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투 보라매병원, 때 아닌 서울시 vs 노조 설전

서울시, 보라매병원 임용대기 270명 채용‥증원 요청에 5명 채용 주장
노조, 270명은 '임용대기'로 현장에 발령 안나‥"간호인력기준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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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보라매병원 간호인력 배치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노조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인력 부족과 그로 인한 간호인력 소진을 주장하는 노조와 달리 제때 인력 충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서울시의 주장이 엇갈리며 '진실게임'이 되고 있다.
 

지난 1년 간 효과적인 감염병 진료대응체계를 구축해 중증환자는 물론 생활치료센터에서 무증상 및 경증환자를 돌보고 있는 보라매병원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인력 부족을 참지 못한 보라매병원 간호사들의 증언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3차 대유행 사태로 인해 보라매병원 코로노병동의 환자 수와 중증도가 높아짐에 따라 1년 간 '버텨왔던' 간호사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시의료원 3개 노동조합 소속)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앞두고 병상과 간호인력 준비 필요성에 대해 지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서울대병원 측이 노조의 요구를 묵살하며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늘어나는 환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보라매병원은 일반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인력을 임시로 코로나병동 지원인력으로 보내는 등 부족한 인력에 대해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지난 1월 13에는 보라매병원 간호사가 직접 정세균 총리에 인력 부족으로 방호복을 입은 채 9명의 중증환자를 보조인력 없이 혼자 돌보고 있는 현실을 호소하며, 정부가 보라매병원 간호사 증원 요구를 모르는 척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편지를 보내 관심을 모았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코로나19 병상을 확대함에 따라 간호사 6명의 증원을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단 1명의 증원도 허용하지 않아, 현재 보라매병원에는 임용을 기다리는 간호사가 270여 명이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곧바로 보라매병원은 해명·반박 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중증환자 간호를 위해 일반 중환자실에서 파견된 간호사가 추가 배치되어 간호하고 있으며, 병동 간호사 한명이 9명의 중증환자를 보조인력 없이 혼자 돌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에 근무하는 중환자 전담 간호사는 일반 중환자실보다 적은 수의 환자를 간호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전체 병동에 지원인력을 추가로 배치해 기존 간호사가 수행하던 청소 및 배식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등 간호 인력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켰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에는 서울시가 직접 나서 보라매병원에 임용대기 중인 간호사 270명 외에 5명을 추가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보라매병원 간호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270명을 채용해 임용대기 중"이라며 "정원 외에 코로나19 중환자 간호사 5명을 증원했다"고 반박했다.

마치 270명의 간호사를 현장에 투입한 것처럼 밝혔지만, 실상은 달랐다.

노조에 따르면 공개채용을 통해 합격통보를 했지만, 보라매병원에 배치되지 못하고 임용 대기 중인 간호사가 지난 10월 31일 기준으로 299명이며, 그간 휴직과 사직 등 결원에 따른 발령으로 1월 현재 270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보라매병원와 서울시가 현장의 살인적 업무 강도 및 인력 부족에 대해 인정하기는커녕 시민들을 기만하는 내용의 브리핑을 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하며, 임용 대기 중인 270명에 대한 즉각 발령과 교육을 주문했다.
 

지난 19일에는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와 보라매병원 간호사들이 직접 서울특별시청 앞에 나서 보라매병원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보라매병원의 코로나19 병상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준으로 169개로, 휴가를 단 하루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3교대 간호인력을 계산한 최소 필요 간호사 수는 436명이다.

하지만 현재 보라매병원 같은 기간 기준으로 160명에 불과해, 276명의 간호사가 추가로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보라매병원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일했던 김경오 간호사는 최근 언론에서 중환자를 1명씩 보게했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실제 현장에서는 간호사 한명이 중환자 2명을 보기도 하였음)과 용기를 내어 진실을 얘기한 동료간호사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간 병원의 모습을 보며 회의감이 들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얘기를 시작했다.

김경오 간호사는 "환자를 돌보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노동강도를 포함하여 중증도를 분류해야한다고 말하지만 병원은 오로지 호흡기계 증상으로만 환자를 구분했다. 하이플루를 적용하고 있어 언제라도 기관내 삽관을 해 인공호흡기 치료를 해야할지도 모르는 환자, 산소포화도가 잘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하고 일일이 식사를 도와야 하고 대소변도 치워드려야 하는 환자들이 병원기준으로는 경증이다. 정부와 병원에 묻고 싶다. 지금의 중증도 분류로 호흡기 증상 외 다양한 상황을 분류할 수 있는지, 실제 현장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여 만든 것인지, 엉터리 중증도 분류로 인해 간호사들이 힘들다고 외쳤던 모든 것들이 거짓말로 몰린 사실, 그로인해 간호사들이 눈물흘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묻고싶다"고 말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박경득 지부장은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지 1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이 자리에서 환자발생 후 첫 한달안에 했던 요구들을 아직도 하고 있다. '인력기준 마련하라', '환자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향후계획에 대해서 실제 근무하는 병원 노동자들과 공유하라' 12개월 동안 같은 요구하면서 버텼다. 그러나 서울시는 단 한차례도 만나지않고 버티고 있다. 서울시는 허위사실로 용기있는 제보를 덮으려고할 것이 아니라 직접 나와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노동자와 함께 준비해야한다"고 발언했다.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은 "벌써 1년이다. 한 달만, 이 계절만 넘기면 될 것처럼 버텨왔지만 서울은 한 달 짜리 도시가 아니고 한 계절만 버티자는 것은 국가의 계획이 될 수 없다. 당장 하루도 버티기 힘든 간호사를 버티게 하는 것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그것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정부에 대한 신뢰다. 그리고 그 시작은 제대로 된 인력과 병상 계획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중증도별 간호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체계적인 인력 계획을 즉각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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