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 잡은 약사의 이중생활… "실력으로 인정받는 선수될 것"

[인터뷰] 여자 포켓볼 선수(랭킹 14위) 이지영 약사
5년 전 선수 등록 후 겸업… 하루 2~3시간 연습 게을리하지 않아
'현직 약사' 타이틀로 주목… "약사 직능에 부끄럽지 않는 선수되기 위해 실력 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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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취미로 즐겼던 당구의 매력에 빠진 약사가 더 높은 꿈을 꾸고 있다. '현직 약사'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갖추는 것이 그의 목표다.
 
국내 여자 포켓볼 랭킹 14위로 최근 진행된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에서 '여자 풀(pool) 서바이벌'에 참여하며 화제를 모은 이지영 약사(42, 경희대 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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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사는 13년 만에 TV로 중계된 이번 포켓볼 경기에서 '현직 약사' 타이틀이 따라붙으며 대회 기간 동안 주목을 받았다.
 
비록 전체 20명 중 9위라는 성적으로 상위권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치열했던 경쟁 속 국내 탑 랭커들과의 경기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 이후 메디파나뉴스와 운영 중인 약국에서 만난 이 약사는 이번 대회는 아쉽지만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스스로 더 부단히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약사 출신으로 주목을 받았던 만큼 약사라는 직업에 부끄럽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도 밝혔다.
 
◆ 약국·육아 속 선수 등록 도전… 동호인서 선수로의 꿈 이뤄  
 
이 약사의 선수 활동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현직 개국약사라는 흔치 않는 이력과 함께 두 아이의 엄마로 늦은 나이에 선수 등록을 하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포켓볼과의 인연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간다. 경희대 약대 시절 친구들과 즐기며 접했던 당구의 재미에 푹 빠졌던 이 약사는 대학 졸업 이후 당구를 칠 기회가 없자 용기를 내 동호회를 찾아갔다.
 
동호회 가입 후 아마추어 시합을 구경할 기회가 생겼고 진지하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제대로 연습을 시작하면서 당구에 본격 입문하게 됐다.
 
"약대 생활이 좁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이 굉장히 떨렸어요. 그래도 당구가 좋아서 혼자서 용기를 내 동호회까지 찾아간 것이 시작이었어요. 정말 잘 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한 이 약사는 동호회 활동 중 전국대회까지 나가며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약국 운영과 함께 출산까지 겹치면서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
 
출산 이후 계속 운동을 해야 할 지를 두고 고민에 빠진 이 약사는 더 이상 취미 생활이 아닌 본격적인 선수로의 활동으로 전향하기 위해 5년 전 선수 등록을 선택하게 됐다.
 
약국 일과 엄마로서 두 가지 일을 해야 하는 와중에서도 당구라는 운동 역시 전문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도 당구를 떠나보내지 못했어요. 다시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소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죠. 그래서 이왕 운동을 할 거면 선수라는 목표를 정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엄마의 꿈을 보여줄 수도 있고 스스로도 이유가 필요했어요."
 
한편으로는 자신의 실력을 프로의 세계에서도 입증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기도 했다. 국제 대회에서 상위 랭커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실력을 키우며 동호인이 아닌 전문선수로서 인정을 받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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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력 갖추기 위한 연습 매진… 가족은 든든한 지원군
 
선수 등록 이후 이 약사는 전문선수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연습을 쉬지 않았다.
 
하루 11시간의 약국 운영이라는 강행군 속에서도 집 지하에 설치한 당구대에서 매일 2~3시간의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선수들과의 경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현직 개국약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라는 이력이 선수로서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은 시간을 쪼개 연습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약사의 설명이다.
 
"잘하는 선수들은 초등학교, 중학교부터 운동을 시작하는데 그들과 대결하려면 연습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수가 없어요.  스스로 노력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죠. 꾸준히 하는 성격이라서 매일 2~3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매일 조금씩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노력하고 있어요."
 
약국과 당구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가족의 응원이다.
 
당구 동호회에서 만난 남편은 가장 큰 지원자다. 당구라는 취미가 같다 보니 선수활동을 이해하고 이 약사를 든든하게 지원해준다.
 
초등학생인 두 아이들 역시 어려서부터 당구를 접하다 보니 함께 당구를 즐기게 됐고 어느 새 가족 취미가 돼 엄마의 든든한 응원단이 됐다.
 
"아무래도 약국을 하면서 선수 활동을 하면 가족의 지원이 없으면 할 수가 없죠. 다행히 동호회에서 만난 남편이 당구에 대한 이해와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어요. 지방에서 진행되는 대회에 참여하는 경우에도 많은 이해를 해주고 있어요. 아이들도 당구가 취미가 될 정도로 좋아하고 있고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에게 엄마 자랑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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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영 약사의 경기 모습(이지영 약사 제공)

 
◆ 당구 뿐 아니라 약사로서도 부족한 부분 메우려 노력
 
이 약사가 취미였던 당구를 선수활동으로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노력에 있다. 약국 근무 과정에서도 이 같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 약사는 약대 졸업이후 서울에 위치한 문전약국에서 7~8년 근무했는데 조제에 집중되다 보니 스스로 일반의약품에 대해 부족하다고 느껴 시간을 내 강의를 듣고 파트타임 근무를 자처하며 자기계발에 나섰다.
 
그 결과 인천에서 현재 8년간 매약 위주의 약국을 개업해 운영할 수 있었다.
 
"스스로 갈증이 생겨 매약 위주의 약국에서 파트타임 근무를 했는데 그곳의 약사님이 환자들과 소통하며 약국을 운영하는 것에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줬어요. 돈을 받고 일한 것이지만 가르침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해요. 매약 중심 약국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됐죠." 
 
이처럼 이 약사는 선수로 활동하는 당구를 통해서도 악바리 근성이 나오며 점차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동경의 대상이었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들과의 격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약사는 아직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오지 않은 만큼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생각이다.
 
TV 중계를 통해 주목받았던 이번 '여자 풀(pool) 서바이벌' 경기에서의 경기력 역시 아쉬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아직 이 약사가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이 약사는 '현직 약사'로 주목받은 만큼 걸맞는 실력으로도 주목을 받길 원했다.
 
"아직 우승 경험이 없고 전국 대회서 3위에 오른 것이 가장 높은 성적이에요. 아직까지는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지만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시합에서도 많이 아쉬워서 끝나고 바로 연습을 하기도 했어요. 약사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도록 당구선수로서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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