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희귀질환' 치료제 속속들이 허가‥기대감 상승

허가와 급여 사이의 긴 간극은 좁혀야‥"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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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올해 들어 국내에서 희귀질환 치료제들이 연달아 허가되고 있다. 


희귀질환치료제 자체가 적은 탓에, 국내에서 들려온 허가 소식만으로도 기대감이 상승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희귀질환은 그 환자수가 너무 적어 규모의 경제가 성립하지 않아 약제를 개발하고자 하는 회사가 부족하다. 개발에 관심이 생긴다 하더라도 약제 효과 증명을 위한 환자수 모집이 어렵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조금씩 희귀질환 치료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한국노바티스는 '졸겐스마(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를 허가받았다. 


졸겐스마는 SMN1 유전자에 이중대립형질 돌연변이가 있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Spinal Muscular Atrophy) 환자 중 ▲제1형의 임상적 진단이 있는 경우 또는 ▲ SMN2 유전자의 복제수가 3개 이하인 경우에 사용 가능하다.

 

졸겐스마는 평생 1회 정맥 투여로 SMA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는 최초이자 유일한 유전자 대체 치료제이다. 결핍되거나 결함이 있는 SMN1 유전자의 기능성 대체본을 제공해 질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 SMA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SMA는 정상적인 SMN1 유전자의 결핍 혹은 돌연변이로 인해 근육이 점차적으로 위축되는 치명적인 희귀 유전질환이다. SMA는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약 1만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데 이중 SMA 환자의 약 60%를 차지하는 제1형은 가장 심각한 유형으로, 치료받지 않으면 90%의 환자가 2세 이전에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경섬유종증 1형(NF1, Neurofibromatosis type 1) 치료제 '코셀루고 캡슐(Koselugo capsule, 셀루메티닙)'의 허가를 획득했다.


코셀루고는 ▲증상이 있고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 신경섬유종(plexiform neurofibroma)을 동반한 만 3세 이상의 신경섬유종증 1형 소아 환자에 사용된다. 


신경섬유종증 1형(NF1)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 또는 결함으로 인해 신경계, 뼈, 피부 등에 발육 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합병증으로 통증, 기능 장애, 손상, 그리고 양성·악성 종양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의 20~50%는 총상 신경섬유종이 진행될 수 있다. 


총상 신경섬유종은 안면 및 사지, 척추 주위,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깊은 위치까지 모든 신체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기존에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어 수술 등 대증치료로 관리돼 왔지만 이마저도 일부에 국한됐다.


이 맥락에서 코셀루고는 총상 신경섬유종의 용적을 눈에 띄게 줄였다.


올해 국내에는 재발 위험을 감소시키는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NMOSD, 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치료제가 2개나 등장했다. 


지난 4월, 한국로슈는 '엔스프링(사트랄리주맙)'을 허가 받았다. 엔스프링은 아쿠아포린-4(AQP4) 항체 양성의 성인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제다. 


엔스프링은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핵심 발병인자인 인터루킨-6(IL-6)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표적해 억제한다. 피하주사 방식으로, 유지요법 투여 시 4주 1회 환자 또는 보호자가 가정에서 유지용량을 투약할 수 있다. 


NMOSD은 시신경염과 척수염 증상이 주 증상으로 시력소실, 신경학적 손상을 유발하며 중추신경계에 나타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이다. 임상적으로는 만성질환인 다발성경화증과 매우 유사하지만, 발병시 환자의 절반 이상이 5~10년 이내에 심각한 시력 소실과 휠체어를 타야 할 정도의 보행장애를 경험할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환자의 80~90%는 반복적인 재발을 경험하는데, 한 번의 재발만으로도 영구적인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유지요법을 통한 추가 재발(relapse)을 예방하는 것과 그에 따른 장애를 방지하는 것이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의 핵심이다.


이와 비슷하게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도 8월, AQP4 항체 양성 NMOSD 치료제 '업리즈나주(이네빌리주맙)'를 선보였다.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은 B세포에 의해 생성되는 질병특이표지자(환자의 80%이상에서 발견됨)인 AQP4 자가항체에서 비롯된다. 이 자가항체가 중추신경계 내 별아교세포(astrocyte)에 존재하는 표적항원인 AQP4와 결합해 면역반응 활성화에 의한 신경 손상을 일으킨다. 


업리즈나주는 CD-19-표적 인간화 단클론항체로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재발을 예방한다. B세포-특이 표면 항원인 CD19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AQP4 항체를 생성하는 B세포를 고갈시킨다. 


이처럼 국내에 희귀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치료제 허가와 급여 간 긴 간극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언급되고 있다.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제 접근성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현행 건강보험의약품 등재 절차는 급여적정성 평가(120일 또는 150일+30일의 결과 통보 및 수용 기간), 공단 약가 협상(60일), 복지부 상한금액 고시(30일) 등을 거치도록 돼 있다. 혁신적인 희귀질환 치료제가 허가를 받아도 최소 8~9개월에 걸친 등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허가된 희귀의약품 156개 중 건강보험을 적용받은 약제는 총 88개로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진료상 필수 트랙, 위험분담제, 경제성 평가 특례제도 등 혁신 신약의 건강 보험 급여 등재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대체 치료 옵션 유무, 질환의 심각성, 소수의 환자 등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러한 제도가 잘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치료제의 개발과 급여는 환자의 생존율, 삶의 질 등 실질적인 변화에 기여하기 때문에, 치료의 중요한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희귀질환에 혁신적인 약제가 개발돼 사용 허가를 받더라도 건강 보험 급여가 적용돼야 환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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