리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 피해를 국민이 고스란히 덮어쓸 것이라 우려했다.

대한의학회 주명수 보험이사<사진>는 "이번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반대한다. 의약품이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이 어렵고 시판 후에도 부작용을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약이 시중에서 활용되더라도 임상연구에서 발견하지 못한 부작용을 발견하게 되면 품목이 취소되기도 한다. 그러나 첩약은 이런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기에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주 보험이사는 "신의료기술을 평가할 때 자료가 방대하다. 논문 등등을 다 심사하는데 이런 과정이 없이 제공하는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며 "실제로 급여화 시범사업 논의 시기에서 많은 건수의 한약재가 폐기된 바 있다는데 현대의학에 글로벌 시스템은 시대적 흐름에서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면 한약의 과학적 검증을 부터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첩약급여화는 원칙과 기준없는 보건복지 행정 전형"

첩약 급여화가 안전성·유효성 검증 없이 비과학적 근거에 따라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보건복지부가 무리한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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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박형욱 교수<사진>는 "의료기술과 의약품의 안전성, 유효성 기준, 보험급여의 기준인 비용효과성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과학적 기준이다"며 "만일 보건복지부가 한방의료, 첩약에 대해서는 엄격한 안전성, 유효성 요건을 요구하지 않고 의료, 의약품에만 엄격한 안전성, 유효성 요건을 요구한다면 이는 자의적 행정의 전형으로서 국가의 폭력이다"고 규정했다.

보건복지 정책과 관련된 행정은 과학적 행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시각.

박 교수는 "원칙과 기준 없는 보건복지 행정은 자존심 없는 행정으로 보건복지 행정이 망가지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며 "굳이 첩약 급여화를 진행하고 싶다면 그 선결 조건으로 보험급여 결정에서 건정심 이전에 '일관된 의과학적 기준,경제성 평가 위원회'를 구성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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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서는 약사회에서도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대한약학회 좌석훈 부회장<사진>은 "지난 2019년 4월에 열린 1차회의에서부터 첩약 급여화 추진은 안전성, 유효성 문제 때문에 의협이 참여해야 한다고 했지만, 복지부는 의협과 별도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논의가 없었다고 한다"며 "반면 특정 이해단체와 2년간 논의했다고 한다. 처방은 한의사단체와 논의가 맞지만, 조제는 약사회나 한약사회와 논의해야 하는데 공문조차 못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의약 분업을 해야 한다고 하니 정부는 어렵다고만 하고 논의를 하지 않았다. 아울러 한약 단위에서 문제가 되어 회수 폐기가 많은데 왜 추진하려고 하는지 계속 의문을 제기했지만, 정부가 입장을 가지지 못하고 편향성을 띈채 정책을 추진했다"며 "급여화를 위해서는 의학적 타당성 중대성, 비용효과성, 환자 비용부담 정도를 고려해야 하는데 정부가 제출한 자료 보면 환자의 비용부담 줄이는 것 말고는 없다"고 꼬집었다.

즉 정부의 입장이 편향적인 시각으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특정 직역에 대한 특혜…밥그릇 싸움 아닌 국민건강권이 문제"

첩약급여화는 그야말로 특정 직역에 대한 특혜로 직역의 밥그릇 싸움이 아닌 국민 건강권 차원에서 진행되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재차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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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김대하 홍보이사<사진>는 "최근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부정입학',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이슈였다. 한방 치료에 대한 급여화 과정이 일관된 프로세스가 아니라 한방에 특화되는 부분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합의된 자격이 아니라 편법으로 특혜를 입었을 때, 국민이 분노하고 공정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첩약급여화는 현대의학의 기준을 벗어난 영역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홍보이사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백신으로 렘데시비어가 이슈로 떠올랐다가 임상시험 과정에서 지지부진하면 대중에서 관심에서 멀어지는 때도 있다. 신약개발이 이런 과정에서 수많은 후보 물질이 탈락하고 결국 검증된 약제가 초이스가 되는 것이 현대의학의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방의료행위는 검증, 패러다임 변화에 적용 없이 지식만 누적됐다. 이제는 심지어 건보 급여화 영역까지 들어왔다는 점이 유감스럽다"며 "건보 급여화 적용 문제를 이야기한다면 우리나라 치료 효과성, 사회적 편익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런 원칙들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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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병원계도 의료일원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첩약급여화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

대한병원협회 김종윤 기획정책이사<사진>는 "한방의 건강보험 적용확대는 기본적으로 의학적 타당성 의료적 중대성 비용효과성을 고려해 결정되어야 한다. 의약계는 국민 보건향상을 중시한다. 한정된 건강보험을 고려하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방의 과학화를 위해 의한교육 통합 논의 없이 안전성 유효성을 생략한 채 시도하는 정책에 심각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선결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합리적인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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