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또 정체?‥ 정부에게 '책임' 묻다

정부 2차 시범사업으로 비용효과성 재확인‥하지만 여전히 진척은 없어
5년째 국가검진 도입은 오리무중‥더이상 미루기엔 C형간염 퇴치 목표와 멀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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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C형간염' 선별검사의 국가 건강검진 도입을 위해, 정부가 요구한 비용-효과성 등 필요한 자료는 모두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엔 정부가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 6월 9일 보건복지부가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을 발표했으나, 여기엔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대한간학회가 5년 이상 지속적으로 주장한 내용, 준비한 연구 용역,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C형간염 퇴치 운동은 우리나라 정부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모양이다. 


지난해 9월, 우리나라는 2017년에 이어 C형간염 국가 건강검진 도입 검토를 위한 2차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덕분에 C형간염의 국가검진에 진척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 시범사업은 질병관리청이 주도했고, 대한간학회가 용역을 맡아 시행됐다. 


연구는 2020년 5월 12일~2021년 3월 31일 동안 진행됐다. 시범사업은 2020년 9월 1일부터 2020년 10월 31일까지 1964년생 만 56세 일반건강검진 대상자에서 C형간염 선별 검사를 연계 실시했다. 


총 10만 4,918명의 수검자에서 C형간염 선별 검사로 HCV Ab 검사를 실시했고, 이후 항체 양성자를 대상으로 C형간염 확진검사 HCV RNA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HCV Ab 양성은 792건으로 항체 양성률 0.75%, 이 중 HCV RNA 양성은 189건으로 치료를 요하는 RNA 양성률은 0.18%였다. 


연구진은 시범사업에서 도출된 전향적 자료를 기반으로, C형간염 선별 검사의 비용-효과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결과는 올해 5월 개최된 대한간학회 리버위크(The Liver Week 2021)에서도 일부가 공개됐다.


HCV 스크리닝 전략은 3가지 1) No screening(스크리닝 x) 2)Risk based screening(고위험군 대상 스크리닝&치료) 3) Screen-All(전 인구 한번에 스크리닝&치료) 시나리오 모델이 있다. 


시범사업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Screen-all 전략으로 선별검사 진행 시 No screening 전략 대비 대상성 간경변증 50% 감소, 비대상성 간경변증 48% 감소, 간세 포암 49% 감소, 간이식 43% 감소, 사망 49% 감소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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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전략별 소요 비용과 QALY 차이를 비로 나타낸 ICER 분석 시, Screen-all 전략의 No screening 대비 ICER는 816만4,704원/QALY로 비용-효과성 임계값인 국민 1인 GDP $31,846(=3,583만1,274원 )/QALY보다 매우 낮았다. 

 

결과적으로 Screen-All 전략은 No Screening 및 Risk Based Screening 대비 상당히 비용효과적으로 평가된다.

 

직접 비의료비, 간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에 따른 생산성 손실 비용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사회적 관점으로 분석한다면, ICER는 현재보다 상당히 감소해 비용효과성은 압도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 C형간염 국가검진은 종합 계획에 미반영됐다.


이에 대한 답변은 지난 6월 22일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이 당시 복지부는 "질병관리청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했지만 아직 시범사업 결과를 보고받지 못했다"며 "시범사업에 대한 결과를 분석해 향후 방향을 검토할 것이며, 현재는 근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거나 근거 자료가 검토되고 있는 단계"라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비용효과성 근거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C형간염의 국가검진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정작 정부의 용역 연구 결과로 확실한 데이터가 나온 지금, 검토조차 제대로 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 다시금 강조되는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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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을 국가검진에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아주 명확하게 나와있다. 

 

C형간염은 방치하면 위중한 질환으로 발전한다. 이는 곧 사회적 비용과 사망률을 높인다. 


국내 C형간염 설문 조사 결과, C형간염이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위험 인식을 가진 응답자는 전체 10만4,918명 중 31,266명(29.8%)로 나타났다. 


더불어 국내 C형간염 질환자의 60% 이상은 C형간염 검사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고 C형간염 질환자의 70% 이상은 현재 본인의 상태를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수준의 진단 및 치료를 유지할 경우 비대상성 간경변, 간세포암종, 간 이식 대상자, 간 질환 관련 사망자 등 간질환 누적 환자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조기에 C형간염을 발견하게 된다면, 치료를 하지 않아 간경화나 간암과 같은 간질환이 진행됐을 때 보다 의료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C형간염은 2015년,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경구용 DAA(Direct Acting Antiviral) 제제가 개발되면서 완치율이 95% 이상으로 높아졌다. DAA는 기존 치료 대비 치료 성공률은 높이고(90% 이상), 치료 기간은 단축(통상 12주)시켰다. 

 

이에 대한간학회 등 주요 학계 전문가들은 C형간염 항체 검사의 국가검진 도입을 통해 조기 진단의 필요성을 5년 넘게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 측은 국가검진에 한 질환이 포함되려면 유병률, 사망률, 치료방법 존재 여부, 비용 대비 치료 효과성의 원칙이 맞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이유로 수년 째 요지부동의 자세를 유지 중이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됐던 것은 유병률과 비용효과성인데, 2021년 현재 이 두 가지에 대한 근거는 마련이 돼 있다. 

 

우리나라의 C형간염 유병률은 5%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2017년 WHO는 C형간염 검진대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기존 고위험군과 전 국민 검진시 유병률 기준을 2-5%로 정했다. 또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출생 코호트는 특정 연령대 인구 집단 검진을 권고했다. 

 

그리고 2020년 C형간염 국가검진 시범사업을 통해 정부가 요구하던 '비용효과성'도 확인이 됐다. 이 시범사업의 연구 결과는 정책연구관리시스템에 게재돼 있으나, 안타깝게도 질병청이나 복지부는 공식적인 발표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러는 사이 해외 여러 국가는 WHO의 C형간염 퇴치라는 목표에 성큼 다가서 있다. 


미국은 18세 이상에서 79세 이하 모든 성인에서 C형간염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지난 5월 19일에는 '국가 간염 검사의 날(National Hepatitis Testing Day)'을 선포하고 간염 퇴치를 위한 국가적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은 2002년부터 C형간염 위험 요인과 무관하게 모든 성인 대상 항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만 또한 2025년까지 C형간염을 퇴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6년 국가 차원의 C형간염 퇴치프로그램 부서를 조직하고 정부 및 유관 학계 등이 협력해 관련 정책 지침을 마련, 45세 이상 검진 및 치료 지원을 진행 중이다. 


독일은 35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C형간염 검사를 건강검진에 도입했다. 이탈리아도 COVID-19 환자와 더불어 C형간염 환자 선별 검사를 도입했다. 


이스라엘은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C형간염 환자 선별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불가리아는 C형간염 진단율을 50%까지 확대함과 동시에 취약 계층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제 남은 나라는 우리나라다. C형간염은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국가검진 도입을 통해 잠재 환자 발굴 및 치료가 가능하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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