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1대 국회 첫 복지위 국감, 백신·의사국시가 달궜다

트윈데믹 우려 속 독감백신 안전성·의료계 총파업 여파 최대 화두
의사 국시, 불법 리베이트, 의사 면허 등 의약계 이슈 고루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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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신은진 기자]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사상 최초 ‘온택트(On-tact)’ 국감을 치러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22일 막을 내렸다.

21대 국회 첫 번째 국감이기도 한 2020년도 보건복지위 국정감사는 의약계 주요 이슈가 고루 등장했다.

유통과정 중 상온노출과 접종자 사망 등으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는 독감백신,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는 의대생 의사국시 추가 등 올해 보건의료계 최대 이슈부터 제네릭 난립 대안, 리베이트 근절책, 의사면허 형평성 문제 등이 국감 단골손님으로 꼽혔다.

메디파나뉴스는 올해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국감 이슈들을 선정했다.
 
▲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 맞물린 인플루엔자 백신 유통사고-사망사태… 국감장 메운 최대 화두

백신 상온 노출, 백색입자 검출, 접종 후 사망사례 폭증 등 올해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슈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점에 2주 간격으로 진행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회 국정감사와 맞물리면서 국감장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지난달 21일 불거진 백신 상온 노출 사태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당시 쟁점은 ‘국민 불안’이었다. 문제된 백신에 대한 검사결과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것과 별개로 유통 사고에 따른 국민 불안감과 신뢰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접종한 사람에서도 큰 부작용이 없지만 국민 불안감이 여전한 것은 사실이다. 국민건강을 다룬다는 것에 무한책임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고, 같은당 신현영 의원은 “효과적인 예방접종사업을 위해 백신 제조·운송·보관에 이어 이상반응 관찰까지 통합 관리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국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잘 대처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22일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14일부터 연이어 발생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자 사망사례에 대한 집중 조명이 이뤄졌다.

여야 의원은 다함께 백신 안전성에 대한 국민 불안감 해소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다만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할 것인가에 대해선 여야 간 입장차가 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민 불안감 증가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예방접종사업 중단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음을 제시했다. 접종 시 주의사항 대국민 홍보 강화, 사망 우려 접종자 개별 확인 등 구체적인 방안도 언급됐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망과 백신 간 연관성을 정확히 파악해서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트윈데믹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고, 권칠승 의원은 “사망사례 증가와 접종사업 중단, 갈등 국면은 거기 있겠지만 중단하면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예방접종 사업 일시 중단, 백신 전량 회수 및 전수검사 실시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제조사도 틀리고 로트번호도 틀리다고 했지만, 국민 안심하려면 전수검사 해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따졌고, 같은당 서정숙 의원은 “사망 원인 규명이 안 돼 국민이 두려워하고 있다. 신중해야 하지 않느냐.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는 사업을 잠정 중단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두 차례에 걸친 국감에서 질타가 계속되는 동안 “국민 불안감에 대해 송구스럽다”면서도 백신 안전성에 대해서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22일에도 “각 사망사례와 관련해 같은 로트번호를 접종한 사례가 5~8만건인데, 현재까지 사망사례와 관련해 확인한 56만건 중 20명이 경증 이상반응을 신고했다”며 “각 로트번호마다 신고 사례 외에는 사망 건이 없어 현재로선 제품 자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답했다.

다만 백신 유통 사고 등에 대한 체계 개선 요구에 대해선 “국가 예방접종 사업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범부처 차원에서 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준비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 시간은 가는데‥ 실마리 안보이는 ‘의사국시’

독감백신 안전성 문제만큼이나 이번 국감에서 많이 언급된 주제는 ‘의사국시’였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이 피감기관으로 출석한 지난 15일 국감은 '국시원 국감'이라고 할 정도로 의대생 의사국시 추가여부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국민적 동의와 법과 원칙 하에 의사국시 추가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보건복지부와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여당, 대승적 차원의 기회제공을 주장하는 야당의 신경전은 국감 종합감사까지 이어졌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의료진이 부족하던 시기에 의대생들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신설을 반대하며 국시를 거부, 동맹휴학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병원장들이 대리사과를 하며 국시 기회를 요청했다”며 “국민들은 그런 의사들이 필요없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강병원 의원은 의료계가 의사국시 추가를 요구하며 의정협에체 구성을 미루고 있음을 비판하며 “9.4의정합의문에도 의대생 국시문제 해결은 전제조건으로 포함되지도 않았던 사안이다”면서 “의사국시 추가시험 문제는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다. 법과 원칙, 공정성의 문제이기에 복지부는 흔들림 없이 대처하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원내대표이기도 한 주호영 의원은 “올해 의사국시가 추가로 진행되지 못한다면 전공의 수급, 공보의, 군의관이 부족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는 커진다”면서 “(의대생들이) 국가시험을 거부한 것은 문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기관이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어떤 방법이 가장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향후 의사인력 수급에 문제가 없는지를 보고 결정해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신경전 속에 복지부와 국시원은 다소 입장차를 보이기도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국시 추가시행 여부에 대해 “9.4 의정합의에는 협의체 구성 전제조건에 의대생 국시문제 해결이 전혀 없었고, 이는 과도한 요구라기보단 협의체 구성과는 관계  없는 일이다”고 선을 긋고, “이 문제는 당연히 법과 규정, 공정성에 대한 문제다. 당연히 법과 원칙을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의도가 어찌됐던 의대생들의 표현의 방법이 잘못됐다”면서도 “국민 감정과 별개로 보건의료인 배출 등 실리적인 문제를 봐야 한다. 배출돼야 할 보건의료인이 배출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의사국시 추가시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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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리베이트, 제네릭의약품 난립 등 제약계 해결과제 주목

이번 국감에서는 제약업계에 해결과제로 쌓여있는 불법 리베이트 규제와 제네릭의약품 난립 방지도 여러 차례 다뤄져 주목을 받았다.

불법 리베이트에 관해선 정부가 내놓은 ‘경제적이익 제공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K-선샤인액트)’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과 신종 리베이트가 성행하는 것에 대한 대책이 요구됐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선샤인액트가 시행된 지 3년째이지만, 보건복지부는 지출보고서를 거의 검토하지 않다가 2018년에 작성된 지출보고서에 대해 4개 업체를 샘플 형식으로 검토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고, 같은당 서영석 의원은 “CSO(영업대행사)에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이 중 일부를 사용하거나 이미 허가받은 제품에 대한 임상시험을 의뢰하면서 연구비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신종 리베이트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능후 장관은 “정부 노력으로 리베이트가 줄어들고 있지만, 근절이 쉽지 않다”며 “철저히 조사해서 방안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그 일환으로 복지부는 최근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CSO를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안을 냈다.

지출보고서 허위 작성 시 행정처분 강화와 약사법-의료기기법-김영란법 상 경제적 이익 제공 기준 일치화 등도 제시돼, 정부는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한 성분에서 제네릭의약품이 100개 이상 출시·판매되는 것에 대한 규제 필요성도 제기됐다.

서영석 의원은 “2011년 생동시험 실시 위탁품목에 제한이 사라지면서 제네릭 난립이 이뤄졌다.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발목 잡힌 위탁공동생동 1+3제도가 바람직하다”고 주문하면서 제네릭 난립 문제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료제출의약품에 대해서도 1+3 제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공동생동 1+3 제도가 식약처 기본 입장이고, 이는 자료제출의약품도 마찬가지”라면서 “과거 제약산업 인프라 부족에 진입문턱을 낮췄지만, 이제는 신약개발로 나아가야 한다. 제네릭의약품 난립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을 더 심도 있게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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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 때리기? 도마 위 오른 의사면허 형평성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의사면허의 형평성 개선을 요구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을 만큼 '철밥통' 의사면허 취소기준 강화에 대한 국회의 공세는 날카로웠다.

현행법상 의료인은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다른 전문직과 달리 살인, 강간, 아동성범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고도 의료관련 범죄만 아니면 면허취소를 면제받고 있다. 금고형 이상의 처분을 받아 면허가 취소되더라도 재교부율은 100%에 달한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방흡입수술,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무면허 의료행위 면허취소는 10명당 1명뿐”이라고 지적했으며, 강병원 의원은 “일부 소수 의사들 때문에 의사 전체가 욕 먹어서는 안된다. 의사들이 소신과 윤리의식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회복이 가능하게 해야한다”며 의사면허 취소기준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서라도 의사면허를 엄격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칠승 의원은 사무장병원에 면허대여를 해주고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겨도, 6개월 면허정지 처분만 받고 나면 언제든 다시 사무장병원에 면허대여가 가능한 구조를 꼬집으며 “사무장병원에 면허를 대여한 의사의 면허는 영구박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이번엔 될까‥ 관심 높아진 대체조제 활성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대체조제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영석 의원, 이용호 무소속 의원 등은 생물학적 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만으로 대체조제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대체조제율이 1%미만임을 지적하며 대체조제 절차 간소화 등의 대책을 촉구했다.

서영석 의원은 5,730명의 약사를 대상으로 동일성분조제(대체조제)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직접 진행, 환자의 처방조제 불편해소와 건보재정 절감 및 환자 본인부담금 경감 차원에서 대체조제 수요가 높다는 점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부는 대체조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박능후 장관은 “대체조제는 약효동등성이 인정되는 제네릭에 한해 시행되는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면서 “현재 대체조제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제대로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 대체조제 사후통보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대체조제가 정착될 수 있게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이의경 식약처장도 “제네릭은 기본적으로 생동성 시험을 통해 동등성을 입증한 같은 의약품이다. 이를 알릴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와 처방권자인 의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제네릭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향상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DUR을 활용한 대체조제 시스템 간소화가 대안으로 제안되자, 김선민 심평원장은 “전산시스템상의 문제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DUR 시스템 탑재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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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보건복지위 국감은 여야 갈등으로 한 차례 파행 없이 진행된 모범국감으로 남게 됐다.

정치적 사안 개입도가 낮은 보건복지위원회이지만 이전 국감에서는 일부 발언들이 문제가 되면서 정회와 파행을 거듭하는 일이 잦았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김승희 의원의 문재인 대통령 치매 의심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고성 섞인 말싸움이 진행되다 정회를 겪은 바 있다.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은 “강기윤 의원께서 방역, 백신의 시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질병청장의 현장 복귀를 서두를 수 있게 해달라는 말씀을 하실 때는 여당의원께서 말씀하시는 줄 알았고, 김원이 의원께서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고 질타할 때는 야당 의원이 (여당쪽에) 앉아있는 줄 알았다”며 “문제를 진지하게 토론하는 과정에서 정파를 넘어 함께 머리를 맞대는 귀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21대 국회 첫번째 국정감사 종료의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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