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추나·첩약·왕진까지‥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물살

의료계 견제 속에 건강보험 급여화 성과 내는 한의계‥장애인 주치의·치매관리 포함 노력
김경호 한의협 부회장 "제도권 도입 위해 노력한 3년‥과학화 위해 의료기기 사용 초점"

메디파나뉴스 2021-02-05 06:05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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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추나요법, 첩약에 이어 왕진까지 한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위한 한의계의 잰 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의 견제에도 불구, '문재인 케어'로 이름 붙은 현 정부의 건강보장성 강화 정책과 대한한의사협회의 공격적인 정책 추진이 맞물리며 한의약의 제도권 진입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강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가 '일차의료 한의 왕진 수가 시범사업'을 의결하며, 한의사들이 직접 거동불편 환자를 방문해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지난 2019년 4월 8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 추나요법에 이어, 2020년 첩약급여 시범사업, 그리고 2021년 왕진수가 시범사업에 이르기까지 한의계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의 견제와 오랜 기간 제도권에 들지 못했던 근본적 이유인 한의약의 객관화, 과학화 문제가 발목을 잡았으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으로 삼은 현 정권의 기조 아래 대한한의사협회의 끊임없는 노력이 결실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의계는 추나 급여화는 물론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실시를 위해 꽤 오랜 기간 진통을 겪어야 했다.

추나요법의 지난 2017년부터 65개 시범기관을 통해 근골격계 질환 추나요법 시범사업을 진행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급여화가 진행됐으나, 근거 부족을 주장하는 의료계와 본인부담률이 없는 자동차보험에서 이를 악용한 과잉진료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험업계의 반발로 마지막까지 속을 끓여야 했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지난 2012년 한 차례 추진됐다 무산됐고, 2019년부터 다시 추진됐으나 의료계의 첩약의 안전성 및 효과성에 대한 문제제기 속에 시범사업 일정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결국 2020년 7월에 이르러서야 그해 10월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 일정이 확정됐으나,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가 총파업 등을 통해 대정부 투쟁을 실시하면서, 정부의 4대악(惡) 의료정책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을 포함시키면서 또 다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이 좌초할 위기에 빠졌다.

정부가 의료계와 '의정합의'를 통해 의료계가 설정한 '4대악' 의료정책을 ‘코로나19 안정화 시기 이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한의계의 우려 속에 지난해 10월부터 예정대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이 시행되며, 한의계는 이번 시범사업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첩약 급여화 대상 질환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시범사업이 시작된 일차의료 왕진 수가사업의 경우, 최근 '일차의료'에서 역할을 수행하려는 한의계의 노력이 정부의 '커뮤니티케어' 등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의 의도와 맞아떨어지며 한의계의 세 번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에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의 '일차의료 왕진 시범사업'은 지난 2019년 12월 27일부터 시행됐으나 당시에는 의과 의원만을 대상으로 진행돼 한의협으로부터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문제는 의과의원만을 대상으로 한 '일차의료 왕진 시범사업'이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 12월 27일부터 2020년 10월 31일까지 의과 일차의료 청구 현황에 따르면 약 10개월간 시범사업 대상기관 321곳 중 실제 청구가 이뤄진 기관은 32.4%인 104곳에 불과했고, 건강보험 수가 청구 환자는 1163명으로 기관당 11.2명 수준이었다. 총 건수는 3771건으로 기관당 36.3건 청구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한의계는 시범사업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에 집중해 2019년에는 총 9개 지역에서 831명 대상으로 총 3,404회의 방문진료를, 2020년에는 총 16개 지역에서 661명을 대상으로 총 5,345회의 방문진료를 수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역사회 단위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의계의 이 같은 성과는 분명 의과와 비교된다.

일찍이 장애인 주치의사업에서도 의료계에 비해 높은 만족도와 성과를 보인 한의계는, 대한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한의의료서비스 표준화 및 방문진료 차트 표준화, 왕진가방 제작 등 지원에 집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호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한의약을 제도권에 넣어 국민들에게 더 다가기 위해 마련한 대한한의사협회 43대 집행부의 공약으로, 지난 3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의협은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 참여를 위해 지난 3년 간 목소리를 높였으나, 여전히 배제된 채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외에도 치매 국가관리 사업에 포함돼, 치매 안심병원에서 한의사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도 한의계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무엇보다 한의계는 매 정책 추진 때마다 발목잡히고 있는 객관화, 과학화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향후에는 의료기기 사용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호 부회장은 "헌법재판소에서 한의사도 안압측정기 등 안과 의료기기 5종을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 복지부도 한의사의 혈액검사 자체는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한의사에게 사용이 인정된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급여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로써 한의사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유효성, 안전성 입증을 위한 한의약의 객관화, 현대화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의협은 매년 의료기기 사용확대를 선언하며, 한의원에서 혈액검사 사용운동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첩약 급여화 등이 시행되는 속에 더욱 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첩약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첩약 투여 전후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근거를 쌓는 게 필요하다. 또한 국민 안전 차원에서 의료기기 사용을 통해 한의약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의무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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