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웅' 공공병원 보건의료노조…9월 총파업, 이유는

의료인력 및 시설 부족으로 열악한 근무환경 버텨…"더 이상 못 버틴다"
노정교섭 통해 공공의료 확충 및 강화 요구…"구체적 예산 제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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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최전방에서 온몸으로 맞서온 '코로나 영웅'들이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1년 반이 넘도록 이어지는 코로나 비상사태에서 공공의료 강화 및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보건의료인들이 이제는 참지 않고 거리로 나서겠다는 것.


4차 대유행의 불길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전담하고 있는 감염병 전담병원 등 공공병원들이 파업에 나설 경우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진 덕분에'라며 상찬받던 보건의료인들이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으로 뭉쳐 오는 9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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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3일 복지부 앞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1년 반 넘게 코로나19 열악한 환경 버텨…"이제는 한계"


오늘 9월 총파업을 계획 중인 보건의료노조는 전국에 11개 지역본부를 갖춘 대표적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국립중앙의료원 등 국립대병원을 비롯해 사립대병원, 지방의료원, 특수목적공공병원, 민간중소병원 등 199개 의료기관지부에서 활동하는 보건의료인력들이 포함돼 있다.


조합원은 간호직이 65%로 가장 많고, 의료기사와 보건기사가 포함된 보건직이 15.9%, 기능직 및 운영지원직 6.2%, 간호조무직 5.8%, 사무·행정직 3.9% 순으로 분포돼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며, 대다수의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이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조직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데, 조합원 수도 매년 증가해 2020년 12월 기준 조합원 수는 7만 7,006명으로 8만에 육박한다.


문제는 이렇게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이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돼 문제가 해결된 적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지난 28일 정의당 강은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장철민 의원 주최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환시대, 초기업교섭의 새로운 가능성 모색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코로나19에서 노동자들의 현실을 설명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K-방역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을 갈아 넣은 결과라고 얘기한다. 평상시에도 인력이 부족함에도 인력을 전혀 충원하지 않은 채 선별진료소, 백신접종을 도맡아 책임지고 있는 것은 물론, 그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확진자 치료와 무증상, 경증환자들이 있는 생활치료센터에까지 파견을 나가야 했다. 또 겨울에는 추위와 여름에는 더위와 같은 이상기후와도 싸워야 해서 더는 버티기가 어려울 지경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기관 중 10%도 안되는 공공의료가 80%의 코로나 확진 환자를 치료하느라 취약계층 환자들과 지역에서 더 위급한 필수의료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작년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에 공공의료와 보건의료인력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공공의료와 인력확충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럼에도 정부는 매년 공공의료를 확충, 강화하겠다고 발표만 하고 있고, 작년에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인력확충과 처우개선을 약속했지만 시행된 것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확진 환자 병동 근무 후 지친 의료진.jpg


실제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부터 공공의료 인력 부족으로 인한 코로나19 의료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알려왔다.


특히 의사 인력 부족으로 의료기관들은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를 늘리고, 의사업무를 대행하는 PA간호사를 양성하고 있다. 이에 과도한 업무량을 버텨야 하는 간호사들은 불법의료인력이라는 낙인은 물론, 장기간 노동, 휴가 미사용, 불규칙 교대근무제, 임신순번제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은 특히 우리나라 임상의사가 인구 1,000명당 2.5명으로 OECD 국가 중 3번째로 적은 점을 지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의 반대로 공공의대 설립법은 무산됐고, 의대정원도 늘리지 못하면서, 대리 처방, 대리 시술 및 대리수술 등 불법의료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는 환자 안전을 저해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하락시키는 문제로 이어지게 되며, 최근에는 공공에서 의료인력의 이탈마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의료확충 등 요구안 제시하며 노정교섭 진행중…"예산으로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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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지금이 보건의료산업의 고질적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해결해 가기에 최적기로 보고, '총파업'이라는 배수진까지 치며 요구사항드을 쟁취하겠다는 목소리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 설문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의사인력 증원 찬성은 64.9%, 공공의대 신설은 54.3%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3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공의료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가 최고조일 때, 노정교섭, 산별교섭 나아가 산별 투쟁으로 돌파해 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월부터 보건복지부와 교섭 테이블을 만들어, 총파업을 배수진으로 △코로나19 극복과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공공의료 확충·강화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인력 확충 △불법의료 근절 △교대근무제 개선 및 주4일제 단계적 도입 △비정규직 정규직화 △산별 노조활동 보장 등을 쟁취하기 위한 노정교섭을 진행해 5차에 이르고 있다.


또한 국립중앙의료원 등 주요 공공병원, 민간병원 총 68개 의료기관 노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산별중앙교섭 역시 지난 6월 2일부터 시작해 4차 교섭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지금처럼 유행이 발생할 때마다 군·경, 공무원을 임시방편으로 동원하거나 임시직을 활용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오래 지속할 수도 없다"며, "보건소 간호인력 등 공공의료 인력을 확충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등의 근본 대책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는 '말'뿐이 아닌 '예산'으로 구체적인 정책 시행을 촉구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중환자실 김민철 간호사가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jpg


29일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 확충 및 감염병 대응을 위해 ▲공공병원 25개 신축, 6개 이전신축, 26개 증축을 위한 예산으로 최소 연간 2조 2,320억원 ▲국립중앙의료원 신·증축 예산 1조원 ▲국립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건축비 예산 374억원 등을 촉구했다.


또한 필수보건의료인력 지원 확대를 위해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 민간 확대 예산 1,680억원 ▲바람직한 보건의료산업 교대근무제 개발·정착 시범사업 추진 예산 744.8억원 ▲보건의료산업 노동시간 단축 시범사업 추진 예산 968억원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 지원수당 3,000억원 등도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향후 7~8월까지 총파업 조직화 사업을 진행해, 9월 8만 조합원의 총파업투쟁을 통해 보건의료노조의 핵심의제인 인력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요구를 쟁취한다는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는 "9월부터 정부예산안에 대한 보고를 시작으로 국회에서 본격적인 2022년도 정부예산 논의에 돌입하게 된다. 예산은 정부의 정책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한 잣대이자, 정책 추진의 실천적 의지를 확약하는 담보다. 그런 만큼, 정부의 2022년도 예산안에는 반드시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의 의지가 담긴 구체적 액수의 예산이 포함돼야 한다"며, "이제 문재인 정부는 '말'뿐인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인력 확충 말고, 예산으로,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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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 조합원 2021-07-30 09:02

    이렇게 우리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보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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