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첩약 급여' 밀어붙이는 정부 저의·배경 뭐냐?"

의정합의 재논의 대상인 4대 의료정책 포함 불구 '건정심' 통과 사안이라며 선 긋는 정부
건정심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불신도 제기‥"과학적 검증 과정 없이 다수결로 결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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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범의약계가 오는 10월로 예정된 정부의 '첩약 건강보험 급여 시범사업' 추진에 비판을 가하며, 건정심 통과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는 정부와 한의계에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범의약계는 의정합의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코로나19 현장을 위해 전 의료계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첩약 급여 시범사업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정부의 의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왼쪽부터)이왕준 병협 국제위원장, 좌석훈 약사회 부회장, 박종혁 의협 총무이사, 김대하 의협 대변인

첩약 과학화 촉구 범의약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의약계 비대위)는 17일 오전 10시 의협 용산 임시회관에서 '첩약 급여화 논란' 대안 제시를 위한 온라인 동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범의약계 비대위에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약학회 등 7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기자회견에는 병원협회 이왕준 국제위원장, 약사회 좌석훈 부회장, 의사협회 박종혁 총무이사와 김대하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범의약계 비대위는 이미 지난 9월 10일 한 차례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의사총파업 국면에서 정부에 철폐를 요구한 4대악 정책 중 하나인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범의약계 비대위는 여러 차례 성명서 등을 통해 첩약 급여로 의료비가 경감될 수 있는지 검증하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유효성 확인을 통해 한의약의 과학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업 설계가 된 후 '첩약급여 시범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정부와 한의계는 지난 8개월 동안 한약협의체를 운영해 다양한 쟁점들을 검토했고, 정부관련 공익대표와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가입자 단체, 한양방과 치의계, 간호계와 약계로 대표되는 공급자 단체들이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건강보험정책의 최고 심의의결기구이자 사회적 합의기구인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통해 이미 의결된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이왕준 병협 국제위원장은 "정부가 건정심에서 통과됐다는 명목으로 첩약 건강보험 급여 시범사업을 강행하려고 한다. 건정심이라는 외피에 몸을 감추고 모든 정책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태"라며, "사실 건정심 논의에서 의약계 등 단체의 반대로 인해, 소위원회에서 시범사업을 통과한 것을 본회의 보고 안건으로 받아, 일단 시범사업이 추진되기로 한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왕준 국제위원장은 "의사파업의 연장선에서 여러 후유증이 정리되지 않은 틈새를 이용해, 정부가 매우 신속하게 진도를 빼려하고 있다"며, "현재 코로나라는 큰 위기 대응 상황 속에, 복지부 전체가 총의를 모아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지, 일부 특정 부서에서 의도적으로 이 부분을 서둘러 관철하려는 것인지 이에 대한 복지부의 명확한 입장이 나와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나아가 "의약계 차원에서 하는 요구 조건들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건강보험 급여 과정에서 보편적으로 진행해왔던 안전성, 경제성, 효과성 평가이며, 그에 대한 기본 룰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월로 예정된 시범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정부의 저의를 이해할 수 없고, 그 본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 역시 "실제로 건정심 통과 당시 의약계, 병원계가 공통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는데, 가입자단체와 공익위원의 찬성으로 통과가 됐다"며, "정부는 마치 완화된 기준을 통해 어떻게든 급여화해주려는 것 간은데, 현대과학의 관점에서 의약계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범의약계는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을 통과시킨 '건정심'에 대한 불신까지도 표출했다.

이왕준 국제위원장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건정심을 통해 시범사업을 강행할 수 있다면, 앞으로 어떤 신의료기술이나 신약 급여 과정도 건정심에서 검증 없이, 다수결로 투표만 해서 관철할 수 있다고 한다면, 향후 네카(NECA)를 비롯한 과학적 검증 절차는 필요 없을 것 같다"며, "건정심의 결정 자체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것인가?"라며 비판을 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재난상황에서 코로나19 현장의 감염관리 및 방역을 위한 의료행위에 대한 감염수가나 위험수당 인센티브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를 위해 건보재정을 선집행하는 데 대한 반발도 이어졌다.

이 국제위원장은 "건정심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곳이라면, 거꾸로 코로나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의료현장이 지속가능한 체계가 돌아갈 수 있도록 수가 시스템을 정비하고 추경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대처하려는 안건이 나와야 한다"며 "긴급한 재정대응도 아닌 상황에서 의약계가 결사반대하는 사안을 시급히 추진하려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고, 코로나 현장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모든 의약계 종사자에게 허탈감과 분노를 살 수밖에 없는 정책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범의약계는 한의계와 정부를 향해 공식적 답변을 요구하며, 상대 편에서 응할 시 공개 토론 및 공청회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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