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종근당건강, 상표권 싸움 타협점 없나?

'아이커-아이키커' 상표권 분쟁 9건, 치열한 공방 벌여
엎치락 뒤치락 판결 속 승자·패자 없는 장기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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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건강기능식품 업계 1위인 KGC인삼공사의 홍삼음료 ‘아이키커’와 업계 2위인 종근당건강의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 ‘아이커’의 상표권 법정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2018년 4월 KGC인삼공사가 먼저 소송을 걸어 시작된 '아이커-아이키커' 상표권 분쟁은 현재 두 회사가 모두 9건(KGC인삼공사 4건, 종근당건강 5건)에 달하는 각종 소송으로 번지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사의 소송전은 각각 상대방 상표와 제품에 대한 △등록상표 무효심판 △불사용취소심판청구 △손해배상 민사소송 △판매정지 가처분 신청 등 서로 동일한 내용으로 치고받고 있어 앞으로도 권리 확인이 끝날 때까지는 '산넘어 산'인 상태다.
 
이같은 법적 분쟁은 지난 2018년 4월 KGC인삼공사가 종근당건강을 상대로 '아이커'의 등록상표가 무효라며 특허심판원에 등록상표무효심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아이커'란 상표는 원래 종근당건강이 2004년 등록한 이후 '유산균, 비타민, 미네랄, DHA 등 성분의 건강보조식품'으로 처음 상표를 등록해 소유하고 있는 상표이며, 이후 2018년에 지정상품 등을 추가하여 건강기능식품으로도 등록한 바 있다.
 
인삼공사의 '아이키커'는 종근당건강보다 훨씬 뒤인 2011년도에 홍삼 성분의 '정관장 아이키커'를 발매하면서 등록한 상표다. 아이키커는 기능성이 없는 어린이음료이므로 제품 포장지에  'I-Kicker(나-축구 키커)'라는 영문을 병기하고 있다. 법률적으로 ‘키성장’ 기능성이 없는 일반음료에 ‘키성장’을 의미하는 상표명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마찰은 종근당건강이 2015년 식약처 인증 건강기능식품인 '아이커'를 발매하면서 시작됐다. 인삼공사가 종근당건강 발매 후 3년여 지난 즈음 '아이키커' 상표를 모방해 아이커를 발매했다며 2018년 4월 등록상표무효심판을 낸 것.
 
이 때부터 시작된 양사 소송전은 이후 서로 치고 받는 역소송을 내는 등 2019년 2건, 지난해엔 8건(기 판결건 포함)으로 늘어나 앞으로도 매 건마다 항소심과 최종심까지 번질 수 밖에 없는 구조란 점에서 지리한 소모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종근당건강측은 '아이커'를 발매한 배경에 대해 “아이커 상표는 2004년부터 등록되어 있는 유효한 상표이다. 건강기능식품법의 시행으로 ‘키성장 기능성”이 없는 제품은 '키 성장'을 암시하는 상표명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2014년 국내 최초로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HT042)에 대해 식약처가 ‘어린이 키성장’ 기능성원료로 인정하였고 이를 사용해 등록상표인 ‘아이커’를 사용한 제품을 발매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상대방은 두 제품이 서로 시장에서 경제적 견련관계라고 주장하는데, 아이커와 아이키커는 외관, 기능성, 유통, 가격 등에서 전혀 다른 제품이다. 한국인삼공사 스스로 ‘아이키커’는 키성장 제품이 아니라 ‘i-kicker'라고 포장지에 인쇄까지 해놓고는 상표권 분쟁시에는 두 상표 모두 ‘아이의 키가 큰다’는 관념이 유사하다고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한국인삼공사측은 '아이키커'가 2011년 먼저 출시돼 이미 널리 알려진 상표임을 주장하고 있다. 자사 제품이 잘 팔리자 종근당건강이 '아이커' 상표를 소유하고는 있어도 건강보조식품이지, 건강기능식품으로서는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을 냈다는 것.
 
다시말해 현 종근당건강 '아이커'는 2004년 상표등록시와 다른 기능성 제품으로서 원래 아이커에 부합되는 건강보조식품으로는 지난 3년간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사용'에 해당돼 권리가 취소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사의 엇갈리는 싸움은 초기에는 한국인삼공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실제 한국인삼공사는 2018년 4월 먼저 제기한 '아이커' 등록상표 무효심판청구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종근당건강 측이 판세를 뒤바꾼 모양새다. 종근당건강은 '정관장 아이키커' '아이키커 뉴튼', 정관장아이키커 뉴튼' 등의 상표에 대한 불사용취소심판청구에서 승소했고, 2021년 1월에도 특허심판원에서 2004년 등록된 ‘아이커’ 상표가 유효하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한국인삼공사는 ‘아이커’와 ‘아이키커’가 유사하므로 상표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해왔지만 ‘아이키커’는 ‘아이커’보다 7년이나 늦은 2011년에야 등록했기 때문에 오히려 인삼공사가 상표를 침해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사는 모든 판결에 대해 항소하고 있어 승자 패자가 없는 긴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이와 비슷한 사례로 보툴리눔톡신 균주 논란으로 수백억 이상의 막대한 소송비용을 지불하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하고 있는 대웅제약-메디톡스 간 법적 분쟁을 떠올리고 있다. 승패가 따로 없는 큰 소송전에서 피로감과 거액의 소송비 등 기업의 피해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인삼공사는 이전에도 여러 중소기업들과 잦은 상표권 소송을 벌여왔으며, 어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횡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린 적이 있다.

종근당건강측은 “한국인삼공사는 종근당건강에 먼저 소송을 제기하였고 이어서 다양한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 통상적인 상표권 분쟁과는 달리 최종 판결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온갖 추가적인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국민기업 한국인삼공사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무분별한 장기 소송전은 양사가 경제적, 시간적 피해를 볼 뿐이지만, 우리의 정당한 상표권 보호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소송에서도 판사가 양사에게 합의할 의향이 있는지 타진하였으나 한국인삼공사가 거절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KGC인삼공사측은 "상표권은 중요한 무형자산으로서 이의 보호는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며 "과거 유사상표 관련 소송 역시 해당차원에서 법의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했으며, 상호 원만히 합의하여 해결한 사안도 있고 법원의 판결을 받은 사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진행중인 소송은 당사의 브랜드 가치 훼손 방지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대화나 타협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세한 답변을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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