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형 약가제도, 제네릭 시장 '독점수단' 변질되나

개량신약 허가 후 수탁 시 사실상 독점 가능…종근당 '아토젯 개량신약' 수탁 의견 수렴
수탁사 문제 발생 시 공급 차질 우려…"개량신약-제네릭 구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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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지난달부터 정부의 계단형 약가제도가 시행된 가운데 이를 제네릭 시장 독점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제네릭 품목에 대한 약가를 개편, 자체 생동시험과 등록 DMF 사용이라는 두 가지 요건 시 기존 보험상한가의 53.5%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먼저 허가를 받은 20개까지만 53.5%를 받을 수 있고, 21번째 허가 제품부터는 기존 최저가의 85%만 받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 같은 기준이 제네릭은 물론 개량신약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허가를 받은 개량신약은 오리지널의 재심사기간 만료 전이라도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개량신약을 허가 받은 제약사가 임상자료를 허여하는 조건으로 20개의 제약사를 모아 수탁생산을 할 경우 20번째 제네릭까지 모두 한 회사에서 독점 생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 계단형 약가 '허점' 공략하면 제네릭 시장 독점 가능
 
이 같은 문제는 제도 시행 전에도 이미 지적됐던 것으로, 최근에는 종근당이 아토젯의 개량신약에 대해 허가를 신청하면서 이 같은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MSD 아토젯의 후발약물인 CKD-391의 허가를 신청했다.
 
아토젯은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제로, 관련 특허는 없으나 내년 1월 22일까지 재심사기간이 남아있다.
 
이에 아토젯의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는 제약사들은 내년 1월 재심사기간 만료 직후 허가를 신청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종근당은 이들보다 먼저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실시해 개량신약을 개발했고, 재심사기간이 남아있는 지난 4월 허가를 신청했던 것이다.
 
주목되는 점은 종근당이 아토젯 후발약물의 허가가 가시화되자, 임상 허여 조건으로 생산을 위탁할 제약사가 있는지 의견을 조회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11일 공문을 통해 다수의 제약사에 아토젯 제네릭 위탁생산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며, 12일까지 회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종근당이 허가를 받은 이후 20개 제약사에 임상자료를 허여해 제품을 공급할 경우, 기존에 생동시험을 통해 제네릭 시장 진입을 준비하던 제약사들은 계단형 약가제도로 인해 낮은 약가를 받을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시장 진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종근당은 이 같은 위수탁생산에 들어갈 경우 개량신약을 조기에 출시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 다른 제네릭 품목까지 모두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으로 채워 사실상 제네릭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11일 일선 제약사에 아토젯 제네릭의 수탁생산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 수탁사 생산 차질 시 시장 공급 끊겨…'낭비' 되는 생동 자원
 
업계에서는 종근당이 수탁생산에 나서 제네릭 시장을 확보하면 무엇보다 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가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20개사가 판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만에 하나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불순물 발생 등의 이유로 생산이 중단되면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초 20개사를 내세웠던 근거는 그간의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평균적으로 20개사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해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사실상 한 회사가 20개 제약사의 물량을 모두 공급할 경우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정부가 내세웠던 근거는 힘을 잃게 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제약사가 아토젯의 제네릭을 개발하기 위해 30여 차례에 걸친 생동시험을 진행했는데, 여기에 투입된 자원 역시 모두 버려지게 된다는 점을 문제로 꼽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아토젯 제네릭 개발을 위해 진행한 생동시험은 34건으로, 여기에는 총 120억 원 가량이 투입되고 생동시험 피험자도 2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근당도 시장 선점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제도의 허점으로 인해 제네릭을 개발하던 다수의 제약사는 물론 환자들까지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약사들은 생동시험 한 건에 평균 4억 원 가량의 비용을 들였고, 피험자 수는 건당 60명 가량"이라면서 "정부의 면밀하지 못한 제도 때문에 이 같은 자원이 매몰되는 결과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네릭을 준비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제도가 미래 상황을 예측 불가능하게 해 새로운 제네릭 개발에 도전할 수 없게 만든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한 관계자는 "예측이 안되는 점이 문제다. 내년에 재심사기간이 만료되니까 그 시점에 맞춰 개발했는데, 재심사기간 만료 전에 개량신약을 허가 받아 수탁을 진행하면 언제든 이렇게 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예측 불가능한 제도를 만들어 혼란스럽다. 재심사기간이 끝나자 마자 허가를 신청해도 약가가 28%라면 말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 '20번째' 요건, 개량신약 별도 산정해야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종근당이 수탁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는 판단이다. 당장 제도 개선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문제가 될 만한 사례를 만들지 않고 시간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종근당이 수탁사업 참여의사만을 조회했을 뿐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실제로 종근당이 수탁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당장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한 관계자는 "종근당이 참여 의사만 물었을 뿐 수탁을 진행하겠다고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오늘(13일)도 확인해봤는데 내부 논의 중이라고 들었다"면서 "수탁을 하게 되면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는데, 참여의사를 밝힌 제약사가 많을 경우 캐파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향후 유사한 사례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고,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제도 자체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이 비용을 들여 임상을 진행한 만큼 그 자체는 복합제 개량신약으로 인정해야 한다. 각 제네릭 제약사들이 한 것은 생동시험"이라면서 "현 규정에 따르면 개량신약과 제네릭이 같은 바구니에 20개가 담기게 되는데, 이대로 두면 문제가 계속 생기게 된다. 개량신약은 다른 부류로 봐야 맞다는 생각"이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다른 관계자도 "위임이건 임상 허여건 3상까지 진행하고 안전성·유효성을 확보해서 진행한 것은 별도로 따지고, 순수하게 생동으로 간 것만 따로 제한을 두면 될 것"이라면서 "20개가 많다고 하면 그 부분은 협의하면 된다"며 의견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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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이미저렇게되고있는데 2020-08-14 09:17

    이미 듀오웰을 보면 일동제약이 임상허여로 20개 딱채워서 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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