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코로나 투입, 강제 아니지만‥'병원장 허가' 전제 논란

복지부 요청 거부하기 힘든 수련병원, 전공의들에게 '무언의 압박' 될 것
수평위, '병원장 허가 하에 겸직 금지 예외 허용' 원칙 복지부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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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현장에 전공의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정부가 법안 개정에 나선 가운데, '수련병원장의 허가'라는 단서 규정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복지부의 전공의 파견 요청에 수련병원장이 이를 무시하기 어렵고, 전공의들은 또 수련병원 및 교수들의 요청을 거부하기 힘들어 사실상 '강제동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감염병 등으로 인한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한 기관에서는 전공의 근무가 가능하도록 겸직을 허용하는 내용의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의사단체들은 해당 개정안에 즉각 반대의견을 개진하며, 해당 법안이 전공의들의 자유 의지와 상관없이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강제동원'을 위한 것이라며 법안 철회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 같은 주장에 복지부는 "전공의 겸직은 본인의 의사와 수련병원장의 허가가 전제돼야 이뤄질 수 있다. 이는 이번 전공의 겸직금지 허용의 개정내용이 전공의의 강제차출 목적이라는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마치 '수련병원장의 허가'가 전공의들을 위한 보호막이 될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으나, 당사자 전공의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전공의 관계자는 "수련병원에서 복지부의 파견 요청에 동의할 경우, 수련병원은 자연히 전공의 파견을 통해 액션을 보여주려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련병원장의 허가'가 단순히 전공의들에게 자율적인 선택의 기회로 다가오기보다는, '을'인 전공의들에게는 무언의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 역시 "개정 법령에 전공의 본인의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문구가 명시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수련병원장 및 교수들의 요구에 반해 동의를 거부하기 힘들다. 본인 동의 규정 조차도 없는 개정안 통과는 손 쉬운 전공의 강제 동원을 위한 사전 조치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 4일 복지부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전공의 코로나19 현장 투입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진 배경에 대해 공개해 이 같은 논의와 전제 조건이 나오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협에 따르면, 복지부가 전공의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는 지난해 3차 대유행 당시 코로나 환자 급증 상황에서 여러 의료계 직군 단체에 자문을 구하는 속에, 의료계 직군 중 한 단체로부터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내부 논의를 통해 졸국을 앞둔 3, 4년차 전공의들에게 시험을 면헤해주면 인력 지원에 응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안을 마련했고, 전문의 시험 면제와 연계해 코로나19 인력지원을 검토 중인 상황을 대전협 측에 전달했다.

대전협은 당시 전공의 설문 결과, 이미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충분히 종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수련병원에서 격무에 시달리고 있음이 확인됐고, 졸국연차의 경우에도 전문의 시험 면제 조건이 인력지원의 조건으로서 제시되었다는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설문조사에 전문의 시험 면제 조건 하에 자율적으로 코로나19 현장에 참여 의지가 있다고 밝힌 전공의는 약 200명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정협의체 회의가 진행됐고, 한편으로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전공의의 코로나19 현장 투입과 관련한 심의를 진행했다.

특히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심의를 통해 "전공의 본인의 자율적인 의지가 있을 경우, 수련병원의 병원장 허가 하에 코로나19 현장에 인력지원을 나갈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겸직금지 규정 예외로 둔다"는 원칙을 정해 복지부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공의들보다 수련병원장과 교수들의 숫자가 많은 '기울어진 운동장'인 수평위에서 사실상 복지부의 전공의 활용을 정책에 힘을 실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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