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사라진 산부인과 "기준 모호, 개인 양심 따라 선택"

"임신중절, 의학적 관점에서 22주가 최대"
"의사 개인적 양심 따라 수술 거부할 권리도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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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2021년 1월 1일부터 형법상 낙태죄가 폐지돼 이제 임신중절 수술은 불법이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합법이라고도 할 수 없다.

특히 관련 법안 마련되지 않아 산부인과 의사들은 본인 양심과 선택에 따라 낙태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 음성적으로 임신중절을 했던 의료기관들은 이를 그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가격 공개를 통해 양성화를 시도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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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관련 의료기관에 문의하면 7주부터 24주까지 가격대가 60만 원부터 시작해 주 수마다 10만 원 차이가 나며 최대 300만 원 수준까지 비용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임신 24주가 넘어가면, 난색을 보이며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아봐야 알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 산부인과에서는 10주 이내 임신중절수술 가격을 블로그에 안내하기도 했다.

A 산부인과는 "지난해까지는 낙태죄가 있어 약물 중절이나 약물복용과 같은 불법적인 경로로 중절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직 완전 합법화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 발표대로라면 24주가 이내 여성은 임신중절은 가능하다고 하니 차라리 안정적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언급했다.

이어 "24주가 지나고 난 뒤라면 어려움이 따를 수 있는 만큼 미루지 말고 차라리 임신중절수술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좋다”며 “비용은 주기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진료 거부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며, 의사 개인 종교적 신념에서 수술을 거부할 권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성완산부인과의원 윤석완 원장(여자의사회장)은 "개인적으로 가톨릭 신자이기에 그동안 임신중절 수술을 하지 않았다. 입법안 마련 과정에서 의사들에게도 임신중절 수술을 거부할 권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2021년 1월 1일부로 형법상 낙태죄가 폐지됐다.

이에 정부는 임신 14주 이내 여성에게만 낙태를 ‘조건 없이 허용'하고, 임신 15주에서 24주 여성은 '사회·경제적 이유가 있을 때만 낙태해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개정안을 내 놓은 바 있다.

하지만 종교계와 여성단체 대립과 사회적 갈등 속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고, 의료계는 상담과 일정 기간 숙려 절차를 거쳐도 임신중절이 가능한 주수가 22주가 최대라고 보고 있다.

윤 원장은 "요즘 의료가 발전해 임신 22주에 태아가 500g 정도가 되면 살릴 수 있다. 정부 입법안은 현실과 맞지 않아 산부인과 의사들이 반대했다"며 "만약 입법한다고 해도 주수를 산부인과 의사들과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법안 마련이 되지 않은 무주공산 상태에서 산부인과계는 1월 1일부터 임신 22주 후부터는 임신중절을 하지 않는 '선별적 낙태거부'에 들어간 상태이다.

하지만 여기에 모든 산부인과 의료기관들이 동참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 소재 산부인과 B의사는 "낙태죄가 있을 때도 그랬지만, 그것마저 사라진 지금, 주수에 따라 고가 수술비를 받으면서 음성적으로 수술하는 의사들이 여전히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도 소재 산부인과 C개원의는 "지금도 22주에 임신중절을 하는 의료기관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곳은 옛날부터 음성적으로 하던 기관이다. 확실한 입법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정리되기 어려울 것이다"고 언급했다.

산부인과계에 따르면 여성이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요구할 수 있는 낙태는 임신 10주 미만이며, 임신 10주부터 22주 미만은 여성이 이를 신중히 숙려하고 결정해야 하는 기간으로 보고 있다.

김동석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일각에서는 30주가 가능하다고 하고 법무부에서는 낙태 가능 주수가 24주까지라고 봤는데 의학적 관점에서 최대가 22주까지이다"며 "이 합의가 되지 않아 현재 법령이 없는 상태이다"며 "이는 정부의 직무유기이다"고 비판했다.

의사단체 차원에서도 법 공백 상태를 그대로 둘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기준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기존 음성적으로 낙태하던 의료기관들이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명확한 법이 생겨야 규제가 가능하고 불법적 영역도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과인 산부인과 관련 학회서 낸 입장과 같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올라온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전문가 입장 반영해서 의견서를 제출하려고 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의료계 내부 의견 정리를 위해 토론회를 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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