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간호사, 드디어 명확화?…업무범위 어디까지 인정했나

2일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관련 입법예고…'처방‧지도' 규정→의료계 의견 반영
'마취' 행위, 내용 상 변경 없어 여전히 불법…간호계, 입장낼지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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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선혜 기자] 그동안 논의가 미뤄져왔던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관련 개정안이 드디어 발표된 가운데, 의료계와 간호계 사이 이견이 있던 사항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복지부는 '처방 및 지도' 관련한 규정신설에 대해 의료계의 경계와 우려를 반영, 개정안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2일 보건복지부는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전문간호사 13개 분야별 업무범위 규정을 발표했다.

 

◆처방권 쟁점, 결론은 '의사의 지도와 처방 하에'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지도에 따른 처방 하에 시행하는 처치, 주사 등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정의했다.

 

이는 의료계와 간호계의 의견 차이에서 복지부가 의료계 쪽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판단된다.

 

이전 3차례 진행됐던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업무범위를 놓고 간호계는 '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하에'라는 문구를 통해 진료업무를 확대하고자 했지만, 의료계는 '의사의 지도와 처방 하에'라는 문구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간호계는 PA(진료보조인력) 인력의 불법적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진료와 처방 업무범위를 확대해 전문간호사가 PA 인력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도록 설정하자는 취지였다.

 

반면, 의료계 입장은 처방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개념이지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간호 업무'를 중점으로한 전문간호사 업무 범위 역시 현행대로 '의사의 지도하에', '진료의 보조'로 규정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특히 '처방'은 직접적 지도·감독 없이 독자적으로 면허 범위 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의료법 위반 우려가 있다는 것.

 

또한 의료법은 '진료행위'를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업무범위로, '진료보조행위'를 간호사의 업무범위로 규정하고 있어 이 행위에 있어 반드시 '지도'가 전제돼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의료계는 간호계가 요구한 문구가 각 면허별로 허용되는 의료행위를 명확하게 규분하고 있는 의료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는 것으로 절대로 허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각 계의 의견 취합 결과, 복지부는 '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을 삭제하고 '지도에 따른 처방'으로 명시하는 것을 선택했다.

 

◆'마취전문간호사', 지도 하에 처치 가능…모호한 규정으로 여전히 '불법'

 

입법예고에 따르면 전문간호사의 마취 업무는 '의사, 치과의사 지도 하에 시행하는 처치, 주사 등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마취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라고 규정했다.

 

이는 과거 법안과 달라진 바가 없어 오래전부터 논란이 됐던 전문간호사의 '마취' 허용은 이번 개정안에서도 명확한 답을 얻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마취전문간호사는 1960년대부터 마취간호를 시작했으며 의학과 협업하며 마취 관련 업무를 수행해왔다. 하지만 2010년 대법원이 마취전문간호사의 직접 마취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해석을 내 놓은 후 전문간호사 활동에 제약이 걸린 것.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2016년까지 배출된 634명의 마취전문간호사 중 절반가량이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마취간호사회와 대한간호협회는 마취전문간호사의 마취행위를 법으로 허용해달라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높여왔고 정부 역시 전문간호사의 마취 행위를 허용하자는 내용의 안을 추진할 계획도 내비췄다.

 

간호계는 의사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불법적 행태가 발생하지 않게끔 정확한 교육과정을 거쳐 가이드라인에 따라 마취 행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마취전문간호사 업무범위와 관련해 '마취와 수술을 포함' 시키는 법안에 대한 논의 자체를 완강히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5월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입장문을 통해 "마취전문간호사 업무범위에 관한 시행령은 상위법인 의료법 간호사 업무범위를 넘을 수 없으며, 원칙에 어긋나는 결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법'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전문간호사 마취 행위로 인해 지난 10년간 의료사고와 불법 행위들이 빈번했기 때문에 환자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의료계는 "마취는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건강한 환자들에게도 사망이나 뇌손상 같은 합병증을 흔히 유발하는 매우 위험한 의료행위"라며 "최근 설명의무법 개정으로 의사의 책임이 더욱 강화된 상황에서 이런 의료행위를 간호사에게 위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었다.


이러한 현안과 관련 한국전문간호사협회는 복지부에 전달할 의견서를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전문간호사 활성화, PA 등에 대한 정부 입장에 따라 공식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달한 바 있다.

 

향후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놓고 여전히 남아있는 의료계와 간호계의 갈등은 입법예고와 함께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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