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모델 도입 건기식 소분…"전문성 특화" vs "들러리 불과"

내달 문전약국서 첫 발, 내년부터 확대 수순… 약국가, 기대·우려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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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개인맞춤형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소분해 판매하는 시범사업에 약국모델이 등장하면서 약사사회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약사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소분 판매가 이뤄진다면 약국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규제 완화로 결국 약국이 들러리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승인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위한 업체들의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4월 정부 규제특례 대상으로 선정된 7개 업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준비과정을 거쳐왔고 이중 일부 업체들이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준비 중에 있다.
 
이중 지난 7월 풀무원의 친환경 식품매장 올가홀푸드 안에 개인맞춤형 건기식 판매 1호점 '퍼팩'이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무엇보다 약사사회의 관심은 규제특례 대상으로 선정된 업체들 중 약국과 협업하는 모델을 내세운 부분이다. 현재 모노랩스와 빅썸 등 2곳이 제휴약국을 통한 모델을 운영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8월 추가 승인된 온누리약국체인 역시 약국모델을 준비 중이다.
 
첫 발은 모노랩스가 끊을 예정이다. AI 추천 개인맞춤형 건기식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인 모노랩스는 최근 필즈, 독수리약국과 맞춤형 건기식 판매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2월 중 첫 시범 운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모노랩스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플랫폼을 통해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춘 건강기능식품 추천 및 소분 포장, 정기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영양제 섭취 습관까지 추적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태환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제조와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약국과 협력을 강화하며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서비스 시장에서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결국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약국모델의 등장으로 맞춤형 건기식 판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아직 시범사업 형태지만 향후 건기식 시장의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기에 약사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다만 건기식 소분 판매에 약국이 참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온도차가 크다.
 
먼저 건기식 소분 판매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커질 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규제완화 흐름 속에서 약국이 참여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모델을 보여준다면 약국의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실제 맞춤형 건기식 판매 시범운영 사업자들의 다수가 식품업체나 방문판매 업체들인 만큼 전문성을 통해 약국이 미리 준비해 선도적으로 나서서 차별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A약사는 "소분판매의 시범사업으로 이점이 입증되면 모든 약국에서 추진 됐으면 한다. 다양한 수요에 대해 시스템이 입증된다면 막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소분판매가 약국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약사는 "약국의 맞춤형 건기식 참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약사가 제대로 참여한다면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이 영양소가 왜 필요한 지 판단하고 설명해줄 수 있다"며 "특화된 상담 서비스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전했다.
 
첫 약국모델을 시작하는 독수리약국 정석문 약사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증가함에 따라 약국에서도 AI 기술을 접목한 모노랩스의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해 더욱 체계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약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건강기능식품 매출 상승을 통해 약국 수익성 개선 측면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강화되는 비대면 시대 흐름에 맞춰 약국이 규제 빗장이 풀린 시장에서 들러리 역할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기식 소분 판매 과정에서 약국을 방문해 1회 상담을 받더라도 나머지 과정이 공장에서 조제해 구독서비스가 이뤄지다 보니 결국 건기식 소분 판매의 편리성만 강조한 채 약국의 역할이 미미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C약사는 "개별적으로 참여하려는 약국들을 막을 순 없지만 약국참여 모델의 분명한 한계는 있다"며 "약국은 처음에 상담할 때 상담료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 결국 업체가 개입된 형태로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 상생모델이 맞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D약사도 "소분 건기식이 자리를 잡고 구독서비스가 이뤄지는 것을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되면 약국모델의 차별화가 아니라 가격이나 서비스 등의 경쟁에 따라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규제완화 흐름 속에서 약국의 건기식 시장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식약처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 판매 정책이 약국이나 건기식 판매 업소 등 소상공인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식약처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제조업소에서만 소분제조가 가능하던 것을 약국이나 판매업소에서 소분포장이 가능하도록 규제개선 했으며 소비자가 소분포장 현장을 확인할 수 없는 판매 형태인 온라인 판매, 전화권유 판매, 홈쇼핑 등은 현행과 같이 소분이 금지되므로 소상공인의 영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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