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보건의료인들의 취미는?
'클래식' 한 잔이 주는 위안‥"오케스트라로 삶의 지혜 배워"

[연중기획] 보건의료인들의 취미는? ⑮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홍현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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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병과 상처로 고통 받고 아파하는 이들로 가득한 대학병원. 과중한 업무와 긴장된 근무의 연속으로, 병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병을 얻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의료진이다.

하지만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이 아플 순 없다. 항상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해야 하는 대학병원 교수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할까?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홍현준 교수의 비결은 바로 '클래식(Classic) 음악'이었다.

퇴근 후 감상하는 클래식 음악으로 여유를 찾고, 때로는 직접 바이올린을 들어 음악을 탐구하며, 듣는 이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전하는 홍현준 교수의 슬기로운 취미 생활을 직접 들어봤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홍현준 교수

◆ 운명처럼 찾아 온 '클래식'‥듣고, 연주하는 속에 위안 느껴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며, 음악을 곁에 두었던 홍현준 교수는 초등학생 때 다녀온 음악캠프에서 클래식과 운명 같은 만남을 가졌다.

평범한 연주 연습 등으로 가득 찬 음악캠프 일정을 마치고 잠들기 전, 친구들과 누워 클래식 음악을 듣는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클래식 음악이 당시 소년이었던 그에게 어떤 강렬한 빛이 되어 뇌리에 꽂힌 것이다.

당시의 감동과 감격은 과히 '충격'이었다는 홍현준 교수는 아직도 그 기분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형용할 수 없는 클래식과의 운명 같은 만남 이후로 홍 교수는 클래식 음악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공부에 전념했던 중, 고등학교 시절이 지나고 의대에 진학해 세브란스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다시 바이올린을 잡았지만, 이후 정신없이 바쁜 새내기 의사 생활 동안 좀처럼 음악을 할 시간적 여유가 나지 않았다.

홍현준 교수는 "의대를 졸업하고, 군대, 펠로우, 부교수 생활 등 정신없이 바쁜 생활 속에 좀처럼 음악을 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40대에 들어서서 현재 몸을 담고 있는 국제성모병원에서 교직을 갖게 되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겼고, 클래식을 듣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연주를 할 수 있는 시간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배들 중에 저보다 뛰어나신 분들이 참 많으시다. 진료도 보시고, 후학도 양성하시면서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거나 독주를 하시는 등 음악 활동을 하시는 선배들을 보면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이에 선배들을 따라 나의 마음속에 갖고 있던 취미이자, 스트레스 분출구인 음악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홍 교수는 이렇게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마음 맞는 이들과 앙상블도 하고,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등 병원 내에서 다양한 연주 활동을 실시했다.

또 자신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가톨릭관동대학교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오케스트라 '콘 브리오(ConBrio)'의 지도 교수이자 지휘자로 활동하며, 학생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고 있다.

◆ 인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오케스트라‥배움도 주는 음악
 
▲2016년 성탄 기념 '콘 브리오' 공연
 
▲2017년 국제성모병원 건강나눔 문화행사에 참여한 콘브리오

클래식은 '사골 곰탕'과 같은 매력이 있다고 말하는 홍현준 교수.

클래식 문외한들에게는 똑같이 들리는 음악이지만, 클래식은 누가 연주하느냐, 누가 지휘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리고, 그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도 다르다고 한다.

홍 교수는 "사골 곰탕은 누구나 끓일 수 있지만, 아무나 끓일 수 없다. 다 같은 맛 같지만, 다 다른 맛이다. 클래식 역시 그렇다"라며, "클래식은 들을 때 마다 새로운 매력이 있고, 다르게 해석되고, 다르게 표현된다"며 클래식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는 베토벤과 바흐다. 특히 올해는 베토벤이 태어난 지 250년 되는 해로, 베토벤의 음악을 듣는 낙이 꽤나 쏠쏠하다고 전했다.
 
▲2020년 코로나 극복을 위한 작은 음악회

코로나19로 연주회 등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오히려 온라인을 통한 연주회가 늘어 더욱 쉽게 다양한 버전의 베토벤 음악을 접할 수 있다며 기분 좋게 말했다.

특히 단지 클래식을 듣는 것에서 나아가 앙상블, 오케스트라 등의 활동을 하면서 그가 느끼고 배운 것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홍현준 교수는 "오케스트라는 인간 삶과 비슷하다. 바이올린, 첼로, 틀럼펫 등 오케스트라에 포함된 각자의 악기가 제 역할이 있다. 각자 자기만의 특색 있는 소리를 내고, 각자의 소리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리고 그 각자 하나하나가 너무나 중요하다. 인생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오케스트라 할 때 중요한 것이 내 소리를 잘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소리를 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무 튀어도, 너무 소리가 나지 않아도 안 된다"며, "삶도 마찬가지로 나의 인생을 잘 가꾸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타인의 목소리를 잘 듣고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 "음악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의미있는 삶' 살고 싶어"
 
▲바이올린 연주 중인 홍현준 교수

클래식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바이올린을 켜는 의사로서 활동해 온 홍현준 교수는 병원 내에서 다양한 음악활동을 해 왔다.

지난 2016년에는 병원에서 성탄기념 공연을, 2017년에는 가톨릭관동대 의대 '콘 브리오'와 건강나눔 문화증진 행사에서 오케스트라 공연 등을 꾸준히 실시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큰 공연 행사는 어렵지만, 코로나19로 지친 환자들과 의료진의 마음에 위안을 주기 위해 코로나 극복을 위한 작은 음악회도 두 달에 한 번씩 열고 있다.

홍현준 교수는 "음악은 좀 더 괜찮은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미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나 역시 모자란 부분이 많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 채우며 사는 거다. 거기에 음악이 참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는 3가지 신조가 있었다. '바로, 건강하게, 행복하게, 의미있게 산다'이다.

홍 교수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하면 무엇이든 재밌게 할 수 있다. 아픈 사람을 보는 직업이다 보니,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일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점도 있다.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진짜 행복한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건강해 진다. 거기에 음악이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 어떤 삶도 의미 없는 삶은 없지만, 자신이 그 의미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진짜 의미를 찾고, 가치를 찾으며 보람된 일을 하는 것. 그것이 이기적인 동물인 인간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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