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시험 면제' 카드 만지작‥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정부의 독단적이고 무책임한 '전문의 시험 면제' 방침 반대

의사국시 문제 미해결·여당 공공의대 신설 계속 추진에 '정부 괘씸죄' 의견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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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정부가 코로나 의료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3년차 및 4년차 전공의들에게 전문의 시험을 면제해 곧바로 현장에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당사자 전공의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채 정부가 독단적으로 정책을 고민하는 데 대해 전공의들은 '행정편의주의적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정례브리핑 질의응답시간에서 보건복지부측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하여 전문의 시험을 앞둔 일부 3년차 및 4년차 전공의를 활용 검토하는 방안을 발표하며 전문의시험 면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의료 법령상 수련 과정을 밟고 있는 전공의, 레지던트들은 의무적으로 겸직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전문의 시험을 면제함으로써 수련 중인 전공의들을 코로나19 의료지원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해당 소식에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도 뒤늦게 전문의 시험 예정인 3·4년차 전공의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의견조회를 실시하는 가운데, 일선 전공의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대학교병원 전공의 협의회를 필두로 강남차병원, 강북삼성병원, 건국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고려대학교안산병원,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고신대학교병원, 구미차병원, 대전성모병원, 부산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분당차병원, 상계백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의료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성빈센트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 용인정신병원, 울산대학교병원, 원광대학교병원, 은평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조선대학교병원, 중앙대학교병원, 창원파티마병원, 청주성모병원, 한양대학교병원,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등 총 35개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이하 전공의 대표자)는 14일 늦게 정부의 독단적이고 무책임한 '전문의 시험 면제' 방침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선 병원 전공의들은 정부가 전문의 자격 시험 면제를 '혜택'으로 내걸어 젊은 의사들에게 '시험을 치르지 않게 해주는 것'을 마치 큰 수혜인 것처럼 '당근'으로 내미는 데 대해 "비상식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전공의를 동원해 코로나 전선에 투입하더라도 총 의료인의 수에 변화가 없어 사실상 인력 부족 문제에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공의 대표자들은 "현재 각 전공의들은 소속 수련 병원의 방침에 따라 직ㆍ간접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의료 행위에 종사 중인 상황이다. 의료진의 총 수가 늘지 않고, 기존에 예정된 인원이 배출되지 않을 현 상황에서 전공의 동원은 단지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와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공의는 의학 수련과 환자 진료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정부는 전문의 시험 면제 '혜택'을 주겠다는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전공의의 책무 중 한 가지인 '수련' 을 도외시한 발언과 다름이 없다. 특히 공공병상이 턱없이 부족한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에서 전공의를 동원한다는 것은 인력 운용에 대한 인건비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소속 병원의 인사권과 진료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전공의 신분의 특수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공의 대표자들은 병원의 의료행위와 전공의의 존재 목적을 해치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 유감을 표했다.

전공의협의회 내부에서도 본4 국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물론, 정부의 의정협의를 통해 약속한 4대악 정책 철회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괘씸죄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공개적으로 지역의대신설을 얘기하고,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공공의대 예산을 증액하는 상황 등으로 의료계는 사실상 정부와 여당이 의정합의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해 온 것이다.

앞서 올 봄 코로나 사태 때도 적극적인 의료인들의 의료지원 후 돌아온 것은 일방적인 의료정책 강행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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