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독감백신 무료접종 중단… 개원가, 혼란에 정부 불신까지

"정책 진행 과정에서 공급단가 낮추더니 결국… 예견된 인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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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갑작스러운 무료독감 백신 접종 일시 중단으로 개원가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유료 독감접종은 문제가 없는지부터 이미 맞은 백신들은 괜찮은지에 대해 묻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관련 백신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정부의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게다가 이번 사태가 물류센터 배송과정에서 일부 물량만 문제라고 발표한 점과 관련 일선의료현장에서 느끼는 괴리감이 커 정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내과 A개원의는 "22일부터 학생들 무료백신 접종이 시작인데 전날 저녁에 갑자기 중지됐다. 백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유통상의 문제인데 환자들이 불안해 한다. 특히 중·고등학생 엄마들이 국내 백신 못믿겠다고 차라리 돈내고 맞게 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신 관련해서 환자들에게 문의 연락이 오는데 본인도 아는게 없어 뭐라고 할말이 없다. 정부가 대기하라고 하니 기다리고 있다"며 "원래 유통을 아이스박스로 하는게 원칙인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상온에 노출된 것 같다. 정부가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는지 참 궁금하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이미 백신 접종한 환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며, 보건소도 지침이 헷갈리며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소재 B개원의는 "22일 무료백신에 한에서 유통의 문제가 있는 것인데, 이미 접종한 환자들도 불안한지 연락이 와서 자신이 맞은게 혹시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소에서는 일반 독감 주사도 놔주지 말고 지침이 내려올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가 본인이 알기에는 그게 아니라고 반문했는데, 보건소에서 한참후 확인해 보고 일반 독감 주사는 접종해도 된다고 회신이 왔다. 이처럼 보건소도 헷갈리니까 국민도 헷갈릴 수 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개원가에서는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그동안 독감백신의 낮은 가격에,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서 그동안 백신 유통에서 쉬쉬했던 것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향후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관리·감독이 철저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계 내부에서는 상자에 담겨진 독감예방백신이 배달되어 의아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어느 선까지 콜드 체인 시스템을 어겼는지도 모르기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개원가 C원장은 "불안한 백신 공급 상황에서 명확한 판단기준도 없는 상온 노출 백신주사를 어느 의사가 안심하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며, 환자들 또한 믿고 주사를 맞을 수 있겠는지 의문"이라며 "정부는 원칙대로 의학적 상식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이비인후과 D개원의는 "그동안 진료실에만 있다보니 백신 수령상황을 잘 몰라 이번에 확인을 해봤는데 무료접종 백신만 대부분 종이상자 상태로 왔더라. 이 백신을 2주전과 1주전에 나눠서 받았는데 원래는 아이스박스 상태로 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변 의원에 물어보니 다 택배상자로 왔다고 하더라. 뉴스에서는 물류센터 배송과정에서 일부 물량만 문제라고 하며, 수도권 지역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전부 폐기하자니 백신 물량이 부족할 것이고 그렇다고 선별하자니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일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환자의 문의 등에 멘붕에 빠진 상황에서 "독감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 사태는 예견된 인재"라고 지적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 이하 대개협)는 23일 "이번 사고는 정부의 무리한 정책 진행과정에서 공급단가를 터무니없이 낮추어 제약회사의 부담이 높아졌고, 결국은 준비가 제대로 안된 2순위 업체가 무리하게 일을 맡게 됨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규정했다.

이어 "이미 산부인과 임신부 무료 접종 문제가 불거졌듯이 백신단가가 비현실적으로 낮게 책정돼 제약회사로부터 백신을 구입해 접종을 하게 되면 의사들이 각 임신부에게 백신가격 차액을 지불해 주며 접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결국 중요한 임신부 접종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무료접종 광고와 생색은 정부가 내고 책임과 부담은 의사에게 전가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개원가가 더 경악하는 것은 이번 사태 수습에 임하는 당국의 태도가 너무 안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검사해 이상이 없다면 즉시 접종에 나서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개협은 "WHO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사백신이 상온에 노출 된 경우 그 안전성은 모른다고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상온에 노출 된 사백신은 덜 위험하며 표본 검사를 통해 별 문제가 없다면 국민들에게 접종을 하겠다고 한다"며 "안전성이 불명확한 상온 노출 백신은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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